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대상권과 함께 서울시내 대학가상권의 양대산맥으로 불려 온 건대입구역 상권 상인들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로 유동인구가 줄면서 점포의 매출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아직까지 큰 위기는 찾아오지 않았지만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을 주고 점포 문을 연 상인들은 벌써부터 심각한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유동인구 풍부한 역세권 상권에서 남녀 불문 젊은층 몰리는 ‘즉석만남의 메카’ 탈바꿈
건대입구 상권은 1959년 건국대학교가 종합대학으로 승격된 후 학교가 커지고 대학생 인구가 증가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건국대학교 후문에는 대학생들을 겨냥한 한식점들이 늘어나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1980년 지하철 2호선 화양역이 생기고 지하철역 주변으로 맛집들이 증가하면서 상권이 더욱 발달했다.
1985년 건국대학교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기존 화양역의 이름은 지금의 건대입구역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1996년에는 지하철 7호선까지 개통되면서 건대입구역은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으로 거듭났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상권은 더욱 확장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건대입구역 상권은 서울 동부지역 생활권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사람들의 유입이 크게 늘었으며 지하철역 주변으로는 대형쇼핑센터인 스타시티 쇼핑몰, 롯데백화점 등이 들어섰다. 맛의거리 상권은 물론 로데오거리, 패션거리의 상권도 덩달아 크게 발달하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층들이 선호하는 헌팅술집 등의 점포들이 생겨나면서 즉석만남의 메카로 불리기도 했다.
건대입구역 상권의 메인 거리는 지하철 2호선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위치해 있는 먹자골목이다. ‘건대입구 맛의거리’라 불리는 이곳은 건대입구 상권 중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낮에는 여성 유동인구가 많아 의류전문점·카페·화장품 매장 등이 호황을 이룬다. 오후 6시 이후부터는 남성 유동인구까지 더해져 전체인구가 많아진다. 주로 서울 강남이나 동부권, 경기 동부 등에서 유흥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이들이다.
소상공인공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건대입구 맛의거리 골목의 월 평균 유동인구는 11만2431명으로 집계됐다. 상권이 형성되는 거리가 지하철역으로부터 500m정도가 되는 점을 감안하면 넓지 않은 범위 내에 많은 인구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가 3만2043명(28.5%)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30대 2만3273명(20.7%) △40대 1만7652명(15.7%) △50대 1만5853명(14.1%) △60대 이상 1만6527명(14.7%) 등의 순이었다. 전형적인 대학가 상권의 모습이다.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건대 맛의거리 골목은 이들을 겨냥한 술집·고깃집·이색음식점·바·클럽 등이 즐비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매출 또한 안정적인 편이다. 건대 맛의거리 골목의 주류를 이루는 유흥주점의 월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7월 기준 5180만원이었다. 이어 △8월 5898만원 △9월 6335만원 △10월 6540만원 △11월 5605만원 △12월 7141만원 등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상권 침체에 임대료 폭탄까지…상인들 한숨 높아지는 서울 대표 대학가상권
하지만 최근 건대입구역 먹자골목 상인들의 얼굴에 그림자가 들우고 있다. 경기불황 여파로 매출이 다소 감소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최근 공시지가 인상으로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해 걱정은 더욱 늘고 있다.
한 곱창전문 음식점 점주는 “지난해 말부터 매출이 소폭 줄고 있는 모습이다”며 “그런데도 올해 재계약 시 건물주가 임대료를 약 10% 가량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이라도 계속 올라가면 좋을 텐데 경기 상황이 그렇지 않은 실정이라 걱정이 늘고 있다”며 “우리 점포뿐 아니라 대다수의 점포주들이 임대료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건대입구 상권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해마다 계속해서 임대료가 상승하는 추세라 상인들의 어려움이 늘고 있다. 건대 먹자골목 곳곳에는 건대 상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임대료 인하를 통해 함께 살아가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건대입구 D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건대입구 맛의거리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상권인 만큼 서울에서도 손에 꼽히는 임대료와 권리금을 형성하고 있다”며 “건대 맛의거리 1층 A급, 25~30평 규모의 점포 보증금은 1억~1억2000만원, 월세 800~1000만원, 권리금은 1억4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건대입구역 상권은 높은 권리금과 월세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신규로 창업할 경우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조언했다. 상권분석전문가 김동명 점포거래소 대표는 “유명 대학가 상권이라는 인지도와 풍부한 유동인구 등으로 권리금과 임대료가 높게 형성돼 있는 점은 창업자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요소다”며 “입점하고자 하는 입지의 유동인구나 매출 등을 비교해서 합리적인 임대료와 권리금이 형성돼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입지와 매출, 임대·권리금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지 않고 유동인구와 번화가 입지라는 점만 생각하고 섣불리 창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단순히 입지만 고려할 게 아니라 아이템이나 주 타깃층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신중하게 창업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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