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여행 중개 플랫폼이 충분한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하며 발생한 피해에 대해 책임지기는커녕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한다.”
본지는 29일 최근 온라인 여행 플랫폼 아고다를 통해 해외 항공권을 구매한 뒤 환불을 받지 못한 한 피해사례를 입수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A씨(42)는 지난달 13일 오전 7시경 아고다를 통해 8월27일 베트남 다낭에서 인천에 도착하는 귀국항공편을 예약했다. A씨는 탑승까지 두 달 남짓한 충분한 시간을 앞두고 예약한 당일 예약을 취소했지만 아고다 측에서 환불을 거부하면서 피해를 경험했다.
항공권 판매 방식은 항공사로 직접 예약하는 ‘항공사 예약’과 항공사로부터 항공권을 일부 확보한 공급업체가 항공사로 예약을 진행하는 ‘공급사 예약’이 있다. 환불 규정은 ‘무료 취소 가능’ 및 ‘환불 불가’로 나뉜다.
A씨는 아고다를 통해 예약하는 과정에서 상세 페이지 내 항공권 판매 방식 및 환불 규정에 대한 정보 확인이 불가했다. 아고다는 A씨가 예약취소를 요청해서야 예약 건이 공급사 예약임을 확인해 준 뒤 예약 후 환불이 불가한 상품이기 때문에 소비자 과실로 예약취소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아고다는 예약 건에 필수 확인 사항을 알리는 대신 “예약이 확정되면 항공사 변경 위약금 및 제한 사항이 적용되며 일부 항공권은 환불 및 양도가 불가하다”는 모호한 문구를 삽입했다. 예약 과정에서 반드시 표기돼야 할 정보가 빠진 상품을 판매해 소비자 피해를 키운 셈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사는 고객이 예약을 취소·변경 요청하면 처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권한을 가진 항공사 또는 공급사가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통상 여행사가 이러한 확인 과정의 소요 기간을 3~6개월로 안내하고 있어 소비자는 환불받지 못한 상태로 오래 방치될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항공사에서 환불을 거부하면 소비자는 방법이 없다.
A씨가 예약한 비엣젯항공의 환불 규정은 ‘구매 당일(노쇼 제외)은 결제 시 사용한 결제 수단으로 전액 환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A씨의 경우처럼 확정된 예약 건에 대해서는 항공사 규정을 따르는 것처럼 명기했지만 사실상 항공사의 규정대로 처리를 회피한 것이다.
아고다는 안전 거래를 보장하는 구매안전서비스(에스크로)를 사용하고 있다.
구매안전서비스는 구매자(소비자)와 판매자(아고다) 간 신뢰를 보장하는 시스템으로 고객에게는 △거래안정성 확보(배송완료된 거래에 대해 가맹점에게 대금 지급) △소비자 민원 방지(물품을 받지 못하거나 이상이 있는 경우 즉시 환불)를 위해 중립적인 제3자 결제대행업체(PG사)가 고객의 거래 금액을 예치하고 거래가 완료되면 판매자에게 지급한다.
A씨 사례처럼 미사용 예약 건에 대해서는 예약이 이용 완료될 때까지 대금이 PG사에 의해 안전하게 보관돼 고객이 결제를 취소하는 경우 전자상거래법 제17조제1항(청약철회등) 등에 따라 PG사에서 그 금액을 다시 고객에게 환급해 줘야 한다.
하지만 아고다를 비롯한 이해 당사자인 항공사·카드사·PG업체가 예약 건 환불을 거부하기 위해 돌려막기식 책임회피를 하며 소비자가 마땅한 구제책을 찾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 경우 피해구제 방법마저 막연해 소비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아고다 이용 피해자는 "아고다 고객센터는 연결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일단 상담이 연결돼도 상담원마다 제각기 다른 식으로 응대를 하는 것이 문제"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9번 정도 고객센터로 문의를 했는데 할 때마다 예약 상품의 형태가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다가 환불이 안된다는 등 답변이 오락가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답변에서는 환불 불가 상품을 선택하고 예약 취소를 했기 때문에 이는 소비자 불찰"이라며 "아고다에서 추가적으로 도움을 줄 수가 없으니 소비자보호원이든 카드사이든 소비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아고다 측에 예약 관련 필수적인 안내사항 고지의무 미이행 후 소비자에 책임 전가와 관련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회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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