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부동산세제의 명료함과 단순성의 필요성
우리나라 부동산세제를 몇 가지 특성으로 요약하자면, 세제의 복잡성, OECD국가와 비교해 ‘높은 거래세, 낮은 보유세’ 구조, 짧아진 제도의 개편주기, 구조적인 세제개편 미흡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부동산세제는 관련 행위마다 4~5개 세목이 적용되고, 1개 세목 안에서도 과세항목마다 다른 세율체계가 적용되는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 제도가 매우 복잡한 편이다.
복잡성은 국민이 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없고,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세액 계산을 어렵게 만들어 세무사 등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게 되는 등 부수적인 조세행정비용을 초래하게 된다. 중장기적으로 부동산세제의 단순화(간소화)를 추진해 조세행정비용을 줄이고, 세법상의 미비점을 줄일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OECD국가와 비교해, 명목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OECD 평균보다 낮았고 거래세 비중은 OECD평균의 4배 수준으로 높았다. 우리나라는 부동산을 구입할 때 높은 세율의 취득세뿐만 아니라 부동산 중개 수수료 등을 부담하는데, 전체적인 부동산 거래비용의 적절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부동산거래세에 대한 구조개편은 취득세 등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재원인 점, 부동산보유세와의 연관성, 소폭의 세율인하에도 세수변동성이 큰 점을 감안해 중장기 계획 하에 실행할 필요가 있다. 결국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 등을 국세와 지방세를 구분하지 말고 전체 세수수입을 총량적인 배분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02. 부동산 투기를 제한할 수 있는 유일한 과세 방식은 보유세
부동산 보유세를 내는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공적 편익에 대한 대가다. 또 하나의 개념은 토지의 이용가치다. 어느 지역 집값이 비싸다는 건 수요가 많아 이용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에 걸맞게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여기에 맞게 보유세도 높아지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산세율은 너무 낮아 공적 편익 이용료와 부동산의 효율적 활용도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종부세가 일부 역할을 하지만 1주택이 되면 단독주택의 경우 9억원이 공제되고 부부 공동명의를 할 경우 12억원이 공제되므로 1주택만 보유하게 된다면 고가주택도 종부세 부담률이 그렇게 크지 않다.
재산세가 합리적인 보유세 역할을 하려면 보유 주택 총 가치에 대해 최소한 자산수익률에 근접할 정도의 세율을 부과해야 한다. 시가의 1% 정도를 부과하는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대신 주택 취득세와 등록세 그리고 양도세도 낮춰 전체 세 부담도 조정하고 거래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보유세 폭탄의 개념은 전체적인 부동산 과세총량을 판단할 때 과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보유세로 인해 미래에 기대수익률이 적어지게 되면 부동산 투기는 상당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실현 손익에 과세할 수 없는 양도소득세 규정 때문에 미래의 장밋빛 세법개정안을 염두에 두며 맘껏 부동산을 사들이는 폐단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보유세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03. 보유세의 예외조항이나 조정장치의 필요성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부과규정은, 납세의무자 중 적어도 주거 목적으로 한 채의 주택만을 보유하고 있는 자로서, 그 중에서도 특히 일정한 기간 이상 이를 보유하거나 또는 그 보유기간이 이에 미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과세 대상 주택 이외에 별다른 재산이나 수입이 없어 조세 지불능력이 낮거나 사실상 거의 없는 자 등에 대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함에 있어서는 그 보유의 동기나 기간, 조세 지불능력 등과 같이 정책적 과세의 필요성 및 주거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황 등을 고려해 납세의무자의 예외를 두거나 과세표준 또는 세율을 조정해 납세의무를 감면하는 등의 과세 예외조항이나 조정장치를 둬야 할 것임에도 이와 같은 주택 보유의 정황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다른 일반 주택 보유자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일률적 또는 무차별적으로, 그것도 재산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율인 누진세율을 적용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그 입법 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정책수단의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주택 보유자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 균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선거철만 되면 보유세 감면 어젠다는 1세대1주택 무조건 감면해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지역별로 아파트 중위가격에 따른 과세표준에서 공제되는 기준금액을 높이고, 보유기간별, 소득별, 주택 수에 따라 추가 감면률을 설정해 보유에 따른 세 부담을 감소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시장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특수관계자 간의 매매, 증여, 부담부증여, 현물출자를 통한 법인전환 등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되고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거래세를 설정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이익에 대한 탈출이 쉬울 때 오히려 이익은 크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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