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금을 병원 창구 방문이나 종이서류 제출 없이 청구할 수 있도록 만든 ‘실손24’ 서비스가 시행 6개월이 지났지만 의료기관 연계율이 29%에 머물자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활성화에 나섰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연계율을 80~90%까지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사실상 전면 연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오후 손해보험협회에서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생·손보협회, 네이버, 토스, 소비자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손보험 청구전산화(실손24) 점검회의’를 열고 의료기관 참여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14년 논의 끝에 도입된 제도가 시행 6개월이 지나도록 연계율 29%에 머무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정부가 이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손24는 소비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진료비 영수증, 세부산정내역서, 처방전 등을 별도로 발급받아 사진을 찍어 보험사에 보내는 절차 없이 앱이나 플랫폼을 통해 전자적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네이버와 토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실손24가 국민 편익이 큰 서비스임에도 실제 확산 속도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보고 있다. 6일 기준 실손24에 연계된 의료기관은 총 3만614곳으로 전체의 29.0% 수준이다. 병원급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한 1단계 연계율은 56.3%지만 의원·약국까지 포함한 2단계 연계율은 26.8%에 그쳤다. 가입자는 377만명, 누적 청구 완료 건수는 241만건이다.
정부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약 4035만명에 달하는 만큼 미청구 보험금 해소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소액 보험금이거나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매년 수천억원 규모의 실손보험금이 청구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네 병·의원의 참여를 좌우하는 주요 전자의무기록(EMR) 업체가 최근 시스템 연계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다음 달 이후 의료기관 연계율이 52%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일부 EMR 업체의 소극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권 부위원장은 “공공정책에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바라며 업체가 불참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미참여 업체를 직접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업체의 집단적 참여 거부 움직임에 대해서는 공정위와 함께 불공정 관행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의료기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도 마련한다. 병원이 실손24에서 자사 청구 건수를 확인하거나 병원 소개 정보를 노출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하고, 소비자가 미연계 병원에 직접 도입을 요청할 수 있는 구조도 만든다. 네이버·토스와 함께 대국민 캠페인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와 협업해 미참여 의료기관과 지역 공공병원에 청구전산화 참여가 법적 의무라는 점을 공문으로 안내하고, 매월 추진 실적도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EMR 업체 참여 확대와 소비자 이용 증가가 맞물리면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연계율이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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