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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조성우 차장|허경진·김찬주기자] 한국 부모들은 아이를 기르는 데 있어 교육에 특히 주안점을 둔다. 치열한 입시 경쟁과 취업 전쟁 속에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 때문이다. 때론 아이 교육에 대한 압박이 부모와 자녀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긴 하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 부모도 적지 않다. 이른바 ‘교육 베테랑’ 엄마들은 남다른 방법으로 과도한 사교육 없이 자식들을 훌륭한 대학에 입학시켜 주변에 귀감이 되고 있다.
충실한 학교생활이 입시 성공의 열쇠… 학습 능력의 핵심은 인성교육
지난해 수험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례 없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숱한 등교 연기를 겪어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없었으며 스터디카페, 독서실 등도 폐쇄돼 공부할 공간조차 부족했다. 부모들 역시 입시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혹시나 코로나에 감염될까 노심초사해야 했다. 홍은숙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홍 씨의 자녀는 악재가 겹쳤던 지난해 수시전형으로 올해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에 입학했다.
“아이가 하나다 보니 누구보다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어요.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리더십을 키울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급회장을 시켰죠. 아이가 워낙 성격이 좋고 인기가 많았어요. 이후론 본인이 원하기도 했고 친구들의 추천으로 초등학교 때 전교부회장, 중학교 때는 전교회장을 했어요.”
홍 씨가 자녀 교육에 있어 특히 주목한 부분은 인성교육이었다. 학습 능력 또한 인성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 아이가 하나라 자기 밖에 모르는 성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친척들과 잦은 만남을 가졌고 어른을 공경하는 등 이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했다.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역동적인 활동도 많이 시켰다.
“외동이라고 하면 개인주의가 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아들이 그런 소리를 듣지 않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친척들과의 자주 만나도록 했고 모르는 사람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함께 여행도 자주 다녔죠.”
“똑똑하게 키우기보다는 아이가 다방면으로 많은 경험을 하면서 인성적인 면에서 두드러지기를 바랐어요.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어요. 다양한 예체능 교육을 시켰고 중학교 때도 틈만 나면 친구들과 축구를 하게 했죠. 축구부 주장을 하기도 했어요.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레 학습 능력도 올라가게 됐어요.”
홍 씨는 아들이 코로나 사태에서도 대학 입학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충실한 학교생활을 꼽았다. 아들은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각종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교 프로그램에 성실히 임했으며 홍 씨는 이를 적극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학교 생활에 충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기주도적 학습에 대한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친구들로부터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자기 스스로 필요한 공부를 하더라고요. 예체능을 제외하고 별다른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는데도 입시 성공을 할 수 있었던 비결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저는 아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해줬어요. 같이 자료를 찾기도 했고 어떻게 전략을 짜야 하는지도 고민했죠. 같이 한 고민을 바탕으로 선생님과 진로상담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결국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죠.”
“공부는 강요가 아닌 기다림… 자녀에 대한 관심과 믿음이 결실의 씨앗”
구정미 씨는 올해 딸을 고려대 약대에 입학시켰다. 약대는 지난 11년간 2+4년 제도로 수능을 통해서는 입학할 수 없었다. 일반대학에서 2학년을 수료한 뒤 일반화학, 유기화학, 일반물리학, 일반생리학 등 4과목에 대한 시험인 PEET시험을 봐야만 약학대학 원서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구 씨는 복잡한 약대 입시의 성공 비결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꼽았다. 남들이 타인에 의존할 때 구 씨는 자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다.
“아이에게 한민고등학교 진학을 추천했어요. 한민고등학교는 기숙형 고등학교로 학원이나 과외 등의 사교육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요. 오로지 공교육으로만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죠.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전국구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요. 학교 내에서 좋은 성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환경이죠.”
“아이가 중학교 때는 3년 내내 전교권 안에 들었지만 고등학교 때는 내신 성적이 4, 5등급으로 좋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아이는 언제나 주위 친구들로부터 긍정적인 자극을 받으며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어요. 저는 그런 아이를 항상 믿고 기다렸어요. 결국 숙명여대에 입학을 했죠. 고등학교 때부터 습관을 들였던 자기주도학습을 바탕으로 숙명여대 재학 동안 학점 4.3만점에 4.14(4.5만점 기준 4.42)을 받았어요. 자연스럽게 성적장학금도 따라왔죠.”
구 씨는 당초 바이러스 연구원을 꿈꿔왔던 딸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자 약대에 진학을 권유했다. 딸은 어려운 시험인 만큼 도전을 망설였지만 구 씨는 할 수 있단 자신감과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이때부터 엄마와 딸의 약대 입시 도전이 시작됐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구 씨는 약대입시 성공은 아이의 성실함과 부모의 믿음과 관심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딸은 약대 입시를 준비할 때도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공부했어요. 스스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죠. 약 1년 6개월간 약대를 준비했는데 첫해는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원에 보냈고 두 번째 때는 아이가 학원의 도움 없이 자기 스타일에 맞게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해서 독서실을 다니면서 공부했어요.”
“매일 아침 7시30분에 일어나 독서실 가기 전까지 화학 모의고사를 1회씩 풀고 아침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를 하는 등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요. 독서실 가는 길에도 공부내용 녹음을 들으면서 가고 밥을 먹을 때도 생물을 암기했죠. 아이가 공부에 지칠 때 성적이 좋든, 나쁘든 그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도록 끝까지 믿고 응원해줬죠. 결국 약대 진학의 꿈을 이룰 수 있었죠.”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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