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공식후보가 확정되면 몇차례 토론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토론하길 당연히 원한다”면서 “최소 한 차례 이상 토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당 후보이든 토론 의무 및 그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트럼프에게 해리스 측을 압박하는 듯한 자신감이 읽힌다. 애당초 트럼프 캐릭터 자체가 독서·사색·토론·집필 등을 통해 다져진 지식인·현자 풍의 인물상과 인연이 없다. 또 인문학 소양은 충분치 않아도 수십년 선거를 거치며 안전하고 매끄러운 화법을 구사하게 된 거물 정치인들과도 다르다.
트럼프가 공화당의 전통적 인사나 민주당 측 엘리트층에게 공히 멸시받아 온 이유엔 그가 초당적 글로벌리즘 기득권을 뒤흔든다는 점과 특유의 ‘중산층 살리기 구호’(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고급스럽지 않은 서민 어필’이 있다. 이게 오히려 백만장자의 반전(反轉)매력이 된 모양새다.
지난달 TV토론에선 공격적인 무례함을 보이지 않아 ‘트럼프 2.0’으로 평가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피격사건 후 대세론이 강해지자 한층 여유로워졌다. 원래 지적인 유형은 아닌 트럼프지만 방송인으로 유명해졌을 만큼 ‘말빨’엔 나름의 배포와 경륜이 있다. 심지어 저소득층 백인유권자들은 트럼프 식 직설이나 막말에 오히려 환호하곤 한다.
반면 1964년생 해리스에 대해선 ‘정치인의 언어’를 얼마나 체득한 상태인지 판단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 “검사 출신다운 날카로움”을 칭찬한 국내외 주류 언론이 근거로 든 사례라는 게 매우 부족하고 미약하다. 무엇보다 ‘웃음 헤픈 카멀라’ 이미지 불식이 시급해 보인다. 향후 양자 TV토론은 뜨거운 주목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바이든의 후보 사퇴와 해리스 공개 지지 하루 만에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를 바싹 뒤쫓거나 ‘해리스 우세’도 나왔다. 하지만 23일 트럼프캠프 여론조사 담당 토니 파브리지오는 “그녀가 누구인지는 안 바뀐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날 언론에 배포된 ‘해리스 허니문’ 제목의 문건에서 트럼프캠프 측은 “주류 언론의 해리스 보도란 대부분 긍정적일 것이며 최소한 단기적으로 민주당 및 민주당 진영의 일부를 활기차게 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해리스 지지율의 상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지른 수치를 보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허니문이 끝나면 유권자들은 다시 바이든의 부조종사로서의 해리스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지난달 바이든과의 TV토론에서 압승한 트럼프 역시 “그들(바이든과 해리스) 정책이 똑같기 때문에 그녀도 (나와 토론할 때)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느긋한 자세를 보인다.
그렇다고 민주당 결집세를 만만하게만 보긴 어렵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함께 등록 유권자 1018명을 상대로 22일부터 실시해 23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44%, 트럼프 42%로 나타났다. 오차범위(±3%포인트) 내이긴 하지만 트럼프가 현저히 앞서던 이전 상황과 대비된다.
제3후보 포함 다자 가상대결에선 해리스 42%, 트럼프 38%,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 8% 등으로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유권자의 56%는 해리스에 대해 “정신적으로 예리하고 도전에 대처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반면 트럼프에 대해선 49%만 그렇다는 응답이었다. 81세 바이든이 노령 심신으로 낙마한 가운데 이제 59세 해리스가 공식 후보로 최종 결정된다면 고령리스크는 80세를 목전에 둔 트럼프에게 쏠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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