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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문재인정부 청년정책의 허와실(中-공무원증원)
미래세대에 수백조 빚 안기는 위험한 일자리도박
공무원 추가 채용 시 수백조원 혈세 부담…경제 혁신 타격 ‘추산 불가’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30 00:34:23
▲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청년실업률 해소를 위해 임기 내 총 17만4000명의 공무원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에는 공약 이행에 돌입했다. 하지만 향후 인건비, 공무원 연금 부담 등을 이유로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노량진 학원가 공무원 수험생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 유은주·이기욱·배수람 기자]문재인정부의 공무원 확충 등 공공일자리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청년일자리 문제해결을 제1정책으로 설정하고 총력을 기울이며 그 첫걸음으로 공무원증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근시안적 해결책에 머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공무원증원 정책이 당장은 실효성이 있을 수 있으나 후세에 막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공무원 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공무원연금 및 국가재정에 미치는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미래를 볼모로 성과 내기만 바쁘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일고 있는 배경이다.
 
“17만명 추가 채용 필요예산 17조원은 터무니없는 계산, 수백조원 혈세 투입될 것”
 
지난 7월 22일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을 수행할 ‘일자리 추경(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추경의 최종규모는 11조332억원이다. 정부가 6월 제출한 최초안 11조1869억원보다 1537억원 줄어들었다.
 
추경안의 핵심은 공무원 채용교육비 80억원이었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은 “공무원 증원 목적의 예산 증액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반대했다. 결국 여·야는 추경에서 공무원 채용비를 제외하는 대신 정부 예비비 500억원을 공무원 추가채용에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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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추경 예산이 전액 삭감되기는 했지만 여당과 정부는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공약인 ‘공무원 증원’에 대한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실업률 해소를 위해 공무원 17만4000명을 임기 내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18일 본격적인 공무원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에 따르면 올해 정부는 경찰, 소방관, 근로감독관 등 공무원 1만2700명의 공무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2배 이상 많은 2만9700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13만1600명을 추가로 채용할 방침이다. 5년 동안 17만4000명이 증원되는 셈이다.
 
5년 간 연평균 증원 수는 3만4800명이다. 이는 지난 2005년부터 2010년 동안 기록한 연평균 수치의 약 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해당 기간 연평균 공무원 증원 규모는 7156명이었다. 정부 일자리위원회는 공무원 증원에 소요되는 예산은 월급, 수당 등을 포함해 총 17조원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공무원 증원 계획은 발표 단계부터 다양한 잡음을 낳고 있다. 우선 정부가 제시한 17조원의 예산은 과소책정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의 추산금액은 5년동안 소요되는 단순 인건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공무원 신규채용에 따른 연금 및 재정부담액’ 보고서에 따르면 9급공무원 1호봉과 3호봉(군필자)을 채용할 경우 1인당 각각 첫해 2670만9000원, 2929만원이 소요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여기에 신규 채용된 공무원들의 급여가 30년간 매년 3.73%씩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문재인정부 5년간 순차적으로 고용된 공무원들에게는 30년 동안 1인당 총 17억3000만원에서 20억6000만원의 인건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3.73%는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공무원의 평균 임금 상승률이다. 17만4000명에 대한 총 소요비용은 327조7847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 400조원의 81%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제시한 향후 명목임금상승률인 5.15%를 적용할 경우 1인당 인건비는 21억원(3호봉 채용 기준)까지 상승한다. 총 비용은 34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추정치에는 기본급뿐만 아니라 정근수당, 성과상여급, 초과근무수당 등 각종 수당(기본급의 43%)과 공무원 연금, 건강보험 등 법정부담금(기본급의 11.51%)가 포함돼있다.
 
일각에서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추산치보다 더욱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23일 한국납세자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3만4800명의 9급 공무원(1호봉)을 순차적으로 채용할 경우 30년간 총 419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신규공무원 1인의 연평균 유지비용은 8032만원으로 추산됐다. △기준소득월액 5271만원(65.6%) △기본 경비 870만원(10.8%) △국가부담 연금보험료 435만원(5.4%) △국가부담 건강보험료 179만원(2.2%) △복지포인트 등 비과세급여 104만원(1.3%) 등 재직 중에 6859만원(85.4%)이 발생한다. 퇴직 후에도 △퇴직수당 234만원(2.9%) △유족연금 부담분 522만원(5.2%) △공무원연금 적자보전분 417만원(5.2%)이 소요된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신규공무원 1인이 30년 재직 시 연 8032만원, 총 24억966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대선당시 공무원 7급 7호봉 기준으로 연 33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여당의 주장과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채용정책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 전체에 빚 안기는 공무원 연금…“미래세대 악몽 될 것”
 
공무원증원 정책은 단순 세금부담뿐만 아니라 공무원 연금제도 부문에서도 큰 장애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은 대규모 개혁을 단행했다. 연금제도 내부의 수급구조 문제와 그로인한 정부의 재정부담 증가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인사혁신처가 발간한 ‘2015 공무원연금개혁 백서’에 따르면 2001년 599억원이었던 정부보전금은 2015년 2조9133억원으로 48배 이상 증가했다. 오는 2020년에는 약 6조365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수명 및 연금수급자수 등이 증가하면서 연금재정이 악화되자 정부의 보전금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 자료: 한국납세자연맹 ⓒ스카이데일리
 
공무원연금이 처음 도입된 1960년 당시 52세에 불과했던 기대수명은 지난 2013년 기준 82세까지 증가했다. 연금수급자는 1982년 3700명에서 2016년 45만명으로 크게 증가한 반면 공무원 재직자 수는 67만명에서 105만명으로 늘어나 부양률도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 공무원연금의 부양률은 40.5%로 재직자 2.5명이 1명의 퇴직자를 부양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수급자수는 오는 2020년 52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개혁을 통해 정부부담금을 7%에서 2020년 9%까지 올리고 연간지급률을 2035년까지 1.7%로 낮추기로 했지만 여전히 공무원연금이 국가재정에 미치는 부담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6월 2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6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공무원연금충당부채 규모는 60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8조7000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연금충당부채는 미래에 지급할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것을 의미한다.
 
공무원연금충당부채는 전체 국가부채 1433조의 41.91%를 차지하고 있다. 연금충당부채는 당장 갚아야할 빚이 아니고 향후 공무원들이 지급할 납입액을 계산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지급할 돈이 모자라면 결국 정부가 세금으로 메워야하기 때문에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추정한 실질보전액 추이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정부는 약 70조원의 보전금을 공무원연금에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17만4000명의 공무원을 대규모로 증원할 경우 미래 세대에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추경호 의원실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7만4000명의 공무원을 전원 9급으로 채용할 경우 1인당 5억4000만원의 연금액이 발생하며 총 94조원의 연금액이 필요하게 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도 공무원 연금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만을 위해 공무원을 증원하다보면 나중에는 결국 그 적자폭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세금증가에 따른 국민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미래 발전 동력 상실 부작용 ‘추산 불가능’…일자리를 위한 증원보다 체질 개선이 먼저
 
공무원 증원은 미래성장동력을 감소시킨다는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지난 4월 집계된 9급 공무원 공채지원자는 22만8368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공무원 증원 발표 이후 청년 구직자들 사이에서 공무원의 인기는 기존에 비해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 자료: 인사혁신처 ⓒ스카이데일리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 인구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비경제활동 인구 중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인구의 비중은 2011년 3.3%에서 올해 5.2%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 4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공시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는 청년층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함으로써 생기는 경제적 손실이 17조1429억원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추가적으로 중소 벤처 기업이 겪는 인력 수급의 어려움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개혁 지연 등의 파급효과는 숫자로 환산하기 불가능한 수준으로 지적됐다. 문재인정부가 주장하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개혁과 대치되는 현상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은 “세금을 써서 만드는 일자리는 가짜 일자리고 세금을 만드는 일자리가 진짜 일자리다”며 “공무원은 최소 숫자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가 성장을 가져오는 것은 공무원이 아니라 혁신적인 기업인들이다”며 “공무원의 증원은 오히려 불필요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직 사회에 있어 증원보다 내부 체질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충북에서 기술직 공무원을 수행하고 있는 윤주원(남·29·가명) 씨는 “단순한 증원보다는 필요한 부서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부서는 초과 수당 예산을 넘을 만큼 야근에 시달리고 있지만 다른 부서는 초과 근무를 허위로 입력하는 곳도 있다”며 “무작정 인력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체질 개선을 선행한 후 필요한 만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일반 행정직 공무원에 재직 중인 서윤정(여·30·가명) 씨 역시 “필요 이상의 인력이 놀고 있는 부서가 분명히 있다”며 “일선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일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먼저다”고 주장했다.
 
김원식 건국대학교 교수는 “소방관의 소방기구를 최신화하는 등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을 통해 일의 효율을 올리는 것이 먼저다”며 “공공부문 혁신을 먼저 수행한 후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만큼 증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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