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장기화하는 ‘3고(高)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 연기금의 자산배분 체계를 전면적으로 고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단순한 전통 자산배분을 넘어 ALM(자산부채관리) 기반 통합포트폴리오(TPA)를 도입하고, 환헤지 정책과 대체자산 위험관리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금융공학회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3층 불스홀에서 ‘연기금의 바람직한 자산배분 전략’ 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어 고금리·고환율·지정학 리스크 확대, 인구구조 변화, 해외 대체투자 부실 우려 등 거시경제 환경 변화 속에서 연기금의 중장기 수익률과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을 논의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면서 연기금 운용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기금 고갈 우려까지 커지는 만큼 자산배분 체계 고도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이 과거의 저금리 기조를 ‘대안정 시대(Great Moderation)’로 정의하며 현재의 금융시장은 구조적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급망 재편과 탈세계화, 에너지 가격 상승, 지정학 갈등 심화 등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연기금의 가장 큰 자산배분 이슈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기금 고갈 위험과 글로벌 금융시장 구조 변화에 따른 운용 불확실성 확대를 꼽았다. 과거처럼 주식과 채권을 단순 혼합하는 방식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률 확보가 어려워졌고,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3高가 장기화하면서 전통적인 분산투자 전략이 약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주식과 채권 수익률 상관관계가 동시에 움직이는 양(+)의 흐름을 보이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과거 안전자산으로 인식됐던 채권의 매력도가 저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연기금 고갈 대응 방안으로 ALM(자산부채관리) 기반 통합포트폴리오(TPA) 체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단기 시장 대응보다 기금의 장기 지급 구조와 부채 흐름을 반영한 동태적 자산배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환헤지 정책 재정비, 국내주식 비중 조정, 해외부동산·사모신용 등 대체투자 위험관리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 위험 프리미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배분이 연기금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기 시장 타이밍보다 장기 위험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전략적 자산배분이 연기금 운용의 핵심”이라며 “투자전략 다변화와 위험관리 고도화를 통해 장기 수익률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은 구형건 아주대학교 금융공학과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고 △남석구 실장(한국투자공사 통합자산2실) △남재우 실장(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손협 실장(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 △신재광 상무(삼성자산운용 연기금투자풀사업본부) △장봉규 교수(POSTECH 산업경영공학과·한국금융공학회 차기회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연기금의 중장기 자산배분 전략과 위험관리 방향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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