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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슈]-김대년 중앙선관위 전 사무총장 사퇴 후폭풍
국가이미지 실추 중앙선관위 ‘책임자 꼼수사퇴’ 논란
전자개표기 비리 의혹, 선거법 위반 논란 등 책임추궁 사실상 어려워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9-28 18:21:24
  
▲ 내달 실시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콩고사태’와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사용’ 관련 현안 등이 다뤄질 예정이었으나 김대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지난 27일 사퇴함에 따라 맥 빠진 국감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김대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의 사퇴를 두고 각종 잡음이 나오고 있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관련 각종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데 대해 ‘면피성 처신’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이다.
 
특히 김 전 사무총장이 10월 국정감사를 보름여 앞두고 사퇴했다는 점은 중앙선관위에 대한 비판 여론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여론 안팎에서 ‘콩고 부정선거 개입 의혹’,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사용논란’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정치권의 집중포화를 피하려고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김대년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자진 사퇴 두고 “책임 회피 급급한 면피성 처신” 비판
 
김 전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는 “A-WEB 사태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며 “중앙선관위가 부적절한 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매우 안타까웠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A-WEB은 설립취지와 달리 특정업체의 선거장비 수출에 치우친 독선적 운영을 계속했고 급기야 외교 분쟁으로 인한 국가위신 추락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며 “A-WEB 사무총장의 개인적 일탈에 의한 것이 분명했지만 A-WEB의 보조금 사업을 지도·감독할 위치에 있는 중앙선관위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김용희 A-WEB 사무총장도 결자해지의 자세로 책임지고 사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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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EB은 지난 2013년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공정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하에 중앙선관위가 주도해 설립한 국제 민간기구다. 예산 전액을 중앙선관위가 지원한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앙선관위원장이 A-WEB의 해외협력 사업 전반을 주관하고 있다.
 
▲ 김대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A-WEB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난 27일 사퇴했다. 하지만 사퇴배경을 두고 ‘국정감사의 추궁을 피하고 차기 상임위원을 염두에 노림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A-WEB은 지난 2015년부터 ‘한국의 선거제도 해외 전파’ 사업을 주관하면서 콩고·우즈베키스탄·피지·엘살바도르·에콰도르 등을 대상으로 선거역량 강화와 전자투개표 시스템 도입을 위한 중앙서버 구축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한국정부의 ODA(공적개발원조) 자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A-WEB는 중앙서버 구축 후 공급되는 전자투개표 단말기를 한국의 전자투표기 제조업체인 미루시스템즈가 독점 공급할 수 있도록 알선해 온 것으로 밝혀져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김용희 A-WEB 사무총장은 사업추진과정에서 해당국의 관계자들과 금품거래를 한 정황이 포착돼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A-WEB이 연루된 각종 비리 의혹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가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지난 2016년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루시스템즈의 전자투개표 시스템의 ‘보안상 허점’을 이유로 사업진행을 중단했다. 한국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아르헨티나 현대화장관은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5월 실시된 이라크 총선에서 사용된 미루시스템즈의 전자개표기는 선거전후 내내 ‘부정선거·개표조작’ 시비에 휘말렸다. 이라크 당국은 급기야 전자개표 결과를 백지화하고,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에 들어가기도 했다.
 
A-WEB은 지난 2016년 콩고 선관위와 MOU를 체결하고 2017년 콩고에 7억5000만원 상당의 선거관리시스템 서버 장비를 무상으로 설치해줬다. 이어 전자투표 단말기 공급물량 전체를 미루시스템즈가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월 콩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콩고 선관위는 미루시스템즈와 전자투표 단말기 총 10만7000대 1억6000만 달러(한화 1700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러한 사실에 국제사회는 물론 콩고 야당 측 관계자들은 “문맹율이 높고 전기시설 등 기본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투표기 사용은 선거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릴 것이다”고 주장하며 콩고 권력층의 부정선거 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유엔 안보리에서 “콩고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전자투표기 사용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 콩고에서는 한국산 전자투표기 도입을 반대하는 콩고인들이 피켓을 들고 가두행진을 벌이는 등 거센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이라크 당국은 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전자개표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를 실시했다. 재검표 중인 한 투표소 모습. 사진은 가두행진 중인 콩고인들(위) 및 재검표 중인 이라크의 한 투표소 [사진=엠네스티, Kurdistan 24]
 
민주당 관계자는 “콩고사태는 현재 진행 중이다. 국가사업을 주도한 A-WEB과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중앙선관위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콩고의 부정선거 우려에 한국이 휘말린 원인이 무엇인지가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것이다”며 “하지만 김대년 사무총장이 사퇴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김대년 국감 직전 자신 사퇴 두고 “후일 안배한 면피성 행보” 해석 분분
 
현행 공직선거법을 무시한 채 사전투표용지에 사용돼 온 ‘QR코드’ 문제도 이번 국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중앙선관위가 ‘현행 선거법 위반’이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바코드 대신 방대한 정보입력이 가능한 QR코드 사용을 고수하는 데 대해 그동안 ‘부정한 목적에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QR코드 판독결과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일련번호 형태가 아닌 영문자와 숫자가 혼합된 형태가 담긴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그동안 중앙선관위는 “입력할 정보가 많아 바코드 대신 QR코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QR코드는 바코드의 한 형태다”고 주장해 왔다. QR코드 암호화 의혹과 관련해서는 “(앞자리의 정보가)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변환돼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8월 “선거관리위원회는 각종 선거의 사전투표지에 막대모양의 바코드가 아닌 QR코드를 인쇄해 선거명 등의 정보를 담고 있다”며 “이는 공직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바코드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해석해 중앙선관위의 현행법 위반사실을 확인했다.
 
국회 고위관계자는 “조만간 상임위 차원에서 ‘QR코드’ 사용과 관련한 법조문을 정비할 것이다”며 “QR코드 사용과 관련한 그동안의 중앙선관위의 궁색한 답변을 믿어왔던 국회 차원의 책임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사무총장이 갑작스레 사퇴함에 따라 이번 국감에선 중앙선관위 관련 각종 논란에 대한 책임 추궁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전 사무총장이 ‘A-WEB 사태’와 현행법 위반 논란을 일으킨 ‘QR코드’ 문제 등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사퇴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문상부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에 이어 차기 상임위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27일 사퇴 성명서에서 김용희 A-WEB 사무총장과의 동반사퇴를 주장한 점 역시 차기 상임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김 총장 견제용이라는 게 정치권 일각의 견해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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