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상품에 대한 전반적인 권한이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TV·유튜브 광고로도 자주 노출되길래 믿고 예약했는데, 막상 문제가 발생하니 책임회피에만 급급했다.”
28일 본지와 만난 A씨는 최근 온라인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을 통해 회사 단체 출장을 예약했다. 예약 과정에서 실수로 A씨는 2건의 예약을 중복으로 생성해 트립닷컴 고객센터 측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지만 트립닷컴 측의 황당한 대처로 피해를 떠안아야만 했다.
A씨는 호텔 측에 실수로 중복 예약했고 숙박할 예정이라고 전달했다. 호텔 측은 트립닷컴에서 예약된 내용이기 때문에 트립닷컴에서 호텔 측에 연락이 오면 중복 예약된 건을 무료 취소해 주겠다고 A씨에게 전달했다.
그럼에도 트립닷컴은 중복 예약 생성 건으로 소비자에게 아무런 연락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A씨의 예약 건의 취소·변경 권한은 호텔이 갖고 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호텔 측에서 예약 무료 취소에 대해 동의하지 않아 A씨 요청이 반려됐다고 전달했다.
트립닷컴·아고다·부킹닷컴 등 글로벌 여행사는 호텔로 직접 예약을 하는 ‘호텔 예약’ 방식과 호텔로부터 일부 객실을 싸게 확보한 뒤 여행사에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회사와 체결하는 ‘공급사 예약’ 방식으로 소비자와 계약을 체결한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 기업은 웹사이트 또는 앱상에서 상품을 게시해 판매하고, 고객으로부터 결제를 받고 생성된 예약 건에 자체 예약 번호를 부여하는 식이다. 사실상 호텔이나 공급사에서 제시하는 상품을 플랫폼에 진열해 놓는 ‘중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고객이 이들 예약에 취소·변경을 요청한 경우 처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여행사에는 없고 호텔 또는 공급사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는 아무 권한이 없음에도 마치 여행사가 계약 당사자인 것처럼 정보 제공 및 표시·광고하거나, 자체 주문을 받고 주문취소·반품처리를 하는 등 예약 전반 과정에 참여하고 홍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A씨의 경우처럼 온라인 여행사가 여행상품의 정보 제공 및 표시·광고라는 운영 전반에 참여하면서 관련 피해나 분쟁 발생 시 책임을 떠넘기는 등 떠밀기식 운영에 공분을 사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10~2016년 소비자불만 동향’에 따르면 매해 해외여행 관련 소비자 불만은 지속해서 증가했다. 해당 수치는 동기간 출국자 수 증가율의 2배에 해당했다. 소비자 불만 유형 가운데 계약 해제 거부와 관련한 불만이 가장 높았고 △계약 내용 임의 변경 △정보 제공 미흡 순이다.
이런 문제 사항이 발생했을 때 고객센터와 소통하는 데에도 문제가 적지 않다. 글로벌 여행사는 전 세계 여러 해외 호텔 상품을 취급하는 외국계 기업임에도 고객의 문의·민원 해결 등 현지 언어를 구사해 해외 숙소와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인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고 판매한 상품에 책임을 다하려 들지 않고 정보를 전달하는 중개역할만 수행하는 데 그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면 처리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며 “더 큰 문제는 내부 인력이 현지 업체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낮은 가격에 상품을 제공한 만큼 낮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여행사 문제해결 능력은 점차 하향 평준화되는 실정”이라며 “이에 고객 불만을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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