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꼬마빌딩’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다. 꼬마빌딩은 오피스나 상가, 원룸 등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5층 이하 건물을 일컫는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예금이자와 대출이자가 동시에 낮아지면서 꼬마빌딩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결과다. 값 싼 예금이자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의 뭉칫돈이 부동산으로 몰린 것이다. 투자 개념으로만 본다면 당연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단순히 가진 돈만으로 부동산을 구매하지 않고 부동산 담보 대출을 받아 꼬마빌딩을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부동산 담보 대출의 경우 시세의 최대 80%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소액만으로 꼬마빌딩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로 지목됐다. ‘집 살 돈이면 빌딩 산다’는 이야기가 빈번하게 들릴 정도였다.
특히 대출한도를 최대한 적용하더라도 금리가 낮아 임대료 등으로 충분히 대출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점은 부동산 담보대출을 이용한 꼬마빌딩 투자를 부추긴 결정적인 배경으로 꼽혔다. 예를 들어 연 임대 수익으로 100만원을 얻을 경우 80만원을 은행 이자로 내고 나머지 20만원을 부수입으로 챙기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에게 꼬마빌딩은 그야말로 앉아서 돈 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던 매력적인 투자처였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꼬마빌딩 수요자 중에는 은퇴 후 노후 준비에 나선 퇴직자들이 유독 많았다. 약 10~20년 가량을 마땅한 수입 없이 지내야 했던 막막한 이들에게 꼬마빌딩은 그야말로 ‘구세주’나 마찬가지로 여겨졌다.
주목되는 사실은 꼬마빌딩 열풍은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각종 악재로 재앙에 가까운 부작용도 점쳐지고 있다. 꼬마빌딩의 부작용은 이론적인 부분에 심취해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하지 못했다는 데서 촉발됐다. 바로 공실 문제다.
꼬마빌딩을 매입한 후 공실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이론과 마찬가지로 건물주의 지위와 부수입을 동시에 얻게 된다. 반대로 건물 중 일부에서 공실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은행 이자는 그대로 이지만 임대수익은 낮아져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겨난다.
공실이 많을수록 손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빌딩을 가지고도 손해를 보는 이른바 ‘빌딩푸어’가 등장한 배경이다. 실제로 이러한 사례는 강남 지역 등 임대수요가 많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다.
앞으로 ‘빌딩푸어’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악재가 존재한다는 점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바로 금리인상 가능성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기준 금리가 시간이 흐를수록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실로 임대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자비용까지 늘게 되면 사실상 파산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늘고 있는 ‘빌딩푸어’들이 앞으로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는 끔찍한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무엇보다 빌딩푸어의 대거 등장은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를 벗어나 나라 전체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단순히 개인파산을 넘어 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혈맥으로 불리는 은행의 부실은 나라 전체를 송두리째 흔들만한 초대형 악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모든 가능성이 꼬마빌딩의 맹신과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몇몇 업자들로부터 촉발됐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그동안 나름 전문가를 자처해 꼬마빌딩의 달콤한 환상만을 제시했던 이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쯤되면 누군가는 나서서 제동을 걸 때가 됐다. 여기서 누군가는 두말 할 것 없이 정부가 되겠다.
꼬마빌딩 관련 시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전문성 검증 및 실태 파악은 그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꼬마빌딩 열풍, 그리고 그에 따른 후폭풍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기에는 사안의 시급성과 엄중함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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