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 규제로 시장이 침체되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 똘똘한 한 채를 매입하려는 경향이 짙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기존 주택의 시세 하락을 부추겨 결국엔 서민들의 재산 피해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평가된다. 투기 조장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위적 규제 후폭풍…수도권·유명브랜드 등 분양시장 불패공식 줄줄이 깨져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인위적인 규제로 인한 부동산 침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2017년의 94만7000건에 비해 9만1000건 가량 줄어들었다. 5년 평균치인 101만 건과 비교하면 무려 15.2%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정부의 9·13 대책의 여파가 미치기 시작한 지난해 12월의 경우 주택매매 거래량이 5만6000건으로 전년 같은 시기(7만2000건)에 비해 22.3%나 감소했다.
오는 4월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큰 폭의 공시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세금부담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보유세와 취득세 등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는 아파트 분양 시장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전국 각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높은 인기를 누리던 수도권 브랜드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동안 수도권 대단위 브랜드 아파트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100% 분양을 기록하곤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수도권 지역에 미분양이 나타나는가 하면 경쟁률 역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안양 임곡3지구를 재개발해 분양한 비산자이아이파크는 최초 분양 시 100% 청약률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청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등장해 추가 계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2구역 A2블록에 조성하는 일산식사자이3차는 현재 중대형 타입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2층 규모의 10개동으로 구성됐으며 특화된 조경시설과 전 세대 수납공간 제공 등이 장점이다. 현대건설이 판교대장지구 A3·4·6블록에 건설하는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도 미분양 됐다. 전용면적 128~162㎡의 대형평형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2433만원이었다. 지난해 11월 포스코건설이 경기도 평택시 용이동에 분양한 평택더샵센트럴파크1블록 역시 미분양의 고배를 마셨다.
수도권에 분양하는 브랜드 아파트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이유는 향후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 기준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는 서울 77.9, 경기 68.1, 부산 59.3, 인천 70.7 등이었다.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향후 주택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고 낮으면 그 반대다.
미분양 사태 속 나홀로 가격 상승 단지 등장…분양시장 양극화 심화
수도권 브랜드 아파트마저 미분양 될 정도로 분양 시장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지만 특정 단지에만 수요가 대거 몰리는 기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수요가 몰리는 단지의 경우 시세 또한 높은 수준을 보여 집값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9·13대책에 따른 청약제도 개편 후 첫 분양이었던 ‘DMC SK뷰’는 트리플 역세권의 영향으로 1만3000명이 청약통장을 제출해 평균 91.61 대 1을 기록했다. 또한 현대건설이 녹번역 인근 은평구 응암동 2-118번지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녹번역 역시 59.05 대 1로 마감했다.
수요가 높은 단지는 교통과 분양 조건이 좋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DMC SK뷰’는 트리플 역세권이란 장점 외에 평균분양가는 1965만원으로 비교적 낮게 책정했다. 주변의 아파트 시세보다 3.3㎡당 약 4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힐스테이트 녹번역 역시 평균 분양가가 1640만원을 낮게 책정돼 30평형(공급면적 110㎡)의 시세가 인근의 녹번역e편한세상 캐슬(호가 8억5000만원~8억9000만원)에 비해 1억원 가까이 저렴했다.
이에 대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집값이 급등하는데 정부는 대출을 규제하니 청약을 신청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사람이 없다보니 일부 지역은 당연히 청약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분양가가 비싸거니 비인기 지역은 앞으로도 미분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정부가 9·13대책을 통해 1주택자들마저 청약시장에 뛰어들지 못하게 돼 주택을 살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더욱 줄어들었다”며 “청약통장을 가진 사람이 1000만명에 달한다 해도 이중 서울의 비싼 아파트의 중도금을 낼 수 있는 실질적인 구매자는 극히 드물다”고 밝혔다. 이어 “집값이 하락곡선으로 접어들면서 많은 구매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구매에 충분한 요건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쉽게 청약통장을 던지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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