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2008년부터 수도권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1491억원을 투입해 신갈우회도로 건설을 추진했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기존에 없던 갈등이 생겨났다.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매연·분진 피해를 우려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었다. 최근 신갈우회도로 일부 구간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와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초등학교 예비 학부모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행사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초등학교 바로 앞부분만 방음터널을 설치하지 않는 데 대해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건강 대신 비용절감을 택했다며 공분하고 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신갈우회도로 공사 현장을 찾아 시행사와 주민들 간에 갈등 원인과 양측의 입장을 현장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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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의 무분별한 공사로 인해 어린 초등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토교통부 소속 기관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우회도로 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바로 옆 구간에 방음터널 설치 불가 입장을 고수하자 주민들은 매연·소음 등으로 인한 환경피해가 불가피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방음터널 없는 학교 앞 고속도로…“아이들 매연·분진 피해 우려에도 시행사는 공사강행”
국토교통부 소속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지·정체 구간인 용인지역 일원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지난 2008년부터 ‘국도42호선 신갈우회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은 용인도시공사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게 위탁하는 형태로 추진됐다. 도로 공사에 1491억원이 투입된 신갈우회도로 건설공사는 경부고속도로 수원IC에서 용인시 처인구 국도 45호선까지 연결하는 총길이 12.5km의 왕복 4차선 도로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순탄치 않다. 일부 공사 구간에서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방음터널이 설치되지 않는 구간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도로 바로 옆에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어 소음·분진·매연 등의 환경 피해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과 갈등을 빚는 주체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에 위치한 기흥역파크푸르지오 단지 주민들과 오는 9월 개교를 앞두고 있는 한얼초등학교 학부모들이다. 현재 이들은 입주예정자협의회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시행사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바로 옆을 지나는 도로에 방음터널을 설치하지 않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 강지현(여·41·가명) 씨는 “당장 9월부터 아이가 도로 바로 옆 초등학교를 다니게 되는데 앞으로 학교를 다닐 동안 도로에서 발생할 분진, 매연 등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오는 7월 입주를 앞둔 기흥역파크푸르지오 주민들의 경우 입주예정자협의회를 통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시행사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을 상대로 투명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방음터널 연장 혹은 저소음 포장, 터널에서 발생할 분진을 저감시켜줄 시설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권준혁(남·38) 씨는 “도로 일부분에만 방음터널이 생길 예정이라 터널 끝에서 발생하는 분진 그리고 소음에 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특히 터널 미설치 구간 바로 옆에는 한얼초등학교가 9월에 개교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43학급 1300여명의 아이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까 학부모들의 걱정이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일부 구간에 터널 설치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니 나머지 구간에도 방음터널 연장을 해주던지 아니면 방음·분진에 대한 추가 저감장치를 설치해 달라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행사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이미 진행된 환경영향평가 결과, 방음터널은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을 추가로 지불할 수 없어 방음터널 연장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현재 해당 구간은 터널 대신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인데 기존 4m에서 6m로 높일 예정이라 이정도면 충분히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며 “우리는 공사를 위탁받았기 때문에 불만이 있다면 사업 발주처인 용인도시공사에 직접 민원을 넣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올 해 말까지 완공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절차상 문제없어 공사 강행” vs “달랑 보고서뿐 인 환경평가 누가 믿나”
지난달 29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는 용인 시의원,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 용인도시공사 관계자, 입주예정 주민 등이 참석했다. 참석한 주민들은 방음터널 연장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날 입주예정자협의회 박정수(남·43) 씨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과 용인도시공사는 올해 말 도로공사 완공에만 집중한 나머지 주민들의 피해는 외면하고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투명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음에도 제대로 된 자료를 보여주지 않아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신갈우회도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던 업체는 설명회에 오지도 않았고 대기질검토표에 대해 설명해 줄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며 “주민들이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니까 그저 주민들 달래기식으로 설명회를 진행한 것 같아서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몇몇 주민들 역시 환경영향평과 결과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설명회에 참석했던 김정명(남·37·가명)씨는 “주민들이 전문가가 아니지만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공개한 데이터를 보면 신갈우회도로의 하루 통행량 시뮬레이션에서 일교통량을 4만2588대를 설정했는데 그 중 약 80%에 해당하는 3만3466대를 소형 휘발유차로 설정했다”며 “측정 예상치를 낮추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현재 입주예정자들과 한얼초등학교 예비 학부모들은 계속해서 서울지방국토관리청과 용인도시공사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환경전문가들은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환경평가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한철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때 기업이 업체를 선정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법적기준을 넘지 않았다고 해도 시민들은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기관은 환경부가 직접 선정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덧붙였다.
정 국장은 “도시 개발 사업은 시작부터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요식적인 절차를 지양해야 한다”며 “NGO, 시행사와 주민이 추천한 전문가그룹이 참여하는 도시계획위원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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