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 중심의 ‘작은 정부론’을 근간으로 한다. 그 요체는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로써 부동산 시장 안정을 기하는 데 있다. 5년간 250~270만 호 주택을 공급하고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취득세 등 세 부담을 완화하며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 규제와 재건축 부담금·안전진단 등 재개발·건축 규제 완화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다.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남3구)와 마포구·용산구·성동구(마용성)의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근에는 구축에까지 과열 조짐이 번지고 있다. 급기야 정부가 ‘8.8 주택공급 대책’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구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수도권 도심 내 빠른 신축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재건축·재개발촉진법(특례법)’ 제정,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수도권 신규택지 후보지 지정’ 추진 등이다. 무너진 빌라(다세대·연립) 시장을 정상화해 아파트 쏠림현상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재건축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린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현 정부 부동산 관련 정책의 대부분이 공급 확대였던 만큼 공급 계획의 수치는 높지만 실제 공급은 부족해 문재인정부에 비견될 정도로 부동산시장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빌라 등 ‘비아파트’를 살 경우 세금을 깎아 주고 청약 불이익을 없애기로 했다. 지난해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포비아’ 현상까지 생길 정도로 외면받았던 빌라 시장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서울·수도권 재개발 예정 구역의 빌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규모 빌라는 각종 세금 혜택을 받고 청약 시 무주택자로 인정돼 미래가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임대차 수요가 많은 서울 역세권 위주로 신축 매입 수요가 기대된다. 실제로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하던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등 비아파트 공급은 최근 크게 줄어든 추세다. 2022년 비아파트 전국 인허가 건수는 11만6612건이었지만 2023년 5만7579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6월 기준 1만8332건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냉철하게 분서해 보면 ‘허점’이 적지 않다. 과열된 서울 주요 지역 공급을 늘릴 대책이 빠졌기에 시장의 불안심리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수요자를 움직이게 할 유인책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집값이 상승하는 곳에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일시적으로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사면 취득세·양도세를 면제해 주고 금리를 깎아 주는 등 서울·수도권 아파트에 몰린 수요가 지방으로 옮겨 갈 수 있게 하는 충격적인 내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심사숙고해야 할 것은 그린벨트 해제 여부다. 서울과 서울 인근의 그린벨트 지정을 일부 해제해 신규 주택 물량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효과가 의문시된다. 2009년 이명박정부 당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명분으로 자곡동과 세곡동 그린벨트를 해제해 6569호를 공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주변 집값 안정 효과는 미미했고, 결국 시세를 추종해 ‘로또’ 논란과 투기 조장 문제가 생겼다. 이런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의 인구 1인당 도시 녹지 면적은 24.79㎡로 전국 266.01㎡의 10분의 1도 안 된다. 녹지 면적이 부족한 상태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푼다는 건 무리수다.
여하튼 정부 정책이 실행되기 위해선 재건축·재개발 촉진법 제정과 도시정비법 개정안 및 시행령 개정 등이 필요하다. 이 사안들에 대해선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관련 법안에 대한 국회의 법 개정 속도에 따라 정책 현실화가 가능하다. 여야는 민생 관련해선 지체 없는 ‘협치’를 실천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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