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 상근 전문위원직이 신설된다.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가입자단체 추천을 받아 민간인 3명을 전문위원으로 임명한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실효성 검증 없이 자리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보건복지부(이하·복지부)는 11일 ‘2019년 제7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기금운용위원회 운영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기금운용위원장인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현재 700조원 수준에서 2024년 1000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에 대한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먼저 금융·경제·자산운용 등 분야에서 5년 이상 경력이 있는 민간전문위원 3명을 기금운용위원회 상근 전문위원으로 임명한다. 상근 전문위원은 투자전략, 성과평가, 위험관리, 주주권활동 등 분야별로 기금운용정책을 사전에 검토하고 그 결과를 직접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설명할 예정이다.
기금운용위원회는 복지부 장관, 당연직 정부위원 5명, 가입자 단체(노동자 3명·사용자 3명·지역가입자 6명) 및 관계전문가(2명) 14명 등 20명으로 구성된다. 이때 상근 전문위원들이 안건 작성 단계부터 참여해 전문성을 보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기금운용위원회는 산하 실무평가위원회와 전문위원회 등이 검토한 안건을 1년에 6~8회 열리는 회의에서 전부 심의·의결해 왔다. 이에 기금운용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전문위원은 3명은 노동자·사용자·지역가입자 등 가입자단체 추천을 받아 각 1명씩 임명된다.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모두 민간인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임기는 3년이며 1차에 한해 연임 가능히다. 전문위원 보좌를 위한 지원인력은 모두 민간인 신분이다.
복지부는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기금운용본부의 기금운용 관련 정보에 대한 실질적인 접근을 보장하기로 했다. 투자정책, 수탁자책임, 성과평가보상 등 현재 자문기구 성격인 3개 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법 시행령으로 법제화된다.
이들 위원회는 기금운용위원회 주요 안건을 분야별로 나눠 논의한 뒤 그 결과를 기금운용위원회에 최종적으로 보고한다. 전문위원회는 상근전문위원 3명과 기금운영위원회 위원 3명, 외부전문가 3명 등으로 구성되며 각 분과위원장은 상근 전문위원들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주요 주주활동 여부를 결정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정부 등 외부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상근전문위원 3명 외에 전원 민간전문가(6명)로 구성하기로 했다.
박능후 장관은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국민연금은 다가오는 1000조 시대에 대비하는 새로운 기금운용체계로 재탄생할 것이다”며 “더욱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기금운용 의사결정을 통해 기금의 장기 수익률도 높아져 국민들이 신뢰하는 국민연금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의 세금으로 새로운 고위공직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한 채 전문위원 3명을 임명한다고 해서 독립성이 얼마나 확보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다.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명분으로 체제를 개편해 기금운용에 대한 권한을 복지부로 이전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복지부가 상근전문위원을 두면 독립성이 자유롭지 못하지 않냐”며 “전문성 제고를 명분으로 기금운용 권한을 복지부로 이전하려는 속셈이다”고 지적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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