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차를 몰고 홍대 앞을 지나는데 곳곳에서 텅 빈 상가가 눈에 들어왔다. ‘임대’라고 써 붙인 상가들이 신촌과 이대 앞을 지날 때까지 심심찮게 눈에 들어왔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촌·이대 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8.3%다. 지난해 같은 기간(9%)과 비교하면 공실률이 1년 새 두 배 늘었다.
중대형 상가도 사정이 비슷한데, 올해 2분기 신촌·이대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9.1%로 작년 동기(6.9%)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홍대·합정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2.1%로 전년 동기(5.7%)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또한 올해 2분기 전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8%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 기간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13.8%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소상공인들이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공실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상가 임대료의 상승은 임차인이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상권을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부추기는 동시에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 대표 상권인 홍대를 품은 마포구는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차원의 상권 보호와 임차인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7월 중순부터 ‘상가 임대료 공정거래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임대료 인상 자제 협력을 촉구하는 캠페인에 나선 것.
7월 말 홍대 레드로드와 연남동 끼리끼리길에서 진행한 캠페인에는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지역 상인회·한국공인중개사협회 마포구지회 공인중개사도 함께했다. 이들은 부동산중개업 사무소를 비롯해 인근 상가를 돌며 안내문을 전달하고 상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공정거래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마포구 부동산행정팀장은 “구에서 그런 캠페인을 하는 건 이례적이니 처음엔 당황스러워하는 반응이었는데 상인회장이나 상인들은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사실 공실이 많은 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만은 아니고 전반적으로 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 영향이 큰 것 같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이지 않나”며 “그중에서 레드로드는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다. 그렇다 보니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이 우려된다는 생각에 구청장이 우리가 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자고 해서 캠페인과 상담센터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청 2층 부동산정보과에 자리한 상담센터에서는 공인중개사가 평일 오후 방문·전화 상담을 무료로 진행한다. 담당 부서에선 29일 현재 총 39건의 상담을 제공했다고 한다.
담당 주무관은 “임차인 위주로 상담이 이뤄지기는 하지만 임대인도 까다로운 임차인 때문에 상담을 신청하는 사례가 있다”며 “주로 임대료 인상 문제와 임대차 계약 갱신·해지 관련 문의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이나 임대료 인상률(5%) 제한 같은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정보를 알게 되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실상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 주무관은 “임대인이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하면 합의를 유도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제안하는데 설득이 안 되면 어쩔 수가 없다”며 “과거 10년 동안 임대료를 안 올렸다가 한 번에 인상한 거라면서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담당 팀장은 “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캠페인도 올해 안에 추가로 진행해 상생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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