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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의힘은 결국 ‘영남 자민련’의 길을 걷는가
혁신위의 지도부·중진·친윤 희생 요구에 냉담
혁신위 ‘절반 성공’ 거둔 채 조기 종료에 비판
“서울 49개 중 6곳만 우세”… 총선 패배감 팽배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11 00:02:30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시대적 사명이 크고 무겁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고히 해 글로벌 시대 대한민국의 위상을 튼실히 해야 할 책무가 주어져 있다. 보수정당의 철학과 방향성을 바르게 세워 나가야 한다. 특히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에서 안정적 의석 확보가 돼야만 기적적으로 들어선 윤석열정부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
 
현실은 아니다. 암울하다. 내년 4.10 총선에서 여당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위기 신호가 분출하고 있다.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당이 돼야 한다’(정권 견제론)는 응답이 51%, ‘여당이 다수당이 돼야 한다’(정권 안정론)는 응답이 35%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한국갤럽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57일 실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 지도부는 서울 49개 지역구 중 우세 지역은 6곳뿐이라는 자체 분석 결과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011월에 6%p 정도였던 양론 격차가 16%p로 크게 벌어지며 여권에 위기론을 급속히 확산시키고 있다. 케이스탯 등 4개 회사가 7일 발표한 공동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32%였다. 2주 전과 비교하면 3%p 떨어졌다. 인요한 당혁신위원회 초기에는 잠깐 지지율이 상승 기류를 타기도 했으나 이제 민심이 완전히 변한 것이다.
 
당내에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의원과 당원들을 중심으로 위기론이 일며 당 지도부의 무책임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이후 출범했던 당 혁신위가 절반의 성공만 거둔 채 42일 만에 조기 종료된 데 대한 우려 목소리도 적잖다.
 
혁신위는 대사면·국회의원 특권 배제·청년 비례대표 50% 배치·전략공천 원천 배제·과학기술인 공천 확대· 당 주류 희생 등 모두 여섯 개 안건을 차례로 내놨다. 통합과 희생에 집중한 이런 혁신안은 발표 때마다 당 안팎의 호응도 상당했다. 그러나 혁신위는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인사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희생안건으로 지도부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결국 미완의 퇴장을 하게 됐다.
 
총선 위기론과 관련해 김기현 지도부의 현실 안주·무색무취·무기력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도부가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했음에도 뒤집었다. 이런 지도부 태도라면 굳이 혁신위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중도층·무당층·2030세대가 당을 떠나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당 지도부가 계속 혁신을 외면한다면 국민의힘은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더 쪼그라들고, 윤 정부의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길은 험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희생 혁신안이 당 최고위에 보고되는 11일이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 논의에 맡긴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안은 여당에 큰 파장을 미치겠지만 어느 정도 수용이 이뤄진다면 국민 지지 속에 야당에도 이에 준하는 인적 쇄신 요구가 생겨나고 정치 선진화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기에 현실화되길 바라는 여론 또한 큰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번 혁신위의 제안은 총선 때마다 불거진 여당 내 고질적인 공천 파동과는 결이 다르다. 극심한 내부 분열과 외부 비난의 빌미가 된 비주류 찍어내기가 아닌 주류 세력을 대상으로 해서다.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혁신 시늉만 내고 말았다는 평가를 극복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다시 돌아오도록 윤핵관이나 중진들이 헌신·희생에 앞장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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