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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근로자들이 안전운임제 연장,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자 시멘트, 레미콘, 건설 등 관련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운송료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어 덩달아 소비자 부담도 높아질 거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화물연대는 18일 0시부터 16시까지 경고 파업을 실시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면 확대·적용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했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않을 경우 10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안전운임제란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방지하는 등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을 결정하고 공표하는 제도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3년 일몰제로 시행됐으며 현재 컨테이너·시멘트 등의 품목에 한정해 시행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적용 대상 화물차들의 과적과 과속이 줄고 휴게 시간이 늘어났다”며 “안전운임이 안전한 도로를 만든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전운임제의 대상이 된 시멘트 업계는 안전운임제로 인한 운송비 증가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운송 노동자들이 운송료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냈다.
한국 시멘트협회는 화물자동차 안전운임 위원회가 1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주의 안전운임을 약 8.97% 인상한 것에 반발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멘트협회는 안전운임 인상으로 업계가 올해 약 300억원의 물류비를 추가 부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물류비의 상승은 시멘트 제조원가 상승의 원인이 됐고 결과적으로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연합회)는 내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1톤당 7만5000원에서 7만8800만원으로 약 5.1%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연합회는 시멘트 제조원가의 지속적인 상승에 대한 해결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레미콘 업계의 상황도 좋지 않다. 연합회에 따르면 2009년 대비 지난해 레미콘 가격은 10.5% 인상된 반면 운반비는 68.6% 상승했다. 전체 원가에서 운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핵심 원자재인 시멘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선 운송료 부담으로 인해 레미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송 노동자들이 지속해서 운송료 상승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면서 레미콘 업체는 물론 건설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3월 민주노총 건설기계노조 강원지역본부 레미콘지회는 레미콘 운송 단가 인상을 촉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4월 22일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옛 원주여고 자리에 건설 중이던 복합문화교육센터 준공 예정일이 5월에서 7월로 늦춰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대구 레미콘 운송노조는 14일부터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레미콘 공급이 중단되자 대구지역 건설 현장의 모든 공사가 중단됐다. 대구지역 건설업계 한 근로자는 “파업으로 인해 공사 현장 전체가 멈춘 상황이다”며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들은 것이 없어 막막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운송료 인상에 합의한 일부 업체는 레미콘 공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 모양새지만 이번에는 건설노조가 공사 중단에 항의하고 있다. 건설 노동자들은 건설업체에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확약서를 요구하고 있다.
대구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공급 불안정과 잦은 파업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정확한 피해 금액은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공사 중단으로 인해 피해가 누적되다 보니 상당한 액수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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