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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포커스
‘미세 먼지’ 대책, 네 탓 혹은 내 탓만 할 일이 아니다
무능한 정부, 낮은 시민의식 등 우리 내면이 고쳐져야 해결 수순 보인다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19-02-02 11:40:00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미세먼지와 사는 것이 거의 일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유난히 겨울철에 더 기승을 부린다.
 
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라는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새로운 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거리엔 마스크족(族)들이 늘어나고 있고,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학교는 물론이고 사업장에 이르기까지 수업 축소를 포함한 휴교 혹은 탄력 근무가 가능하도록 특별법이 곧 시행될 모양이다.
 
오래 전부터 이 문제가 거론되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드디어 발등에 불이 옮겨 붙은 셈이다. 정부도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피부에 별로 와 닿지 않는다. 인공 강우나 건물 외벽 광촉매 페인팅 등이 고작이다.
 
미세먼지 주범으로 중국을 지목하면서 중국과도 한·중 환경협력 국장회의, 환경협력 공동위원회를 연이어 열었지만 성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기껏해야 한국의 미세먼지 저감 기술 전수와 고농도 미세먼지 공동 예보 제도 도입 등에 그쳤다. 미세먼지 협력과 관련한 실질적인 국제협력 사례가 없었다는 점과 중국 정부의 대응 자세를 보면 애당초 기대는 물 건너간 이야기다.
 
결국 네 탓, 내 탓 싸움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고농도 미세먼지의 경우 우리 주장대로라면 70% 정도라고 하지만 통계 또한 들쑥날쑥 한다. 중국은 이를 아예 무시하는 분위기다. 자기네들은 부단하게 미세먼지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애써 강조한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한국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중국 탓만 한다고 비꼰다.
 
우리가 열심히 하면서 중국에도 공동으로 저감 대책을 준비해 나가자고 해야 설득력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사실 중국의 경우 미세먼지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노력은 너무 소극적이고 미온적이다. 중국 탓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 자체적으로 이를 줄이려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매연의 주범인 노후 경유차는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화학발전소의 전기 생산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도심 교통량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다는 시늉만 하지 미흡하기 짝이 없다.
 
중국의 경우는 오래 전부터 대도시의 차량 운행을 줄이기 위해서 베이징 혹은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가솔린 차량의 경우 추첨이나 경매를 통해서만 번호판을 확보할 수 있다. 한 때 베이징의 번호판 추첨 경쟁률이 800:1까지 치솟기까지도 했다. 로또 당첨 수준이다.
 
베이징시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신규 차량 번호판 발급 대수를 15만 대 이하로 제한하기도 했다. 상하이의 번호판 구매 가격은 1,500만 원 정도로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지방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량의 대도시 진입을 억제하는데도 크게 기여를 한다.
 
최근에는 이들 두 도시 이외의 다른 대도시에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편으론 내연기관 차량의 확대를 줄이는 대신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수요로 연결하는데 순기능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중국의 대도시에 주재하는 우리 주재원 가족들의 경우도 자가 차량을 소유하는 것이 그림의 떡이다. 대부분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으며,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지내다 보면 오히려 편한 점도 많다.
 
일본의 ‘차고지증명제’, 중국의 ‘번호판 추첨·경매’ 우리에겐 불가능한가
 
일본의 경우는 이보다 더 적극적이다.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나 국민의 대처 혹은 협력의 진면목을 보면 가히 필사적이다. 지난 1962년부터 ‘차고지증명제’를 도입하여 자가(自家) 반경 2Km 이내에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중·대형차 차량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경차(輕車)에 대해서는 이를 면제해 준다.
 
 이에 따라 일본의 경차 보급률은 40%를 넘어서 50%에 육박할 정도다. 우리의 10∼15% 수준에 비하면 월등히 높다. 러시아워에 일본의 도로에 굴러다니는 차량을 보면 대부분 경차다.
 
이태리,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의 시민들도 유사하게 경차를 선호한다. 에너지 절감은 물론이고, 주차 편이 등 편리한 점이 더 많다. 또 다른 부수 효과는 불법 주·정차 차량을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이며, 따라서 소방차의 진입에 전혀 문제가 없다.
 
이 외에도 일본인들은 공(公)과 사(私)를 철저하게 구분한다. 고위 관료나 대기업 임원이라고 할지라도 공적인 일이 아니면 회사 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자연스럽게 출퇴근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와 관련한 크고 작은 에피소드도 많다.
 
이들과 견주어보면 우리의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과 처방은 너무 안일하다. 국가가 해야 할 일도 국민의 눈치를 보면서 과감하게 하지 못한다. 국민의 거센 반발과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크게 때문일 것이다. 한 때는 일본과 같이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로 특정 자동차 대기업을 밀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일본 혹은 중국보다 인구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나라다. 많은 인구가 좁은 곳에 옹기종기 모여서 살다보면 심각한 환경 문제에 직면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일본과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려면 사전적으로 보완해야 할 것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인식이나 방법이 이들에 비해 총체적으로 현저히 열악하고 낙후되어 있다. 정부의 무사안일, 일관성 부족도 문제지만 시민의식도 이에 못지않을 정도로 낮다. 일순간을 모면하고 수건이나 돌리는 책임 전가에 급급하다.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자기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지나치게 팽배하다. 정부나 시민의 이런 의식으로는 결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단기, 중·장기 대책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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