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이자 중심’ 성장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갈아치웠으나 이자이익 비중은 여전히 9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수료·플랫폼 비중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문제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이자 중심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주주 리스크’로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쉽지 않은 점도 악재로 다가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2314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상반기(1839억 원)와 비교해 25.9% 큰 규모다. 특히 2분기 성장 폭이 컸다. 2분기 순이익은 1202억 원으로 1년 전(820억 원)보다 46.7% 늘어났다. 분기 최대치다.
이자수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이자수익은 1조1811억 원으로 전년동기(9461억 원) 대비 24.8% 늘어났다. 대출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 지난해 상반기 33조9000억 원이었던 여신 잔액은 올 상반기 42조6000억 원으로 1년 새 8조7000억 원 불어났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 증가액이 7조70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이자수익은 비교적 부진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수수료·플랫폼 및 기타영업수익(유가증권 포함)은 총 2709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2277억 원) 대비 18.9% 늘어난 규모다. 수수료·플랫폼으로 한정하면 상반기 수익은 1417억 원으로 1년 전(1291억 원) 9.8% 늘어난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이자 의존도는 더 올라갔다. 이자이익(수익-비용)은 상반기 6158억 원으로 판매관리비 등을 뺀 순영업이익(7117억 원)의 86.5% 차지했다. 1년 전 85.9%였던 것과 비교해 0.6%p 소폭 늘어났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이자이익 비중(76.3%)보다도 10%p 높았다. 반면 수수료·플랫폼이익은 507억 원으로 전체 이익의 7.1%에 그쳤다. 2분기로 한정하면 6.8%다.
가계대출 규제로 이자수익 둔화 우려 커져
문제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으로 주 수익원인 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은행권에 주담대 금리 인상을 유도하며 가계대출을 틀어막고 있고 ‘스트레스 DSR 2단계’도 예정대로 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이자수익을 확대해 온 카카오뱅크로선 위기다.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비중은 96.7%(잔액 기준)로 높다.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 둔화 돌파구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1억 원 초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및 담보부 대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7일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큰 시장인 만큼 향후 완결성 높은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다양한 형태의 자금 용도 및 담보 유형을 포괄해 개인사업자 고객의 폭넓은 대출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한다”며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순증 기준 1조 원으로 만들 계획이다”고 했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이 주담대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진 의문이다. 카카오뱅크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개인사업자 비중은 3.3%에 불과하다. 연말까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1조4000억 원에서 2조 원으로 늘려도 이자수익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자영업자에게 무리하게 대출을 내줄 경우 연체율 상승으로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대주주 리스크 비이자수익 확대 제동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비이자수익을 확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금융관련법 등과 관련해 벌금형 이상 형사 처벌을 중심으로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심사한다. 대주주 적격성 요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금융사가 신청한 신사업 인허가를 보류할 수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이디어 상품과 서비스 출시로 수수료·플랫폼수익 확대를 도모하고 있지만 해당 수익을 의미 있게 확대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신용카드·CB 사업 등이 대주주 리스크로 인가가 지연되고 있어 단기간 내 모멘텀 발생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지적에 카카오뱅크는 이자수익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출뿐 아니라 채권이자 등 자금운용도 들어가 이자수익이 급격히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자수익이 100% 여신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고 채권이자 등도 이자수익에 들어간다”며 “여신 성장률 둔화에 따른 영향을 자금운용이나 플랫폼 등 수익 다각화로 대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로 비이자수익 확대가 제한될 것이라는 점에도 선을 그었다. 김석 COO는 컨퍼런스콜에서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해 신규 진출이 제한된 영역은 신용카드·마이데이터·CB에 국한되고 나머지 비즈니스는 명시적 제한은 없고 당국 재량에 따라 인가가 주어지는 형태다”면서 “투자자문업·방카슈랑스·신탁업 등 당국 협의로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라 판단하지만 기존 라이선스를 보유한 회사와 제휴를 통한 아이디어를 더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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