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휴민트(HUMINT·인간정보)를 다 없애버려서 대북 정보를 미국에 구걸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이철우(69) 경상북도 지사는 “미국이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대북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며 이같이 통탄했다.
휴민트는 일종의 북한에 있는 우리 쪽 소식통이다. 인간정보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 오랜 세월 신뢰를 쌓아가면서 국가에 이로운 정보를 획득하는 고된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김대중정부가 들어서면서 대공요원과 대북 휴민트를 대대적으로 숙청했다는 혐의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좌파 정권들은 정보기관 개혁의 일환이라고 구실을 내세웠지만 그때마다 과연 누구에게 이로움을 주는 조처인지 불순한 의도로 간주하고 저항하는 움직임도 이에 못지않았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는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부활도 연장선에 있다. <관련기사 5면>
국정원 국장과 18~20대 국회의원(경북 김천)을 지낸 이 지사는 21일 대구에 자리한 경북도청에서 가진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와 정보를 교환한다는 건 다 옛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국회 정보위원장으로 있을 때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미 정보기관은 북한에 관한 한 우리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휴민트가 필요했던 미국은 탈북인들을 고용해 우리보다 더 상세히 북한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 지사는 “정보기관 퇴직자들이 잘한 점과 잘못된 점을 역사 기록으로 만들어 국민에게 사랑받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의 중앙 정보기관이 있어서 이 나라가 이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알게 하고 정보기관에 의한 피해보다 공이 훨씬 더 많았다는 걸 알리는 게 중요하다. 정보는 곧 국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의 긍정 기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작은 땅덩어리에 750만 명이 살면서 적대적인 이웃에 둘러싸여 있는데도 버티는 이유가 정보가 있기 때문”이라며 “정보로 미국을 움직여 미국이 이스라엘에 꼼짝 못 하게 한다. 우리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옳은 정보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지도자들 탓에 역할이 과도하게 축소됐다”면서 “이런 가운데서도 국정원 본연의 역할을 찾아보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막힘없이 지론을 역설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박정희정부 시절 포항제철이 성장하도록 외풍을 막은 것도 정보기관의 숨은 노력 때문에 가능했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건국절 논쟁에 대한 소회도 거침없이 밝혔다.
한편 이 지사는 경상북도의 혁신을 이끈 민선 8기 지사로 평가된다.
그는 경북의 산업·농업·교육과 대한민국 지방시대를 이끈 경북 이니셔티브를 비롯해 전국 최다 정책 특구 선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등의 주요 성과를 냈다. 또한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3대 특화단지를 모두 보유한 전국 유일 지역이자 탈원전의 그늘을 극복하고 국가에너지산업벨트로 거듭나는 위상을 갖는다.
올해 지방정부로선 처음으로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곳도 경북도다. 이 같은 국지전은 대통령의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언이라는 국가적 전면적으로 확산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6월 경북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혁신 마인드를 가진 이 지사가 다양한 아이디어로 정책을 선도한다”고 격려했다.
대구=이여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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