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나오고 있다. 팬클럽 운영자의 부적절한 처신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고,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동행자에 대한 시비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부인 주변에서 ‘윤석열정부’를 거론하며 단체를 만들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초기에 단호하게 정리해야 한다.
김 여사 팬클럽을 운영하는 강신업 변호사가 “시민 단체를 만들 테니 월 회비를 보내 달라”는 글을 개인 페이스북에 올렸다. 시사평론가가 이를 비판하자 “듣보잡 헛소리”라며 막말과 욕설을 퍼부었다. ‘김 여사가 운영자를 정리해야 한다’는 비판 글이 올라오자 “너나 잘 하세요”라고 비아냥댔다. 강 변호사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을 비판하자 반박문을 내기도 했다.
앞서 팬클럽은 대통령 부부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대통령실은 1급 보안 구역이라 사진은 허가받은 사람이 촬영하고 보안상 문제가 없을 때 공식 계선으로 공개되는 것이 원칙이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카메라로 직원이 찍어줬고 김 여사가 팬클럽에 보낸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실도 모르게 팬클럽에 집무실 사진이 공개된다면 큰 문제를 부를 수 있다. 대통령실은 “부부의 주말 사생활 사진”이라고 해명했지만 대통령 부부는 국가를 대표하는 공인이다. 온라인에선 강 변호사 논란이 윤 대통령 부부 비판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직언하는 참모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 놀랍다 못해 기괴하다”고 했다.
김 여사의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예방도 논란이 되고 있다. 수행한 사람들 때문이다. 김 여사가 설립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 전 임직원 3명이 동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2명은 대통령실 채용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1명은 지난 대선 기간 논란을 빚은 이른바 ‘개 사과’ 인스타그램을 올린 사람이었다. ‘개 사과’ 사건은 작년 10월 윤 당시 대선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부 업적을 긍정 평가하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하는 과정에서 윤 캠프 인스타그램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오며 논란을 빚었던 사건이다.
박근혜정부 때 필라테스 강사 출신을 행정관으로 임명했다가 욕을 먹었던 사례를 잊으면 안 된다. 영부인을 담당하는 청와대 2부속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영부인을 포함해 친인척 관리를 ‘사인’이 담당하는 것은 공약 위반보다 더 큰 문제다. “김 여사가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것이 ‘사적 활동’이라고 설명한 여권은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야당 지적은 옳다. 공적 활동을 관리할 시스템이 전혀 공적이지 않으면 위험하다. 여당은 “야당이 영부인의 국민통합 행보를 흠집 내려한다”고 말하지만 야당과 비슷한 우려를 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비판은 신경써야 하고 여론으로 여겨야 한다. “강 변호사가 사인인 만큼 대통령실이 나서서 제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말은 변명이 아니라 직무유기다. 더 큰 사달이 벌어지기 전에 정리해야 문재인정부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훗날 정권의 최대 치부로 드러나는 것들은, 처음엔 대개 이런 식으로 고개 숙이며 접근한다.
먹잇감을 향해 좌파들은 정신없이 달려들어 물어뜯으려 하고 있다. “저들은 파렴치하게 굴었는데 우리는 왜 단정하게 가야 하나”라는 울분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6년 전 미셸 오바마 전 미 대통령 부인이 전당대회에서 “저들이 저급하게 나가더라도 우리는 품격을 지키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고 말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 다수가 이 정권을 선택한 것은 대립과 반목의 역사를 끊고 단정한 나라에서 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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