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인간 삶의 질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OECD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에서 한국은 환경부문에서 38개국 중 37위를 기록했다. 거의 꼴찌 수준인 셈이다. 지난해 30위에서 7계단이나 떨어져 이처럼 바닥으로 추락한 것은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로 측정하는 ‘대기오염’의 질이 나빠진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OECD 국가 중 2013년 5위, 2014~2015년 4위에 머물렀던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올해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9.1㎍/㎥로 OECD 평균(14.05㎍/㎥)의 배가 넘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침(10㎍/㎥)의 3배 수준이며, 공기가 가장 깨끗한 호주(5.9㎍/㎥)의 약 5배였다. 미세먼지는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질병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의 저하를 초래한다. 초미세먼지는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흡입시 폐포까지 직접 침투해 천식이나 폐질환의 유병률과 조기사망률을 증가시킨다. 이에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자동차 배기가스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힌다. 따라서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로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먼지 국가 오명에 오르고 그 주범인 경유차 등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와 친환경차 개발 현황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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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오염 중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가 심각한 수준이며, 대기오염 물질 중에서 미세먼지는 호흡기계 질병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자동차 배기가스는 서울시의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근본적인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역 상공의 대기오염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미세먼지로 인한 한국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위한 친환경 자동차 생산 및 보급이 근본적인 대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금도 대기오염 환경이 최악의 수준인 한국이 향후 지속적으로 40여년이 지난 뒤까지 OECD 회원국 가운데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가장 높고 경제 피해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OECD가 미세먼지와 지표면 오존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따진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는 2010년 세계적으로 300만명에서 50년 후에는 600만∼9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경우 대기오염에 따른 조기사망자 수가 인구 100만명당 2010년 기준 359명에서 2060년 1109명으로 3배나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OECD 회원국 가운데 100만명당 사망자가 1000명을 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대기오염 관련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와 노동생산성 감소, 농작물 수확 감소 등으로 2060년에 연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 가량(2조6000억달러, 약 3015조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대인 GDP의 O.63%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UN 산하 환경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건강과 환경, 건강한 사람’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오염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는 한 해 1260만명이며, 이 중 과반인 700만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오염 사망자 700만명 중 430만명은 실내에서 조리 과정 중 배출되는 초미세먼지와 폼알데하이드 등 유해 화학물질 때문에, 나머지 370만명은 자동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 등 실외 오염물질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 자료: 서울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대기오염물질은 크게 가스상 물질과 입자상 물질로 나뉜다. 가스상 물질은 물질의 연소, 합성, 분해 등에 의해 발생한다. 반면 입자상 물질은 물질의 파쇄, 선별, 이송, 기타 기계적인 처리 또는 연소, 합성, 분해 시에 발생한다.
국내 대기환경보전법에서는 이산화황(SO2),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2) 등 가스상 물질(악취물질 포함)과 먼지 등 입자상물질을 포함한 총 61종을 대기오염물질로 정하고 있다.
수많은 대기오염 물질 중에서 초미세 먼지와 폼알데하이드 등은 WHO에서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물질로, 고농도 노출 시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 등을 일으킨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는 만성폐질환과 질병의 사망도와 비례하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다.
서울시 미세먼지 주범 ‘자동차 배기가스’…전기차·수소차 보급 ‘가장 현실적 대안’
안병욱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가 50% 이상이라는 보고서도 있는데, 이는 특정 기간, 특정 지점에서 조사한 것일 확률이 크다”며 “국내 미세먼지의 농도를 높이는 원인은 중국보다 국내요인이 더 크기 때문에 국내 발생 원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소장에 따르면 대기오염 원인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데, 울산·시흥 등 산업단지가 많은 곳은 공장이, 서해안의 태안·서산 등은 석탄발전소가, 산업단지와 발전소가 없는 서울은 자동차 등이 가장 큰 요인이다.
그는 “석탄화력발전소의 경우 신규건설을 중단하고 LNG 발전소를 지을 필요가 있으며, 미세먼지가 많이 배출되는 경유 차량에는 저감 장치를 부착하게 하고 조기 폐차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안 소장은 “정작 중요한 정책은 시행하지 않고 경유세 인상 등 변죽만 울리는 정부의 현 미세먼지 정책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 OECD가 미세먼지와 지표면 오존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따진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사진)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대기오염에 따른 조기사망자 수가 인구 100만명당 2010년 기준 359명에서 2060년 1109명으로 3배나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스카이데일리
안 소장의 지적대로 서울시의 경우 자동차 배기가스가 초미세먼지의 가장 큰 발생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2005~2014년까지 10년 간 서울의 초미세·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조사했다. 발생 원인은 자동차 배기가스(35%), 난방·발전(27%), 건설기계(17%) 순이었다.
환경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미세먼지 절감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현실적이면서 효과가 큰 대안으로는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뿐만 아니라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글로벌 IT업체들도 친환경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기차가 부상하면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10대 자동차 브랜드’에 올해 처음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018년까지 한번 충전으로 32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0년에는 400km 이상 주행하는 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이달 말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 전기차 개발에 착수해 연료전지 스택, 구동모터, 인버터 등 핵심 부품을 독자 개발하고 생산 노하우를 확보했다. 지난 2013년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최초로 수소 전기차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 자료: OECD ⓒ스카이데일리
전기차 선택 아닌 대세 “충전소 확충, 세수감수 대안 있어야 상용화 가능”
전기차가 양산되더라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한 번 충전에 3∼4시간이 소요되고, 부족한 충전소 문제는 전기차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와 연비 향상이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기종의 외국차와 비교할 경우 한국의 전기차 기술력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국은 휘발유와 경유 등에 붙는 유류세가 국가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이 커질 경우 세수 부족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
에너지 소비자단체인 (사)에너지·석유감시단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걷힌 유류세는 휘발유 약 9조8500억원, 경유는 약 11조8700억원으로 총 21조7200억원이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총 23조6945억원의 유류세가 걷혔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정부가 2015년 국세 수입 목표로 설정한 215조7000억원의 10.9%에 달하는 금액이다. 경유차의 증가로 세수 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 세제 혜택이 있는 전기차의 증가를 반길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친환경 자동차는 세계적 흐름으로 선택이 아닌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며 “시장이 커지면 충전소나 충전기의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유류세 문제는 자동차와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분야에서 세수를 확보해야만 국내 전기차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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