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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 안무가 이현정
“무대 위의 예쁜 그림보다 배우에 맞춰 안무 짰죠”
자신의 안무 욕심 버리고 작품과 배우에 집중…인기 안무가로 자리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6-18 00:05:14
  
▲ 이현정 안무가(여·43)는 다수의 뮤지컬 등에서 호평 받는 안무를 창작한 안무가다.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뮤지컬배우로 활동했던 경험은 그를 훌륭한 안무가로써 자리잡게 큰 도움이 됐다. [사진=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한편의 뮤지컬이나 연극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연출, 작가, 안무, 배우 등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돼야 해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들여 만드는 작품이지만, 모든 작품이 잘 만들어지기란 쉽지 않죠. 저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이현정 (여·43)씨는 뮤지컬·연극 등 무대 공연 분야에서 멋진 창작 안무를 하는 안무가다. 과거 무용수, 뮤지컬 배우 등으로 활동해 온 경험을 토대로 한 독특한 안무로 뮤지컬 업계에서 실력 있는 안무가로 평가 받으며 다수의 작품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통 무용 전공생에게 찾아온 오디션 기회…뮤지컬 배우로 첫 발
 
국내에서 호평을 받은 뮤지컬인 ‘킹키부츠’, ‘판’, ‘젊음의 행진’, ‘달을 품은 슈퍼맨’을 비롯해 연극 ‘모범생들’ 등에서 훌륭한 안무를 짜내며 이름을 알린 이현정 씨는 어릴 적부터 무용에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부모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때 처음 한국무용을 접하게 된 그는 피아노나 미술과는 달리 무용이 처음부터 너무 재미있다고 느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당시엔 살집이 있어서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이유에 어머니 손에 이끌려 무용학원을 가게 됐죠. 그때 처음으로 한국무용과 발레를 배우게 됐어요. 당시 저는 무용 뿐 아니라 미술, 피아노도 배우고 있었는데 무용이 가장 재미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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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움직이며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이 적성이 딱 맞았죠. 그래서 피아노와 미술을 그만두고 무용에만 집중하게 됐죠. 이에 자연스럽게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게 됐고, 대학교까지 무용과로 진학하게 됐죠”
 
오로지 무용 한 길만 걸어오던 이 씨는 대학교 4학년 때, 우연히 해외연수를 가게 됐다. 이 때 이 씨는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는 작은 꿈이 생기게 됐다고 밝혔다. 연수과정에서 힙합, 재즈 댄스, 뮤지컬을 접하고 난생 처음 접해보는 다른 장르의 춤을 배우다 보니 어느 새 알 수 없는 매력과 희열에 빠지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대무용, 발레, 한국무용 등은 순수예술로 분류되잖아요. 그냥 춤이 좋아서 무용을 해왔던 터라 전공이던 현대무용과 발레 이외에 다른 장르를 접해볼 수 있던 기회가 많이 없었던 거죠.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로 해외연수를 가게 됐어요” 
 
▲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무용을 배우고 현대무용한 전공한 그는 대학교 4학년 해외연수를 통해 접했던 뮤지컬에 크게 매료돼 뮤지컬배우의 꿈이 생겼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로 데뷔해 다수의 뮤지컬에 주·조연급 배역을 맡았다. ⓒ스카이데일리
 
“그곳에서 순수예술 이외의 여러 장르를 접해보니 정말 재미있었어요. 또 뭔가 내적인 답답함이 해소되는 그런 기분을 느꼈어요. 그동안 저 자신을 가뒀던 영역에서 해방되어 세상을 보는 눈을 보다 넓혀 여러 분야의 춤을 접하고 싶었어요. 그 중에서도 다양한 춤 분야가 복합적으로 활용되는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었던 이 씨는 그 분야에 선뜻 뛰어들지 못해 막연함이 컸다고 한다. 뮤지컬배우가 되기 위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했던 그는 일단 서울에 있는 한 재즈무용단에 들어가게 됐다. 이 씨는 무용단에서 6년 간 활동하면서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재즈무용단에서 댄서로 활동하면서 뮤지컬에 대한 공부도 틈틈이 했죠. 쉬는 날에는 시간을 내서 뮤지컬을 보러 다니면서 배우들마다 보여주는 개성 있는 움직임이나 연기를 비롯해 연출적인 요소들을 유심히 보게 됐어요. 그렇게 활동하던 중 우연히 뮤지컬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 된 거죠”
 
이 씨의 한 지인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앙상블 역이 한 자리가 공석이라며 오디션을 보라고 권했다. 재즈무용단에서 6년이라는 세월동안 일해오며 나름의 안정을 다졌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하지만 순간, 그의 마음 한켠에 남아있던 뮤지컬에 대한 꿈이 마음 속에서 요동치는 걸 느꼈다. 그는 ‘더 늦으면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고 한다. 이에 곧장 오디션을 보게 됐고 마지막 합격자로 뽑혔다.
 
이후 이 씨는 뮤지컬배우로 데뷔해 ‘코러스라인’, ‘광화문연가’, ‘두 도시 이야기’ 등 유명 뮤지컬에서 주·조연급 배역을 소화하며 기량을 뽑냈다. 특히 첫 주연작인 코러스라인에서는 11분 동안 무대 위에서 혼자서 고난이도의 연기, 춤, 노래를 선보여 갈채와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이 씨는 2011년 한 연출가로부터 안무가로 일 해달라는 제의를 받게 됐다. 배우로 활동하던 그였지만, 그의 춤 실력은 익히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제의받은 작품은 대학로에서 인기 있는 연극인 ‘모범생들’이었다. 안무가는 대다수의 무용전공자들이 목표로 하는 꿈의 직업이다. 본래 무용이 전공인 이 씨에게도 뿌리치기 어려운 제의였다. 그는 선뜻 이를 수락하고 본격적으로 안무가의 길로 들어섰다.
   
▲ 배우로 활동 하던 중, 이현정씨의 춤실력을 잘 알고 있는 한 연출가로부터 안무가 제의를 받았다. 안무가는 무용을 전공하는 많은 사람들의 꿈인 만큼, 그는 이를 수락하고 본격적으로 안무가의 길을 걷게됐다. ⓒ스카이데일리
 
우연히 다가 온 안무가 제의…수락 후 전문 뮤지컬 안무가로 전향
 
“‘모범생들’에서 안무를 하긴 했었지만, 작품 자체가 연극이라 사실 안무적인 요소가 그리 많지는 않았어요. 이후 ‘모범생들’ 연출인 김태형 연출님과 ‘브로클린’이라는 뮤지컬을 통해 또 함께 작업을 하게 됐죠. 이 작품은 저의 첫 뮤지컬 안무 입봉작이었던 만큼 애착이 갔어요. 그런 만큼 무엇보다 작품이 잘 나오는 데에만 집중을 했었죠”
 
“배우들이 제가 짠 안무를 잘 소화하지 못해 무대 위에서 예쁜 그림이 나오지 못할 경우가 생겼었어요. 아무리 잘 짠 안무라 하더라도 배우가 그 안무를 완벽히 소화하지 못할 경우에는 과감하게 작품을 수정했어요. 오로지 작품을 우선으로 생각하기로 했죠. 이런 노력 때문인지 작품들이 만족스럽게 잘 나왔어요. 그 이후로 감사하게도 러브콜도 들어오는 등, 일이 많아졌어요”
 
이 씨는 ‘브로클린’ 이후,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 ‘젊음의 행진’, ‘판’, ‘쓰루 더 도어’, ‘킹키 부츠’ 등 다수의 뮤지컬에서 안무를 맡으며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예그린뮤지컬어워즈 시상식에서 크리에이티브 부문 후보에 오르기 까지 했다.
 
“안무가로 작품에 임하면서 배우들한테 자주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감독님은 왜 후보에도 안 올라요’라는 말이었어요. 상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후보에 올라가니 기분은 좋더군요. 작품에 임할 때 저의 안무를 돋보이게 하기 보다는 작품 배우들이 예뻐 보이고 멋져보이게 움직임을 짠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요”
 
이 씨는 올해도 다수의 작품들로 인해 바쁜 날들을 보낼 전망이다. 그는 자신의 안무를 빛내기보다 작품을 빛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다는 자신의 원칙에 충실하다. 안무가로서의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화려함 보다는 잔잔하고 오랜 여운을 남기는 안무가로 활동하는 것, 그것이 이현정 안무가의 꿈이다.
 
“감사하게도 올해도 바쁜 나날들을 보내게 될 것 같아요. 지금 뮤지컬 ‘신과 함께 이승편’, ‘테레즈라켓’ 등 다수의 작품들이 저의 안무를 기다리고 있죠. 일이 많고 바빠지면 자칫 교만해질 수 있어요. 이런 마음을 경계하면서 오직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열심히 달릴 거예요”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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