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일미군 주둔 경비의 일본 측 부담액에 불만을 표했다고 전해지자 이 문제가 양국 관세협상의 중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을 20일 요미우리신문 등이 내놨다. 우리나라에선 ‘방위비 분담금’이라 칭해 온 예산인데 ‘주둔비’라고 해야 맞다. 미군기지용 전기·수도세 및 인건비 즉 결국 현지에 도로 풀리는 돈이기에 일본에선 일명 ‘배려 예산’ ‘동맹 강화 예산’으로 부른다.
1980년대 가네마루 신 당시 방위청 장관이 “신뢰를 높인다는 점에서 배려가 있어도 좋다”고 국회에서 언급한 것을 계기로 이런 별칭이 생겼다. 미·일 지위협정에 따라 주일미군 경비는 미국 부담이 원칙이지만 1970년대 일본 물가·임금 상승과 미국의 재정난 속에 1978년부터 일본 정부가 일부를 부담하기 시작했다. 아베신조 전 총리(2006~2007·2012~2020 재임)는 보통국가화(군대 보유 가능한 나라)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긴 했지만 이 부담금을 자진 인상해 트럼프의 환심을 샀다.
일본은 주일미군 기지 종업원 임금과 복리후생비, 전기·수도 요금, 항공기 격납고 정비비 등을 내 왔다.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부터 5년간 주일미군 주둔 경비 총 1조551억 엔(약 10조6000억 원)을 부담하기로 합의한 상태이며 2025회계연도 관련 예산은 2274억 엔(약 2조3000억 원)이다. 현행 미·일 간 협정이 2027년 3월 종료하기에 내년까지 양국은 새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트럼프1기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이 2020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트럼프가 주일미군 주둔 경비로 연간 80억 달러(약 11조4000억 원)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더 올라갈 게 확실해 보인다. 이번 대미협상에서 일본은 방위비를 2022회계연도 이후 꾸준히 늘렸으며 대만처럼 밀접한 관계의 나라가 공격받을 경우 무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집단자위권 관련 법제를 정비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미군 주둔비 부담 비율이 한국·독일보다 높다는 점도 적극 설명될 전망이다. 다만 관세와 방위 관련 사안을 되도록 분리해 협상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전날 취재진과 만나 “(방위비와 관세협상은) 사안의 성질이 다르다”고 짚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 역시 이날 NHK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전보장과 무역을 묶어서 논의하는 게 사리에 맞는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관세와 엮이지 않는 형태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시바 총리는 미·일 관세협상 타결 시기에 대해 “양측에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라면 헛수고다. 세계의 (관세 합의) 모델을 목표로 해서 나름대로 시간을 들이고 싶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자세를 거듭 확인했다. 이어 “가장 좋은 시기에 미국을 방문해 가장 좋은 결론을 얻도록 정부가 최대한 노력할 것” “국민 부담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도록 (대응을) 제대로 할 것”이라며 전기·가스 요금 보조와 휘발유 가격 인하 등 민생 조치 방침도 언급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