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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역경 이겨낸 애틋한 사랑(中-20~30대)
“배고픈 현재, 암울한 미래 특효약은 사랑과 결혼”
경제적 어려움 이유 비혼·비출산 만연…“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위기 극복”
김민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18 00:20:35
▲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취업난과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문화가 만연하다. 하지만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애틋한 사랑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 이들 역시 많다. 이나연·양우열(사진) 씨 부부는 대학생 시절 아이를 낳아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화목한 가정을 꾸려 살아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 이기욱·김민아·조성우 기자]‘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말로 대변되던 과거와 달리 최근 비혼·비출산 문화가 만연해 지면서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결혼적령기인 20~30대 사이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해 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젊은 세대들의 비혼 문화에 대한 인식은 수치를 통해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통계청이 만 15세 이상 인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된다’고 답변한 비율은 1998년엔 남자와 여자가 각각 36.9%, 30.5%였던 반면 지난해에는 남자 13.5%, 여자 11.9%로 크게 감소했다. 10명 중 1명만이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경제적 문제가 주를 이뤘다. 리서치 전문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 2월 미혼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복수응답)에서도 여러 항목 중 ‘결혼 비용’과 ‘불안정한 직장·진로’ 등 경제적 부담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됐다.
 
하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경제적 어려움 등 각종 고난과 역경을 딛고 애틋한 사랑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 아무리 험난한 위기가 닥쳐도 부부가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어 행복하다는 이들의 사연은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대학생활 중 갑자기 생긴 아이…경제적 어려움 딛고 화목한 가정 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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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이나연(25·여) 씨는 고등학교 선배인 양우열(29·남) 씨와 20살이 되던 해인 2012년 연인으로 발전했다. 지금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가수 버스커버스커의 감성적인 노래 ‘벚꽃엔딩’이 한창 인기를 끌던 때였다. 당시 대학생이던 두 사람은 서로 다니던 학교가 멀지 않아 자주 연락을 주고받던 게 만남의 계기가 됐다.
 
자연스럽게 연인관계로 발전해 만남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2013년 갑작스럽게 아이를 가지게 된다. 임신 소식으로 들은 양쪽 집안은 발칵 뒤집혔다. 대학생 신분이던 21살의 나연 씨와 25살의 우열 씨가 결혼과 출산을 감당하기에는 아직 어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생각은 달랐다. 무조건 애를 낳아 잘 길러야겠다는 생각뿐 이었다.
 
“원래 아이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내 아이가 생기자 ‘무조건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 끈질기게 부모님을 설득했죠. 앞으로의 계획도 제시했어요. 결국 설득에 성공했어요. 문제는 시댁이었어요. 격렬하게 결혼을 반대하셨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설득했고 결국 아이를 낳기 직전이 돼서야 허락을 받아냈죠”
 
대학을 휴학하고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지만 이들 부부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까지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출산 일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대학생 신분인 부부는 함께 살 수 있는 신혼집을 마련하기 조차 쉽지 않았다. 경제적 부담이라는 거대한 벽이 현실이 돼 나타난 것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남편인 우열 씨는 경기도 수원에, 아내인 나연 씨는 용인에 각각 살고 있었다. 다행히 나연 씨 부모님이 집 근처에 작은 아파트를 구해준 덕분에 두 사람은 어렵사리 신혼살림을 꾸릴 수 있었다. 당장 집을 구하긴 했지만 이들 부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넘쳐났다.
 
“남편이 졸업하기 전이라 마땅한 돈벌이가 없었어요. 양가에서 20만원 씩, 총 40만원을 지원받았죠. 하지만 그 돈으로는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웠어요. 남편이 과외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가까스로 생활을 이어나갔죠”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준비할 것이 많았던 부부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었다. 당장 필수품인 휴대폰부터 없앴다. 비싼 휴대폰 요금이 부담스러워 나연 씨는 자신의 휴대폰을 정지하고 남편과 함께 1대의 휴대폰을 사용했다. 자연히 친구들과 연락은 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나연 씨에게 입덧까지 찾아왔다. 돈이 없어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하루는 우열씨가 이런 나연 씨에게 소고기를 먹이겠다며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입덧으로 고생하는 나연 씨를 위해 우열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늘린 것이었다.
 
“남편이 ‘매일 맛있는 거 못 사줘서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눈물이 났어요. 그 시기에는 항상 우울했죠. 제가 꿈꾸던 결혼생활과 너무 달랐으니까요. 그럴 때 마다 곁에서 남편이 많이 위로해줬어요. 남편이 없었다면 아마 그 시절의 위기를 극복해낼 수 없었을 거예요.”
 
출산 후 나연 씨는 전업주부가 됐다. 학업을 이어가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지금 당장 대학에 다니는 것보다 딸 해빈 양을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했다. 서울 상위권 대학의 수학교육과를 나온 우열 씨 역시 가족을 위해 살기로 마음 먹었다. 교사의 꿈을 미뤄둔 채 학원 강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현재 두 사람은 후회는 커녕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결혼이라는 현실에 부딪혀 경제적 어려움과 꿈을 포기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가정’이라는 울타리 덕분에 지금은 오히려 행복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연 씨는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과 달리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가족에게 헌신하지만 지금의 삶에 누구보다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교나 회사를 다니는 또래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사랑하는 해빈이, 남편과 함께 하는 이 생활이 너무 행복해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만남·이별 반복…“힘든 시기도 함께라면 극복 가능”
 
▲ 비정규직 채용 등으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해 내고 결혼을 결심하는 젊은 부부의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비록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함께 극복해 나가기로 결심한 게 결국 결혼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사진은 장은지 씨 커플의 추억사진들 ⓒ스카이데일리
 
사회복지사인 장은지(27·여) 씨는 최근 상견례를 마치고 내년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3년을 사귄 4살 연상의 남자친구와 백년가약을 맺는 것이다. 이들 예비부부 역시 여느 커플과 마찬가지로 연예 시절 내내 크고 작은 위기를 겪었다. 특히 은지 씨의 사회초년생 시절은 두 사람의 갈등이 극에 달했었다.
 
“사회생활이 처음이었던 저는 제 생활을 해나가느라 너무 바빴어요. 회사생활과 일에 적응하느라 하루하루가 고된 시간이었죠. 퇴근 후에는 회사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남자친구에게 소홀해지더라고요. 이미 회사를 다니고 있었던 남자친구는 처음엔 저를 이해해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툼이 많아졌고 결국 헤어졌어요”
 
끝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인연은 은지 씨의 사과로 다시 이어졌다. 은지 씨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고 그 시절을 회상했다. 은지 씨는 남자친구와 자주 다툼을 벌였던 이유 중 하나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꼽았다.
 
지금 다니는 곳은 3번째 직장으로 정규직이지만 앞선 두 번의 직장은 모두 계약직이었던 것이다. 은지 씨는 두 번의 계약이 종료될 때마다 앞으로의 일을 예측할 수 없어 항상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불안해하는 은지 씨를 곁에서 지켜준 사람은 언제나 지금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였다.
 
“각각 5개월, 2년을 다니던 직장에서 계약 종료 통보를 받을 때 마다 ‘나는 이제 뭘 하고 살지’라는 불안감을 항상 느꼈어요. 첫 직장에서 두 번째 직장으로 옮길 때는 아는 사람 소개로 금방 옮겼지만 두 번째 직장에서 지금 다니는 직장으로 옮길 때는 공백이 5개월이나 됐어요. 그 시절 남자친구가 곁에서 많이 도와줬어요. 위로도 해주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도 들어줬죠.”
 
남자친구의 한결같은 응원과 위로는 결혼 생각이 없던 은지 씨의 생각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결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은지 씨는 가장 힘든 시기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준 남자친구가 옆에 있다면 뭐든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결혼은 엄두도 못냈죠. 하지만 이 사람과 함께라면 아무리 힘든 어려움도 극복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는 결혼을 통해 평생을 함께 하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은지 씨는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해지는 데 대해 어느 정도 수긍은 가지만 한편으론 안타깝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경제적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대해 수긍하지만 오히려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면 혼자만 짊어지고 갈 때보다 덜 힘들고 행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제 주변 친구들을 봐도 비혼·비출산을 쉽게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결혼식 대신 비혼식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니까요. 물론 그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저부터도 비정규직 생활을 하며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가정을 이뤄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해요”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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