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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청년 유혹하는 신기루 돈벌이(上-직업)

“롤렉스·벤츠 펑펑 사는 꿀직업, 인생 망치는 뱀의 유혹이다”

낮은 진입장벽·고소득 보장 홍보에 쉽게 현혹

쉬운 돈벌이 찾아 시간만 탕진, 결국 제자리

“높은 집값 등 경제 실정이 만든 우울한 현실”

김찬주기자(cj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3-22 0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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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와 경제 불황 등으로 인해 국민의 신음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래의 주인공인 청년들의 시름은 더욱 깊은 실정이다.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취업문이 높아진데다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져 결혼이나 출산은 꿈조차 꾸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정도(正道)’를 고집해서 살아가기가 어렵다는 절망감 섞인 푸념도 끊이지 않는다. 이에 쉽고 빠르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피해 입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고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업종 혹은 투자에 무턱대고 뛰어들어 큰 돈을 잃거나 귀한 시간을 낭비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의 주제로 ‘청년 유혹하는 신기루 돈벌이’로 선정하고 관련 내용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한 청년들이 단기간·고소득 직종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들은 쉽고 빠르게 높은 수익을 올린다는 말에 현혹돼 불법적인 일에 발을 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진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사태에 분노한 청년들이 문재인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을 규탄하기 위해 서울 종각역 인근에 모인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조성우 차장|허경진·김찬주·이한솔 기자]  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청년들의 고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잇다. 경기침체·코로나 사태 등의 여파로 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어려워져 채용인원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년들이 진입장벽이 낮고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른바 ‘꿀직업’(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일컫는 신조어)으로 불리는 직업 대부분은 수익이 불안정하고 고용안정성도 크게 떨어져 성공하는 이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SNS에 등장한 외제차·명품에 현혹된 청년들, 쉬운 돈벌이 찾다 귀한 시간만 탕진
 
지난달 2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청년위원회가 지난해 11∼12월 구직 중인 29세 이하 청년 596명을 대상으로 ‘청년 구직자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73.9%가 미래의 고용 상황을 부정적으로 봤다.
 
장기화된 취업난이 쉽게 풀리지 않은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통계청이 이달 17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2000명 감소하며 지난해 2월부터 13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일부 청년은 SNS 등을 통해 진입장벽이 낮고 고소득이 보장 된다고 잘못 알려진 △보험판매업 △휴대전화 판매업 등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준비 없이 해당 직업에 뛰어든 청년들의 경우 수익은커녕 시간만 허비한 채 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오진우 씨(29·남)는 보험판매업에 종사하다가 최근 퇴사했다. 그는 “청년들의 경우 SNS에 고급 승용차나 월수입 인증 사진 등을 보고 이 업계에 발을 들이는 경우가 99.9%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보험심사평가사 자격증 등 보험관련 자격도 필요하지 않은 보험판매 대행사가 많아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일부 직종은 기업이 청년에게 찾아가 취업을 제안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보험영업, 휴대전화 판매업 등이다. 그러나 이곳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1년 미만 퇴사율이 99% 이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카이데일리
 
오 씨는 문턱이 낮은 만큼 보험판매업에서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 영업을 잘하고 진심으로 고객을 대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긴 하지만 매우 극소수다”며 “대부분의 보험판매업 급여체계는 기본급 없이 인센티브(상여금) 제도다. 막상 해보면 힘도 들고 실적 압박도 있다. 지인이나 가족상대로 영업 하다가 1년 내 시간만 낭비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태반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성실하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돈 벌 수 있다는 희망만 갖고 들어온 사람이 대부분이다”며 “돈만 놓고 봤을 때 단기간에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휴대전화 판매업에 종사했다는 김양식 씨(28·남·가명)는 “25세에 전역한 이후 일거리가 없는 중에 아는 사람의 권유로 휴대전화 판매업에 뛰어들었다”며 “일찌감치 휴대전화 영업을 시작한 사람은 한 달에 500만~800만원의 수입을 냈고 권유했던 사람은 한 달에 1000만원까지 벌었다고 했다. 이 말에 현혹돼 휴대전화 영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청년들의 경우 최신기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일을 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다”며 “요금제와 관련된 교육을 받기는 하지만 대리점 자체에서 받는 것이기에 이 역시 번거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대전화 판매업 종사자 중 청년층이 많은데 취업을 준비하다가 잘 안 되니 가까운 곳에서 조금의 돈이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실은 기본급조차 없는 영업장이 상당수라 3개월을 채 버티기 힘들다. 적성이 맞으면 이 업종이 매력적일 수 있겠지만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만류하고 싶다. 쉽게 들어왔다가 빈손으로 나가기 일쑤다”고 강조했다.
 
단기간·고수입 일부 중고차 딜러 현실은… 어려운 사람 사채시장 내모는 몰상식 돈벌이
 
중고차 판매업도 보험판매·휴대폰 판매업과 더불어 진입장벽이 낮고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직업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높은 수입을 내는 이면에는 합법적이거나 정상적인 영업 방식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적지 않아 잘못 발을 들일 경우 범법자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낮은 진입장벽에도 고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불법적인 영업방식으로 인한 범법자 전락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수도권 소재의 한 중고차 판매업체(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수도권에서 중고차 판매를 했다는 임양우 씨(30·남)는 “23살 전역 이후 사정상 수천만원이 필요했던 일이 있었다”며 “당시에는 가진 것도 없고 대학도 나오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구인구직 사이트에 고액알바를 알아보다 중고차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씨는 “중고차 판매업의 주요 업무가 차량 판매라고 생각하겠지만 차는 필요한데 당장 돈이 없는 저신용자에게 할부로 차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며 “사채인 4금융권으로 저신용자에게 돈을 빌려주면 판매업자는 차량 판매대금과 할부사 중개수수료로 큰돈을 만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중고차 판매업자는 이런 식으로 고수입을 내기도 하는데 사실 어려운 사람을 속이는 일과 다름없다”고 귀띔했다.
 
임 씨는 쉽게 돈을 벌지만 돈을 가치있게 활용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가기 마련이다”며 “돈이란 게 쓰는 맛이 있기 때문에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알고서도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결국 불법 판매 종용이 발각돼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청년 정책 일선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들은 진입장벽이 낮고 고소득을 보장한다는 직종에 청년들이 뛰어드는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지목했다. 김사부 리포미스트 디렉터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청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월세 등 청년에게 절망감을 심어주는 현 사회와 청년 정책의 허점이 청년들을 위험한 직업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청년 정책의 경우 청년수당 등의 제도가 있지만 주 사용처는 식비와 생활비다”며 “이는 그만큼 생활이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때에 따라서는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청년들조차 혜택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세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돈만 바라보고 전진하게 되면 불법적인 일을 하거나 심리적으로 크게 다쳐 꿈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다”며 “타인과 비교했을 때 당장엔 초라해보이겠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투자하고 정진한다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김찬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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