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전세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해 산출할지에 대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언제 시행할지는 답하지 않았다.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아직 실패라고 단정하기 힘들고 장기간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기업에서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서 △전세대출 DSR 적용 △가계부채 관리 △밸류업 프로그램 평가 등과 관련한 질문에 답했다.
Q. 실수요자를 고려해 전세대출 DSR 적용을 신중히 할 것인가?
김 : 대출받을 때 소득 또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대출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지속돼야 하고 확대돼야 한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속도로 어느 시기에 해야 할지는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전세대출을 받는 이들이 실수요자다 보니까 전세대출 DSR을 도입할지 여러 차례 논의·검토됐고 실행에 옮기기 어려웠다. 지금 언제 하겠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세대출 DSR은 실수요자 보호·전세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얼마나 늘어날 것이고 어느 정도 제어가 필요할 것인지 상황을 감안해 결국 판단할 수밖에 없다.
Q. 10월 가계대출 수준 어느 정도로 전망하는가?
김 : 9월 가계대출보다는 증가 폭이 조금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9월 가계대출 수준이 진정됐다고 생각하는데 9월 추석 연휴도 비어 있어 10월 수치가 또 하나의 (가계대출 증가세 진정)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정확한 숫자가 나와야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지 아니면 조금 더 지켜볼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Q. 가계부채에 있어 국토교통부와 어떤 식으로 협의하고 있나?
김 : 정책대출은 정책대출로서 이유와 목적이 있고 신생아특례대출 등 국민과 약속한 부분은 지키는 게 맞다. 정책대출이 늘어나는 속도 등에 대한 부분은 가계부채 전반의 상황과 연계해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금융위와 국토부는 같은 인식이다. 지난번 국토부가 ‘방공제’ ‘후취담보’ 등과 관련해 혼선이 있었는데 그걸 합의된 원칙으로 이해하면 국토부도 속도의 제어를 같은 인식으로 조치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협의해 왔다. 다만 그 경우에는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못했던 부분들·섬세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계기로 저부터 조금 더 세밀하게 협의하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다짐하게 됐다.
Q. 주요 은행이 이자를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에 대해 생각은?
김 :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금리 상승 시 구조적으로 이익이 많이 난다. 금리가 내려갈 때는 이익이 줄어드는 패턴이다. 앞으로 그런 과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대출받은 이들이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데 은행들이 이자를 통해 이익을 많이 내고 그 이익을 바탕으로 일부 성과급을 주고 이런 형태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은행들과 이 부분에 대해 앞으로 상생이라든지 혁신에 대해 계속 얘기하겠다. 최근 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눠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Q. 밸류업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들 어떻게 생각하나?
김 : 밸류업 정책의 성공 또는 실패 평가 기준은 주가가 올라야 하는 건지 아니면 밸류업 공시를 내는 기업들이 많아야 하는 것인지 등에 따라 굉장히 다양할 것이다. 주가로 보면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 눈에 띄지 않으나 밸류업 공시 후 시장 평가가 굉장히 좋아진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도 올해 들어 늘어난 것으로 확인했다.
밸류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정책은 아니다. 꾸준히 추진할 때 그 성과가 나타날 거라고 봐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되 너무 단정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로드맵 관련해서는 11월 밸류업 ETF 출시할 예정이고 회계 관련해서도 늦지 않게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모멘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국회에 걸려 있다. 금융투자소득세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사주 소각에 대해 세제상의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도 계류 중이다. 국회에서 어떻게 논의되느냐가 중요한 모멘텀이 될 거라고 본다.
Q.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은?
김 : 밸류업을 위해 지배구조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는 같은 생각이다. 합병과 물적분할 등과 관련해 일반주주를 보호하도록 하는 제도적인 개선을 검토하고 있고 연내 구체적인 안을 낼 계획이다.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좀 더 논의해야 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 부처 간 논의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야당 등 일각에선 상법의 이사 충실 의무에 주주까지 포함하자고 얘기한다. 그런데 기업들이 반대하는 내용을 보면 상법의 체계는 회사라는 법인격이 있고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이사회에 위임이 된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주주총회에서 하는 것이다.
상법을 개정하려면 회사로부터 위임을 받은 이사회가 주주에게까지 충실 의무를 부담하게 될 경우 법리적으로 상법 체계상 맞느냐 하는 문제 제기에 답해야 한다. 회사와 주주가 병렬돼 있으면 이사들이 어떻게 결정해야 하느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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