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만에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공소청이 논란 속에 2일 출범했지만 미덥지 못하다. 정식 수장이 없는 상태에서 출범했고, 인력과 사건 처리 절차 등 세부적인 준비 역시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채 개문발차한 탓이다.
당장 정비하거나 신설해야 할 하위 법령은 100개가 넘는다. 또 전산시스템 정비도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에서 공소청이 출범했지만 보완수사권 없는 수사와 기소가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사건 지연 및 수사 혼선이 예전보다 훨씬 많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로 인해 중대범죄수사청, 경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간 관할 구분과 협조 체계가 완전히 정비되지 않아, 초기 수사 지연과 사건 암장 등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법무부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앤 형사사법체계를 미리 적용한 공소청 시범운영에서 경찰에 대한 보완 수사 요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게 ‘수사 난맥상’을 여실히 예고하고 있다. 경찰이 검사의 보완 수사 요구를 개정 형사소송법이 제시한 기준인 한 달 안에 이행한 비율은 지난해 기준 30% 수준에 그쳤다. ‘사건 핑퐁’에 따른 수사 지연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예컨대 서울북부지검·논산지청·대구서부지청·마산지청 등 공소청 시범운영 대상 4곳이 지난 8월18일부터 9월11일까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한 사건은 총 80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72건)보다 336건(71.2%) 증가한 수치다. 이들 4개 청의 올해 1~7월 월평균 보완수사 요구 건수(568건)도 웃돌았다.
앞서 검찰은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대비해 전국 지검 등 4곳을 공소청 시범운영 대상으로 선정했다. 개정 형소법을 미리 적용해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 검사가 직접 보완 수사를 하는 대신 경찰에 요구하는 건수가 과거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범 운영으로 일정 정도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경찰의 보완 수사 처리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국 검찰청이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한 사건 11만 14건 중 1개월 이내 이행이 완료된 사건은 3만 4101건(31.0%)에 그쳤다. 개정 형소법은 경찰이 보완 수사 요구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이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처리에 3개월 넘게 걸리거나 요구가 이행되지 않은 사건도 2만 6354건(24.0%)에 달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보완 수사 요구 사건에 대한 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경찰 수사개혁위원회는 최근 권고문에서 보완 수사 요구의 구체적 사유, 이행 여부, 이행 완료 시기, 이행의 완성도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개선할 것을 제언한 바가 보완 수사가 없는 심각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중대범죄수사청까지 산하에 둔 행정안전부가 서둘러 몸집이 커진 경찰의 사건 처리 역량 제고에 힘써야 한다. 물론 경찰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제대로 작동시킬 인력과 업무 시스템을 갖추는 게 우선이다. 경찰은 수사 책임이 커진 만큼 공소청에 검사 요구 사건 처리 경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국민 인권보호 등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길 촉구한다. 또한 정부와 국회는 새 형사사법체계를 뒷받침하는 하위 법령 마련에도 속도를 내길 촉구한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