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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444>]-부영그룹
“이중근 무섭다”…종횡무진 기부 속 파죽지세 성장
“이중근 무섭다”…종횡무진 기부 속 파죽지세 성장
전국서 장학사업에 유학생 수십억 지원…재계서열 최단기 최대 상승폭 기염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3-24 00:07:17
지난달 22일 우정교육문화재단(이하·우정재단)은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6년 1학기 해외유학생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우리나라에 유학 온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총 4억8000만원 규모의 장학금이 전달되는 자리였다. 우정재단은 지난 2008년 12월 설립됐다. 당시 부영그룹이 30억원을 출연했고,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았다. 이곳이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부터다. 매년 1·2학기 연간 두 차례 장학금을 지급한다. 지난달까지 지급된 장학금 규모는 33억89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니아 등 출신의 유학생 892명에게 전달됐다. 가장 많은 장학금이 수여된 곳은 베트남으로 892명 중 201명이 베트남 출신일 정도다. 베트남은 라오스·캄보디아·미국 등과 함께 부영그룹의 현지법인이 진출한 곳이기도 하다. 이 중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출신의 유학생들 역시 부영그룹의 장학금을 수여받고 있다. 이처럼 부영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중근 회장을 두고 재계의 알아주는 ‘기부왕’이라 표현하는데, 이 같은 점들이 작용한 것이다. 부영그룹은 이 같은 종횡무진 기부 속에 재계 20위권으로 급부상해 ‘재벌 샛별’로 불리고 있다. 재계서열이 최근 10년간 최단 기간내에 최대 상승폭으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이중근 회장 무섭다”는 표현까지 주저없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 부영그룹의 전폭적인 장학사업과 기부행렬을 두고 사업연관성 관련 의혹이 최근 제기됐다. 진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논란의 내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부영그룹의 기부를 두고 불거진 논란을 취재했다.

 ▲ 부영그룹(사진)이 진행하는 기부를 두고 진정성 논란이 빚어졌다. 기부 이면에 사업성이 짙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부영 보도자료 등을 토대로 확인한 결과 일부 지역에서 행해진 기부시점 전후로 사업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
 
재계 ‘기부왕’으로 불리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국내 기부행렬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장의 기부행렬과 부영의 아파트 공급 사업이 묘하게 궤를 같이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특히 부영그룹이 지난 2010년 해외에서 벌인 기부활동 지출금액을 ‘해외개척비’란 명목으로 회계처리 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부영그룹이 해당 지출금을 해외 진출 과정에서 필요한 이미지 개선비용이라 항변하며 소를 제기했다. 이 때문에 ‘기부 진정성’ 논란으로 번졌다.
 
교육기부 22년 ‘우정’ 이중근 회장…공사지역·기부내역 매칭 ‘제주’ 많아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중근 회장은 1983년 회사 설립 초기부터 교육시설이 필요한 전국의 학교에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을 지어주는 사업을 지속해왔다. 전국 곳곳에 ‘우정’이란 이름의 교육용 건물들은 대개 이 회장이 기부한 것이다.
 
부영 측 자료에 따르면 이 회장의 아호 ‘우정’을 딴 교육기부의 첫 걸음은 지난 1994년 12월 건립된 전남 화순 능주고등학교 기숙사 ‘우정학사’다. 이후 20년 넘는 세월동안 이 회장의 기부행렬은 전국 곳곳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기부행렬이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기부가 이뤄지는 시기와 지역 등이 부영 측이 추진하는 사업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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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적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스카이데일리는 최근 몇 년 새 부영의 기부내역과 추진사업 등을 비교·대조해봤다. 부영그룹이 2013년부터 최근까지 뿌린 보도자료를 우선 근거로 삼았다.
 
이 기간 이뤄진 기부내역과 추진사업을 전수조사하고 지역별로 구분지어 봤다. 지적된 것처럼 실제로 공사와 비슷한 시기에 해당 지역 또는 인접한 지역에 이뤄진 기부행렬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모든 지역에서 이뤄진 기부가 사업과 함께했다고는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 있어서는 기부 시기 및 사업이 상당히 근접한 시기에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제주도의 경우, 2000년 부영그룹이 7개 학교에 우정학사 신축·기증 등의 기부활동을 벌인 곳이다. 부영은 2013년부터는 서귀포시 서귀포여고와 삼성여고에 우정학사를 완공해 기증했다. 이 기간 동안 부영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일대 4개 단지의 임대아파트 공급 사업을 벌였다.
 
지난 2013년 7월 삼화부영3차 524세대 임대·분양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삼화부영5·6차 1114세대, 이듬해 2월 삼화부영 내 상가 분양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삼화지구 384세대 임대·분양과 서귀포혁신도시 716세대 공급에도 나서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1월에는 서귀포 중문에 시내면세점 유치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영주 기흥택지지구 1564세대 임대·분양(지난해 12월)이 시작된 이후 영주고에 우정학사 공사가 시작됐다. 부영은 순천 부영CC 내 호텔·골프연습장이 개장(지난해 9월)과 비슷한 시기 순천만공원 ‘제1호 국가정원 지정 전야제’를 주최하기도 했다. 익산 배산지구에서 두 차례 임대·분양(1044세대, 2012년 8월), (824세대, 2014년 10월)이 이뤄지는 사이에는 이리여고 우정학사를 완공해 기증했다.
   
 ▲ 자료: 부영 홈페이지 내 보도자료를 지역별, 시기별로 재정리. 진한색 표시가 업계 일각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부분 ⓒ스카이데일리

부영, “모든 기부가 사업장 인근 아냐”…2009년 후 사업장 인근 기부 60% 육박
 
스카이데일리는 확인한 사실의 진위여부 및 입장을 듣기 위해 부영 측과 통화를 시도했다. 부영 측 관계자는 “벌이고 있는 사업이 전국적으로 진행되다 일부 겹쳤을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일부 지역들과 시기 등을 언급하자 이 관계자는 “앞서 설명한 것은 ‘그럴 수 있다’는 취지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면서 “기부사례와 기부지 인근의 사업진행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자료를 보내주겠다”는 답변과 함께 통화는 종료됐다.
 
얼마 후 부영 측이 보낸 자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교육(기숙사) 및 사회시설 지원 현황’이란 제목의 자료 중 ‘2007년 7월 경남 산청군청 기숙사 신축기증’이란 항목부터 곳곳에 밑줄이 쳐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부영 측 관계자는 최근 기부내역과 사업 밑줄 친 기부지역은 부영의 사업과 무관한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덧붙여 자료 중 최근 몇 년간의 기부내역만을 조사했다는 점을 기자에게 전달했다.
 
부영 측이 보낸 자료를 자세히 보면 전국 초·중·고교에 신축·기증한 내역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부영 측의 점검 시작 지점을 몰랐기 때문에 2007년을 제외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이뤄진 기부내역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부영이 국내에서 행한 기부는 총 29건이다. 이 중 12건의 기부목록에 밑줄이 쳐 있었다. 인근에 부영의 사업장이 없다는 의미였다. 이는 곧 17건의 기부지(58.6%) 인근에 부영의 사업이 벌어지고 있음을 부영 측이 인정한 셈이었다.
 
자료를 전달받는 과정에서 부영 측의 공식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부영그룹 측 관계자는 “기부는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벌이는 일일뿐 사업과 무관하다”며 “사업지가 전국 곳곳에 있어 기부활동과 다소 가까운 곳이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 자료: 부영그룹 ⓒ스카이데일리

사업 유관 진정성 논란 ‘부영의 기부’ 처음 아냐…2010년 조세당국 문제 삼기도
 
부영의 기부 진정성 논란은 과거에도 불거진 적이 있었다. 부영은 지난 2010년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 때 국세청은 부영이 해외기부활동을 위해 지출된 금액을 문제 삼았다.
 
부영은 동남아시아 저개발 국가들을 대상으로 교육용 칠판과 디지털피아노 기부 사업을 꾸준히 벌였다. 지난해 12월에는 아프리카 르완다에 칠판 2만개, 디지털피아노 2000대를 기부하며 보폭을 아프리카까지 넓히기도 했다.
 
세무당국이 문제삼은 것은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의 기부금 지출액이다. 이 때 부영이 기부물품 구입을 위해 약 263억원을 지급했는데 이것이 회계처리 과정에서 사업추진비로 분류돼 사실상 ‘광고성 지출’로 기재됐던 것이다.
 
국세청 측은 이를 법인세를 줄이기 위한 부영의 ‘꼼수’로 판단했다. 공제범위를 넘은 기부금을 사업비로 처리한 것이 법인세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추가 세금 납부를 종용하기 위해 관할세무서인 남대문세무서 측에 지시해 즉각적인 법인세 납부를 부영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부영 측은 이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법원은 부영의 기부금이 순수한 ‘기부금’이라 판단해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불복한 부영은 항소심을 제기했지만 서울고등법원 측은 “원심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부영의 기부금 목적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듯 했다. 부영은 재판이 진행되는 줄곧 해당 국가의 사업 수주를 위한 정당한 사업비 집행이었다고 맞섰다. 사실상 기부의 목적 중 하나가 사업이었음을 시인한 셈이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해당 논란이 촉발된 2010년 세무조사 후 부영은 우리나라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기부규모를 오히려 늘리고 있다”며 “최근 몇 년 새 매스컴에 조명되는 부영관련 콘텐츠 상당수가 이중근 회장의 기부 관련 내용인데 이는 지난날의 불거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일종의 언론플레이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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