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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역 순회 첫 방문지로 대구‧경북(TK)을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해묵은 감정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의 심장’ TK 공천권을 둘러싼 신‧구 권력 갈등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11일 경북을 방문한 윤 당선인은 시장 등을 돌면서 대구 표심잡기에 주력했다. 이날 윤 당선인이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세 안동시장,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등과 안동중앙신시장을 찾자 상인‧시민 등 2000여명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단상에 오른 윤 당선인은 “제가 3월 안동 유세를 왔을 때 여러분이 열렬히 지지해주신 덕분에 오늘 이렇게 여러분을 다시 뵙게 됐다”며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고 대한민국과 안동의 발전을 위해 몸 바쳐 노력하겠다. 대통령으로 근무하면서도 늦고 추운 날씨에 지지해주신 것을 절대 잊지 않고 일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또 시민들과 일일이 손인사를 했다.
중앙신시장 내 선짓국 식당에서 상인들과 점심식사를 한 윤 당선인은 “선거 전에 약속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을 조속히 지급하고 재래시장을 임기 내에 현대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경북유교회관으로 이동한 윤 당선인은 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본부 회장, 윤시오 파평윤씨 안동종친회 회장 등과 만나 의견을 경청했다. 윤 회장은 윤 당선인 이름인 ‘석‧열’을 따 ‘석심성국태(錫心成國泰) 열낙원민안(悅樂願民安)’이라 쓴 족자를 전달했다. 윤 회장은 “주석과 같이 굳고 강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이 태평성세를 이루게 해주시고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국민이 편안하게 해주시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로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시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안동에 이어 상주중앙시장‧구미국가산업단지‧포항죽도시장 등을 차례로 방문하는 등 광폭행보에 나섰다. 특히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9년 구미에 국가산단을 조성하고 섬유‧기계‧전기‧전자산업 메카로 육성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12일 오후 박정희 전 대통령 장녀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첫 만남에서부터 정치적으로 민감한 얘기는 오가지 않을 것” 또는 “덕담을 주고받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양측 인사들이 왕래를 거듭하면서 협력관계 수준을 높일 것” 등의 전망이 나왔다. 윤 당선인이 내달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불편한 관계를 해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당선인은 박영수특검 당시 박 전 대통령 구속기소를 주도한 바 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시장 출사표를 던지고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TK 공천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벌써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윤 당선인 측은 부인 중이지만 경기(김은혜)‧충남(김태흠) 등의 출마인사 면면을 두고 ‘친윤(친 윤석열) 내리꽂기’라는 주장이 존재한다.
10일 윤 당선인이 직접 발표한 초대 내각 1차 인선에서도 전체 8명 중 TK 출신이 3명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경남 2명, 서울‧충북‧제주 각 1명이었다. 이 가운데 윤 당선인이 ‘보수의 심장’ TK에도 측근을 공천하려 들면서 박 전 대통령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게 추측의 골자다.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TK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다만 윤 당선인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완강히 부인했다. 관계자는 “일부 공작세력이 보수분열을 노리기 위해 흘리는 억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도 6일 브리핑에서 김은혜‧김태흠 의원 등 출마를 두고 “본인의 결단과 주변의 ‘나가면 좋겠다’는 인식이 조화된 것이지 윤 당선인이 나가라 마라 말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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