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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83>]-삼성메디슨

이재용 미래방점 ‘의료기기’ 아픈 손가락 전락

5대 신수종 10조 커녕 적자 굴욕…해외법인 줄줄이 청산 사업축소 역주행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4-26 00: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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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그룹이 신수종사업으로 내세운 의료기기사업이 모회사 삼성전자의 발목을 붙잡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1년 인수한 삼성메디슨(사진)이 적자로 전환되는 등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

삼성그룹의 야심찬 승부수가 오히려 핵심계열사 삼성전자의 발목을 붙잡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미래사업에 대한 공격적 육성의지를 피력하며 5대 신수종사업을 발표했다. 삼성의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부상한 이들 분야는 ▲태양전지 ▲자동차용 2차 전지(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의료기기 등이다.
 
신수종사업 오히려 발목 잡고 있다…삼성전자의 국내 자회사 중 적자폭 최대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헬스케어 강화 목적으로 칸서스인베스트먼트3호 사모투자전문회사와 국내 최대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68.45%의 지분을 바탕으로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된 상태다.
 
메디슨은 한때 시가총액 3조원에 육박하던 벤처1세대 창업주의 벤처신화 기업이었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부도를 맞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우여곡절 끝에 삼성전자의 품에 안기게 됐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의료기기 사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 매출 10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룹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공언했지만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 국내 자회사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매출규모는 인수 당시와 큰 차이가 없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반면 수익성은 점차 악화됐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메디슨 매출액은 2847억원, 2683억원, 2599억원 등을 기록했다. 2014년 38억원의 영업이익과 78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한 삼성메디슨은 2015년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도 252억원의 영업손실과 2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이는 인수에 앞서 삼성그룹이 내놓았던 장밋빛 청사진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시장점유율도 오히려 인수 전 보다 감소하고 있다. 2009년 초음파진단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8%였지만 지난해의 경우 4.3%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삼성메디슨 살리기 특명 ‘반도체 신화 삼성맨’ 등 연착륙했지만…개선은 미진
 
삼성그룹은 침체된 삼성메디슨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삼성전자 및 계열사 고위 임원들을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로 선임해 겸직하게 함으로써 성장과 성공의 삼성 DNA 이식에 주력했다.
 
방상원 삼성전자 일본법인 법인장(부사장)은 삼성메디슨 첫 대표이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삼성전기 기획팀, 삼성전자 사업전략그룹장, 삼성전자 HME 사업팀 팀장·전무 등을 거친 전략통이다. 그는 2011년 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재직했다.
 
2013년 1월부터 대표이사로 재직한 이는 조수인 전 대표다. 조 전 대표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반도체 전문가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메모리담당 사장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 OLED사업부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의료기기사업부 사장과 직전 삼성메디슨 대표직을 겸직했다.
 
삼성 내부에서 촉망받는 CEO들이 거쳤으나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이에 삼성은 지난해 ‘승부사’ 전동수 사장을 대표로 임명하는 강수를 뒀다. 전 사장은 삼성SDS를 경영승계 핵심 계열사로 만드는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해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를 구축한 일등공신으로 불린 인물이다.
 
당초 부침을 겪었던 삼성메디슨 매각·합병설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새나왔으나 전 사장이 사령탑에 오른 후 잠잠해졌을 정도였다. 이 부회장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 수장에 오른데 따른 기대감마저 감돌았다.
 
 ▲ 삼성메디슨은 그룹 내에서도 촉망받는 CEO출신들을 연이어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룹 안팎에서 승부사로 통하는 전동수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세우며 실적회복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은 왼쪽부터 방상원 전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조수인 전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전동수 삼성메디슨 대표이사 사장

‘반도체 신화’로 불린 전 사장도 지난해 실적반전에는 실패했다.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으나 “매출향상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은 아니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적자를 줄곧 이어 온 해외법인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해외사업환산손익이 개선돼 흑자를 기록했을 뿐 사업성 개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었다.
 
삼성메디슨은 지난 2010년 11개에 달했던 해외법인들을 속속 청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Samsung Medison India(SMIN) 단 한곳의 해외계열사만 남아있을 뿐 모두 청산됐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메디슨 인수 후부터 꾸준히 실행해 온 절차 중 하나로 해외사업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해외법인과 통합해 영업 및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함이다”며 “법인을 청산해 수익성이 개선 됐다기보다는 유렵 등 선진시장을 공략하고 조직 강화 및 제품군 다양화를 통해 사업정상화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고 해명했다.
 
‘백조’ 아닌 ‘미운오리새끼’ 전락 의료기기 사업…여전한 화학적 결합 논란
 
삼섬전자와의 시너지를 기대했던 삼성메디슨이 좀처럼 성장침체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일각에서는 ‘화학적 결합의 실패’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존 선두업체들의 진입장벽이 높아 글로벌 시장 경쟁력 향상이 쉽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확보에 실패하며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삼성메디슨 출범 후 기존 직원들의 이탈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벤처기업의 성격이 강했던 메디슨의 시스템과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시스템이 엇박자를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영업실적에 따라 수 억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받는 영업사원들의 경우 삼성전자의 급여시스템과의 충돌이 불가피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또 단기간 내 사업성과를 거두기 위한 삼성 특유의 ‘스피드 경영’ 등이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의료기기사업에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신수종 사업의 무게중심이 의료기기사업에서 바이오의약품 사업 쪽으로 이동하는 분위기 역시 우려감을 자아내는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상장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바이오산업 육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삼성메디슨 매출 절반가량은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나오고 있는 등 자체적인 매출동력 확보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이민화 메디슨 창업주는 “삼성전자가 의료기기사업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수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메디슨 수출실적은 각각 2357억원, 2228억원, 2198억원이었다. 점차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화학적 결합에 실패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인수 초반에는 과도기적 단계를 겪었을 뿐이며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의 합병설도 계획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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