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3사(농심·삼약식품·오뚜기)가 2분기에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가운데 주가 향방은 업체마다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농심과 삼양식품은 최고가를 연일 경신해 기대에 부응하고 있지만 오뚜기는 홀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거둔 실적이 라면주들 간의 주가 ‘희비’를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은 537억 원으로 전년 동기(43억 원) 대비 1148.8% 늘어났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예측한 359억 원보다 49.6% 많은 규모다.
삼양식품도 2분기 영업이익을 273억 원에서 441억 원으로 61.5% 불렸고 컨센서스(시장 예상치·328억 원) 대비 34.3% 많은 성적표를 받아냈다. 오뚜기도 2분기에 1년 전(477억 원)보다 35.4% 많은 64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컨센서스(550억 원)를 17.5% 넘어섰다.
라면 3사 모두 높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 향방은 업체마다 달랐다. 삼양식품은 18일 18만1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일주일 사이 11일(13만1600원)·14일(17만6900원)에 이어 세 번이나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농심도 14일(47만3500원)에 이어 16일 47만5500원으로 약 7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과 농심의 주가는 최근 열흘 동안(8~18일) 각각 48.0%·11.9% 급등한 상황이다.
반면 오뚜기의 주가는 18일 36만8000원을 기록하며 열흘 전(36만8500원) 대비 0.1% 하락했다. 7월26일 34만6500원으로 약 10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뒤 여전히 30만 원대 후반에서 여전히 머물고 있다.
특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4일 이후로는 되레 5.6% 급감한 상태다. 올해 주가 상승률로 보면 삼양식품·농심은 42.8%·31.7%씩 올랐고 오뚜기는 22.7% 내려갔다.
해외사업 실적이 라면업체들의 주가 향방을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과 삼양식품은 정부의 ‘라면 가격 인하’ 등 내수부진을 해외시장에서 만회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오뚜기는 매출 구조가 대부분 국내시장에 몰리면서 매출액 증가폭을 키우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은 상반기 전체 매출액(5309억 원) 중 65.5%(3478억 원)를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였다. 매출액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16.0% 높았다. 품목 중에서도 ‘불닭볶음면’ 등 라면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면스낵의 수출액은 3414억 원으로 전체 64.3%를 차지했다.
농심도 전체 매출액(1조6979억 원) 중 29.8%(5062억 원)을 해외시장에서 확보하며 1년 전(1조4925억 원)보다 매출액 규모를 13.8% 늘렸다.
눈에 띄는 대목은 해외 성과가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점이다. 농심은 상반기(1~6월) 영업이익 1175억 원 중 519억 원을 해외 법인으로부터 확보했다. 1년간 해외 영업이익 증가율은 325.2%로 국내(205.7%)보다 높았다.
오뚜기는 전체 매출액(1조7110억 원) 중 9.5%(1617억 원)만을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였다. 그마저도 1년 전(1724억 원)보다 100억 원 이상 줄어들어든 수준이다.
이렇다보니 매출액 증가율은 11.7%로 비교적 저조했다. 오뚜기가 면제품의 가격을 2422원(작년 상반기)에서 2815원(올해 상반기)으로 16.2% 인상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상승률이라고 볼 수 없다. 반면 농심과 삼양식품은 상반기에 전년동기와 같은 가격으로 라면을 판매해 호실적을 거뒀다.
오뚜기의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뚜기의 올해 예상 지배주주순이익은 1394억 원으로 3개월 전(1537억 원)·1개월 전(1449억 원) 대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농심이 1601억 원에서 1695억 원·1844억 원으로 증가했고 삼양식품이 832억 원에서 858억 원·1039억 원으로 지배주주순이익 예상치가 증가하는 것과 상반된다.
증권가 반응도 미지근하다. 증권사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7~8월 50여 일간 농심(19개)·삼양식품(7개)에 대해 수십 개의 리포트를 쏟아내면서 목표주가를 올렸지만 오뚜기에 대해서는 단 하나만 발행됐다. 그마저도 목표주가를 7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내려 잡았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해외비중 확대에 따라 내수관련 민감도가 이전 대비 낮다는 점으로 성장 기반의 주가 우상향 흐름이 기대된다”면서도 “오뚜기는 여전히 원가관련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투자매력도 측면에서의 일부 아쉬움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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