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정중앙에 위치한 용산구 후암동은 남산과 외국 문화원, 학교 등에 둘러 싸여 있어 마치 도심 속 공원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노후화된 주거시설과 고급주택, 상가 등 뒤섞여 있는 이색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후암동이 들썩이고 있다. 이전한 용산미군기지 터에 대규모 공원 조성계획이 수립되고 인근 지역의 재개발 소식이 들려오면서 부터다. 덕분에 상권도 활기를 띄고 있다. 독창적인 아이템을 가진 소자본창업자와 청년창업자들이 미로처럼 나있는 후암동 골목길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이들 점포를 찾는 발길도 점차 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남산이라는 천혜의 집적공간을 배경으로 한 후암동 상권의 특색과 현재 상황 등을 취재했다.
|
서울역 인근에 있는 용산구 후암동은 남산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서울의 정중앙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최근 이곳에 위치한 상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근 지역 직장인 일색이던 상권에 특색 있는 점포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외지인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후암동 골목길 옛 정취 그대로…저렴한 임대료에 소상공인 창업 발길
최근 후암동 상권에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창업자들은 후암로와 연결된 두텁바위로 인근 골목길로 모여들고 있다. 옛 골목길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는데다 임대료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이다.
후암동에 위치한 H부동산 관계자는 “권리금은 업종·위치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략 6000~7000만원 사이에서 형성돼 있고 월세는 3.3㎡에 10만원 정도 한다”며 “소자본 창업자나 젊은 창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삼광초등학교에서 숙대입구역 2번 출구를 잇는 골목길에 자리 잡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후암동에 거주하는 주민 노애숙(61·여)씨는 “낙후된 동네지만 도심 한가운데 있어 교통이 불편하지는 않다”며 “동네에 점차 브런치 카페, 공방 등이 생기는 변화가 눈에 보이고 특히 삼광초등학교 뒷길부터 숙대입구역 2번 출구와 연결되는 ‘두텁바위로’에 새로운 가게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후암동 유동 인구(2017년 10월 SK텔레콤 통화이용자 기준)가 가장 적은 시기는 2017년 8월(9290명)이며 가장 많은 시기는 같은 해 4월(14681명)로 나타났다. 연령별 유동인구는 30·40대가 각각 21.5%(2199명)로 가장 많은 편이다.
시간대별 유동인구는 오전 6~12시가 26.1%(2,67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오후 15~18시(2035명), 오후 18~21시, 오전 12~15시(1861명) 등의 순이었다. 요일별로는 화요일 15.5%(1585명), 금요일(1555명), 수요일(1534명), 목요일(1504명), 월요일(1463명), 토요일(1391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후암 삼거리에 개업한 지 3년 된 ‘도동집’ 김경진(가명) 사장은 “평소 남산에 산책하려 자주 왔는데 그때 이곳의 전경을 보고 반해 후암동에 가게를 오픈하게 됐다”며 “우리 가게는 후암동 주민보다는 외부 손님이 80% 정도로 대부분 20·30대 직장인 손님이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후암로에 위치한 ‘후암연어식당’의 연어삼합 세트는 연어 플레이트와 소고기 타다끼, 묵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인기 메뉴다. 후암연어식당 관계자는 “3~4년 전 후암동에 가게를 오픈했는데 예전보다 요즘은 매출은 2배 정도 올랐다”며 “평일 점심에는 보통 3~4번 회전을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평일 점심시간에는 회사원들이 많이 찾고, 주말에는 가족 단위 손님으로 오는데 연령대가 고른 편이다”고 설명했다.
삼광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소백상회’는 아기자기한 각종 소품을 파는 곳이다. 손님의 80%는 20·30대 여성이다. 소백상회 박보름 사장은 “평소 여행을 다니면서 눈길을 사로잡는 소품이나, 수제, 빈티지 소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한 홍보와 온라인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자와 파스타를 판매하는 ‘모던피자’의 강석일 사장은 “직장인들이 산책하며 이곳을 찾아오는 경우도 꽤 있다”며 “임대료가 저렴한 이유도 있지만 인근 삼광초등학교의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매력에 빠져 가게를 오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교 시간 이후에 자녀와 함께 찾아오는 가족단위 손님이 많다”며 “토요일에는 20·30대 손님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서 ‘웨이브토스토’로 입소문을 타 여성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MND Coffee’는 지난해 7월 오픈했다. 장우성·순현진 사장은 “동네를 돌아다니다 이곳이 카페의 컨셉과 어울린다고 생각해 가게를 오픈했다”며 “날씨에 따라 매출의 변화는 있지만 평일에는 손님들이 30~40명씩 오며 주말에는 평일매출의 1.5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의 대부분은 외부에서 오신 분들 같다”고 덧붙였다.
오정자 대신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이곳 상권이 유명해지면서 여성 재력가뿐만 아니라 유명 셰프, 연예인 등의 부동산 매매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그러나 후암동 재개발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매물을 내놓지 않아 현재 물건이 없어 못 팔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문객 발길 닿지 않는 후암 재래시장, 상인 스스로 자구책 앞세워 활성화 노력
후암동 상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지만 아직까지 변화의 여파가 미치지 않은 곳도 일부 존재한다. 후암 재래시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시장 상인들이 나름의 자구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띌 만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후암시장에서 50년 동안 장사를 해 온 이인순 ‘영광반찬’ 사장은 “교통이 편리해 예전에는 손님이 많았지만 근처에 대형마트가 생기고 시장의 규모는 작아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이 줄었다”며 “최근 들어 외지인들이 보이기 시작하긴 하지만 아직까지 이곳 재래시장까지 발길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후암시장에서 막걸리와 동태전 등을 판매하는 ‘동전한잎’ 김남원 사장은 “시장 상인들은 주변 지역을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 설치, 무료와이파이 및 주차장 설치 등을 했다”며 “아직까지는 효과가 미비해 빈 점포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 상인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이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box1#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