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역사상 40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부동산으로도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나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매각한 아파트뿐 아니라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 시세 역시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나 남다른 부동산 투자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월 한국은행 총재로 선임된 이주열 총재는 당초 오는 3월 말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청와대가 지난 2일 이 총재를 후보자로 지명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정통 한은맨’으로 재임 중 통화정책을 균형 있고 무난하게 펼쳤다는 게 연임을 결정한 청와대 측 설명이다. 한국은행 총재는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총재의 연임은 박근혜정부 당시 임명된 인사가 문재인정부 들어 첫 연임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관을 받고 있다. 대외불확실성과 함께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인사청문회로 인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 총재는 오는 21일 연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14년 한국은행 총재에 취임하기 전 거쳤던 인사청문회에선 신변과 관련해 별다른 논란이 없어 ‘정책 청문회’라 불렸었다. 이번에도 무사히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화정책 수장, 부동산 안목도 탁월…매입한 아파트마다 시세 상승곡선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이 총재는 탁월한 부동산 안목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사들인 부동산마다 시세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거뒀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강남 소재 부동산 역시 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한국은행 및 공직자윤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아파트 2개 호실을 소유한 다주택자였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 래미안강남힐즈 아파트 한 호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삼성래미안3차 아파트 한 호실 등이다. 지난해 4월 상도동 소재 아파트 호실은 매각해 현재는 강남구 소재 아파트 호실만 소유 중이다.
이 총재가 과거 소유했던 상도동 삼성래미안3차 아파트는 공급면적 139.88㎡, 전용면적 114.97㎡ 등의 규모다. 이 총재는 지난 2002년 해당 호실을 매입했다. 이 총재가 매입할 당시 해당 아파트의 매입가는 약 3억2760만원에 달했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해당 아파트를 지난해 4월 매각했는데, 그 과정에서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둬들였다. 매각가는 7억3000만원이었다.
이 총재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강남구 자곡동 소재 래미안강남힐즈(공급면적 130㎡, 전용면적 101.94㎡)도 매입 당시보다 시세가 올랐다. 지난 2015년 3월 배우자와 함께 공동명의로 매입할 당시만 해도 실거래가 기준 약 8억3000만원이었던 아파트 시세는 올해 1월 기준 약 13억1250만원까지 올랐다. 약 3년 새 5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 산적…“경험·능력 갖춘 이주열 역할론 기대”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총재가 연임에 성공한 배경으로 시장불확실성 등의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와 같은 대외적 위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달 말 열리는 회의에서 미국 정책금리를 연 1.25~1.50%에서 0.25%p씩 올린 1.50~1.75%로 공표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한미 금리는 10여년 만에 역전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한미 금리역전현상은 가계부채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정부로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로서는 이 총재의 경험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부 입장에서 신임 총재후보자를 놓고 불필요한 모험을 하기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석수 확보가 중요한 여당으로선 인사청문회로 인한 잡음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전문가는 “정부가 악재로 작용할 만한 여러 가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내기 위해 안전한 카드를 선택한 것 같다”며 “능력과 경험을 고루 갖춘 이 총재의 향후 행보에 정부는 물론, 한국 사회 전체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종원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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