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키움그룹이 ‘일감몰아주기’와 지분매각 등을 통해 2세 승계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룹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키움증권은 다우기술, 이머니 등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핵심 계열사와 거래하며 최대 50%가 넘는 매출을 책임졌다. 이들 계열사는 매출 확대에 따라 늘어난 순이익을 바탕으로 오너일가에 두둑한 배당금을 챙겨줬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동학개미’ 열풍 속에 1조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은 주식거래 수수료 등으로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뒷받침한 것이다. 김익래 회장 일가의 승계 드라이브가 ‘동학개미’를 외면한 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에도 역주행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키움證, 그룹사 ‘허리’ 다우기술과 내부거래 매년 증가
금융감독원(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정보기술(IT)업체인 그룹 계열사 다우기술에 전산운영비 등 명목으로 735억원을 건넸다. 같은 기간 다우기술이 올린 매출액(별도기준) 1352억원 중 54.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567억원)와 비교해도 29.7% 높았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수익은 2795만원에서 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IT업체를 계열사로 둔 증권사들과 비교해도 키움증권 내부거래 비용은 컸다. 올해 상반기 △삼성증권(삼성SDS) 261억원 △DB금융투자(DB Inc) 96억원 △한화투자증권(한화시스템) 41억원 △교보증권(교보정보통신) 7억원 등은 비교적 적은 비용만을 지불했다.
이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키움증권은 오래 전부터 다우기술에 수백원대의 일감을 맡기고 있다. 지불한 금액은 △2015년 396억원 △2016년 478억원 △2017년 517억원 △2018년 569억원 △2019년 557억원 △2020년 952억원 등으로 2019년에만 잠시 주춤했을 뿐 매년 증가했다.
다우기술은 그룹 내 단순한 계열사가 아니다. 다우키움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적인 중간회사다. 그룹 출자구조를 보면 ‘김익래 회장(지분율 31.79%)→다우데이타(45.2%)→다우기술(41.22%)→키움증권’의 수직적 체계로 이뤄져 있다. 오너일가로서는 다우기술과 다우데이타를 키우고 이들의 지분을 확대해야 키움증권을 비롯한 그룹 금융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런 가운데 다우데이타의 2대주주인 이머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머니는 키움증권의 증권 상담실을 운영하고 금융데이터베이스(DB)를 판매하는 회사다.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키움PE 각자대표) 등 김 회장의 세 자녀가 주주다. 이 중 김 대표의 지분은 33.13%지만 이머니의 자사주가 54.82%에 이르기 때문에 사실상 87.95%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이머니도 내부거래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머니의 지난해 계열사 수수료 수입은 총 14억원으로 그해 매출액(108억원) 중 13.0%에 달했다. 전년(14억1500만원·9.5%)보다 수입은 줄었지만 비중은 3.5%p 늘었다. 대체로 주식매매자금대출(스톡론) 관련 RMS(위험관리시스템) 수수료로 수익을 많이 올렸다.
대표적인 이머니의 거래처는 키움증권, 키움저축은행, 키움예스저축은행 등이다. 이 가운데 키움증권과의 거래 규모는 10억4500만원을 차지했다. 계열사들이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이머니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34.2% △2019년 28.4% △2020년 28.9% 등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다우기술, 이머니 등 계열사의 경우 일감으로 이익을 거뒀지만 정작 키움증권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부채만 늘어가는 실정이다. 키움증권이 지배·특수관계기업에 지고 있는 채무(예수금 등)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 1506억원으로 전기(1358억원) 대비 10.9% 올랐다. 이 때문에 빚을 내면서까지 내부거래를 늘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당사의 경우 이사회에서 계열회사와의 거래에 대해 상법 및 공정거래법에 따라 내용 및 절차를 공정하게 승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다우기술 작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금액이 증가한 것은 전산관련 투자금액이 증가한 것이고 이머니의 (실시간 리스크 관리시스템 위탁계약) 경우도 시스템 유지보수 비용 상승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김익래, 이머니에 주식 대거 매각… 아들 경영권 승계 속도 올려
다우테이타의 최대 주주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다우데이타 지분을 이머니에 잇달아 매각하면서 2세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올해 2월 26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80만주를 이머니에 매각했다. 금액은 주당 1만2800원으로 총 102억4000만원에 달했다. 3월 16일에는 다우데이타 주식 35만주를 43억7500만원(주당 1만2500원)에 팔아넘겼다.
작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김 회장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넘겼다. 지난해 3월 23일 주식 94만주를 49억7260만원(주당 5290원)에, 4월 20일에는 130만주를 99억4500만원(주당 7650원)에 팔았다. 다우데이타의 자사주 14만143주, 2만5735주도 각각 6억2919만원(주당 4561원), 1억2590만원(주당 4892원)에 매도했다.
1년 6개월 간 주식을 대거 매각하면서 그룹 내 지분율은 크게 변했다. 2019년 12월 말 김 회장이 보유한 다우데이타 지분율은 40.64%, 이머니 지분율은 22.27%였지만 올해 6월 말 현재 김 회장은 31.79%, 이머니는 31.56%로 0.23%p 차이에 불과하다. 김동준 대표 개인이 보유한 다우데이타 지분(3.39%)까지 합치면 경영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경영 승계를 위해 다우데이타는 현금 흐름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몇 년 간 배당 규모를 크게 늘렸다. 2017년 결산 기준 배당총액은 5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8년 61억원, 2019년 69억원, 2020년 96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다우데이타 배당금 가운데 김 회장(33억원)과 이머니(27억원), 김 대표(3억원) 등이 대부분을 챙겼다.
이를 포함해 이머니는 계열사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배당금을 수취했다. 지난해 다우데이타, 다우기술, 키움에셋플래너, 사람인에이치알 등에서 배당금 68억7446만원을 손에 넣었다. 그해 영업외수익(639억원)의 10.8% 수준이었다. 이와 같은 배당금수익은 △2017년 9억8412억원 △2018년 10억5246만원 △2019년 15억1885만원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머니 관계자는 “투자수익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돼서 다우데이타에 투자한 것이다”며 “다우데이타 지분은 원래부터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를 늘리고 싶어서 (김익래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추가적으로 매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개인투자자들의 힘으로 성장한 회사가 많은 이익을 창출하면서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위배해서는 안된다”면서 “좀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룰을 지켜가면서 영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