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씨・서울의소리 ‘가짜 각본’인 걸 알고도 탄핵 선동 준비
서울의소리에서 증거 부족 지적하자 崔가 방송 고집
녹음 파일엔 崔・朴씨 함께 시나리오 수정 대화 실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7일 자칭 ‘재미교포 목사’ 최재영(62) 씨를 강요·내란·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목적으로 강전호 서울의소리 총괄이사와 최 씨가 공모해 가짜뉴스를 제작하려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재영과 서울의소리는 이른바 ‘옥새 탄핵 공작’에 대한 스카이데일리 보도에 대해 국회 소통관 성명과 자체적인 반박 보도를 통해 ‘영상을 찍은 것은 맞지만 제보의 신빙성이 의심돼 방송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5차례 보도를 통해 ‘최재영과 서울의소리, 공익제보자 박모(57) 씨가 대통령 탄핵을 목적으로 가짜 영상을 제작해 애초 3월28일 방송할 계획이었음’을 밝혔다. 국민의힘 ‘사기탄핵공작진상규명테스크포스’는 박씨가 제공한 증거자료 등을 분석 중이다.
이들의 혐의가 밝혀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증거와 증언을 바탕으로 저들의 주장에 대한 진위를 먼저 가려본다.
제보자 박씨가 최재영과 등진 이유
제보자 박씨는 스카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최재영과 만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태원 사고 때 자신의 아들이 죽을 뻔했는데 천공이 ‘기회’라고 말했고, 통일정책과 관련해 ‘북진통일’을 주장하는 것을 보고 크게 실망하던 차에 최재영이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사건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감동해 만나게 됐다는 것(이에 대해 박씨는 나중에 ‘천공의 발언을 유튜브에 나오는 단편만 보고서 섣부른 판단을 했다’고 후회했다).
그는 최재영을 돕기로 결심한 후 △자신이 천공을 만만 적이 있고 △청나라 건륭황제 옥새인 ‘삼희당정감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가짜 시나리오를 만들었고, 최재영과 서울의소리 그리고 자신이 공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도록 돕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제보 내용에 대한 (최재영과 서울의소리 측의) 검증 과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최재영과 서울의소리는 나의 제보에 대해 특별한 검증을 하지 않았으며, 최재영은 제보 내용을 정리하고 각색하도록 지시했고 옥새 판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취지로 말을 이어갔다.
‘제보의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엔 “처음부터 영상 제작과 보도의 전제조건으로 최재영에게 신변보호를 요청했다”면서 “증거도 없이 내 증언만으로 영상을 만드는데, 나중에 처벌이 걱정되니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중국대사를 만나 잘 아는 것 같으니) 주한중국대사관으로 피신시켜 줄 것을 확답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답했다.
박씨가 신변안전 요청을 할 때마다 최재영은 “걱정하지 마라. 아무것도 아니다. 스토리를 만들고 정황을 만들자”고 회유했다. 하지만 이 대표와의 만남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최씨가 옥새 촬영을 지연시키자 이번엔 서울의소리 측이 나서 “회동 녹취나 영상이 없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 독립군의 마음으로 일하자. 폭로 후 외신기자회견을 해주겠다는 등의 말로 촬영을 종용했다”고도 밝혔다.
그래서 박씨는 도피용 차량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3월16일 서울의소리는 도피 시 차박(車泊)이 가능한 차량인 카니발을 렌트해 주고, 월급조로 160만 원을 지원해줬다(서울의소리는 나중에 방송을 중단키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로 ‘박씨가 제보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박씨가 비밀리에 보관하던 옥새를 경주에서 가져와 마침내 촬영이 시작됐다. 영상 편집이 마무리가 될 무렵인 3월22일, ‘최종 완성 전 컴퍼해주겠다’는 박씨의 제안을 무시한 채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서울의소리가 일방적으로 방송예고(썸네일)를 내보냈다. 이에 격분한 박씨가 항의를 하자 3월25일 만나서 방송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이들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에는 이들의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박씨는 방송 후 겪게 될 여러 가지 불안함 때문에 자신이 등장하는 영상자료의 폐기를 강력 요청했고, 우여곡절 끝에 녹화분을 폐기하기로 합의를 봤다.
하지만 (함께 담배를 피며) 서울의소리 관계자들이 “증거가 부족해 지금은 방송할 수 없지만 8월 이후 탄핵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그때는 사용할 수 있다. 폐기하기에는 아깝지 않느냐”고 다시 박씨를 설득해 영상자료는 남기고, 방송 시기는 다음으로 넘기게 된다.
4월10일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지만 서울의소리와 최재영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자 박씨는 4월14일 최재영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영상을 폐기해달라”고 통보했다. 이에 최재영은 “서울의소리 편집부장에게 말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서울의소리 편집부장은 “서버가 다운이 돼서 영상이 삭제됐다”는 회신을 보냈다. 이후 박씨는 최재영에게 이용당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서울의소리와 최재영은 공개된 기자회견에서 박씨를 ‘전과 27범’이니 ‘정신지체자’로 매도했지만 경찰에 의뢰해 받은 공식 문서인 ‘범죄·수사 경력 회보서’에는 그의 전과 기록을 발견할 수 없다. 정신장애3급 판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신(神)을 받을 때 생긴’ 조울증 같은 증상일 뿐이다. 그는 최재영이 처음과 자꾸 딴소리를 하자 그때부터 최재영과의 전화나 대화를 꼼꼼히 녹음을 해뒀고, 카톡이나 텔레그램을 통한 대화도 모두 보관하고 있다.
공모의 증거
최재영과 서울의소리는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 몰래카메라로 한참 주가가 올랐던 상태여서 박씨의 제보는 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최재영이 박씨를 만난 지 이틀 후인 2월9일 오마이TV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박씨의 제보 내용 중 일부를 사실처럼 공개한 것이나, 민주당의 총선 승리 후에도 여러 방송에 나가 수행자 천공(天空·72)의 평창동 안가 운운하는 등을 보면 그에게 사실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서울의소리 직원의 음성 녹음 내용이다. “증거 부족으로 방송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최재영이 진행을 고집했기 때문에(할 수 없이 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또한 박씨가 제공한 수많은 녹음 파일에는 최재영과 박씨가 시나리오 내용을 함께 가다듬는 대목도 여러 곳에 나온다.
종합해 보면, 박씨의 제보 내용이 거짓임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박씨가 제동을 걸지 않았다면 서울의소리와 최재영은 ‘3월28일 방송을 강행하려 했다’로 정리할 수 있다. 또 이들은 거짓된 제보임을 의심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분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 쓰려는 계획도 밝혔다. ‘대통령 탄핵을 통한 조기 대선’이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공통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보면 ‘가짜뉴스를 퍼뜨려 탄핵을 선동하려 했다’는 지적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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