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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닥민심<7>]- 미세먼지 대책 경유값 인상 논란

서민들의 알뜰자동차, 서민지갑 노린 ‘좀도둑’ 되나

미세먼지 원인 4위 경유차 축소 움직임에 ‘서민 생계부담 가중’ 지적

김성욱기자(ukzzang67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5-16 0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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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의 황금연휴를 빼앗아갔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최근 국내 미세먼지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이 같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경유 차량 등이다. 이에 정부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으로 지난 2005년 이전에 등록된 경유 차량의 폐차를 오는 2019년까지 완료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경유값 인상, 전기차·친환경차 보급 확대 등을 내세우고 있다. 국제유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L당 휘발유는 1481.58원, 경유는 1271.48원 등이다. 이처럼 경유가 휘발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탓에 대다수의 서민들이 경유차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버스·화물 등 운송업계는 경유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가계부담을 이유로 경유값 인상에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경유 관련 정책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 시내 주유소와 버스·화물 등 운송업계 등을 찾아 경유값 인상에 반대하는 서민들과 업계 종사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직접 취재했다.

 ▲ 최근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주요 발생원으로 지목된 경유차 퇴출 유도 방안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정부는 경유값을 서서히 올려 경유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서민들의 가계부담만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경유를 주유하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국내 미세먼지 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내세운 경유차 퇴출 정책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는 여론이 일고 있다. 경유차를 점진적으로 감축시켜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도 서민들의 생계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정치권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30년 경유차 퇴출을 목표로 ▲노후 경유차 폐차 ▲전기차·친환경차 보급 확대 지원 ▲전기차 인프라 구축 ▲공공기관 친환경차 구입 의무 70% 확대 ▲현행 LPG차 사용제한 규제 완화 ▲경유값 인상 등을 내세우고 있다.
 
논란이 되는 항목은 경유값 인상이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경유차를 줄이려는 노력은 이해하지만 경유값을 올리는 것은 상당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선적으로 꼽히는 부작용은 서민들의 가계부담 증가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유차 퇴출을 위한 경유값 인상이 오히려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경유를 주로 이용하는 버스·화물 등 운송업계에서는 “물류비 상승은 곧 제품 가격의 상승이다”며 “경유값 상승은 서민들의 가계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高물가 시대, 연비걱정 덜한 디젤 차량 점유율 가파른 성장…“올려도 대책은 세워야”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국내 승용차 연료별 점유율 추이’에 따르면 전체 차량 중 가솔린 차량 비중은 ▲2010년 68.1% ▲2011년 66.5% ▲2012년 57.5% ▲2013년 52.7% ▲2014년 48.5% ▲2015년 44.5% 등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 2010년 18.5%에 불과했던 디젤 차량 비중은 ▲2011년 20.7% ▲2012년 27% ▲2013년 32.4% ▲2014년 38.6% ▲2015년 44.7%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2015년에는 0.2%p 차이로 가솔린 차량 점유율을 앞서기도 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수치가 집계되지 않은 지난해의 경우, 디젤이 차이를 더욱 벌렸을 것으로 분석됐다.
 
 ▲ 자료: 국토교통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스카이데일리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디젤 차량이 급증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거론된다. 그 중 정부의 디젤 차량 권장과 저렴한 연비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앞서 정부는 환경 정책을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에 맞춰 디젤 차량을 친환경차로 규정하고 국민들의 구매를 유도했다.
 
이에 환경부는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하는 디젤 차량에 매년 환경개선부담금을 10만원에서 30만원 유예해주는 정책을 펴왔다. 또 저공해 차량 인증제를 실시해 ▲혼잡통행료 50% 감면 ▲수도권 공영주차장 반값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왔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맞춰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디젤(경유) 엔진을 개발하고 이를 장착한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면서 그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노후된 경유차가 원인으로 지목돼 정부 정책이 경유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정부는 경유차 감축의 일환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았는데, 그 중에는 경유값을 서서히 인상하겠다는 방침도 포함돼 있었다.
 
주목되는 사실은 정부의 경유값 인상 방침에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상당수 시민들이 물가 상승 및 가계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경유값 인상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서지원(33·남) 씨는 “경유가 휘발유에 비해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한 달에 20~30만원 정도의 주유비가 꽤 부담스러운 편이다”며 “여기서 경유값이 더 오른다면 차를 소지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국환(가명·45·남) 씨는 “경유차가 환경에 좋다고 소문나고 정부에서도 권장해서 경유차를 구입했더니 이렇게 뜬금없이 환경 때문에 경유값을 올린다는 얘기가 나오면 서민들은 얼마나 황당하겠느냐”며 ““결국 미세먼지 감축을 가장한 세수 확보가 목적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 디젤 차량 점유율은 가솔린 차량을 앞질렀다. 이는 정부의 경유 차량 구매 유도 정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다시 경유 차량 절감으로 정책 방향은 바꾸자 상당수 시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위치한 주유소들 ⓒ스카이데일리

화물 운송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허대겸(47·남) 씨는 “화물차량을 운행하다 보면 주유비가 많게는 100만원 가까이 들 때도 있다”면서 “경유값이 인상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주유비가 지출된다는 말인데 생계를 어떻게 이어가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허 씨는 이어 “운송업계 종사자들은 회사 차량을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구매한 화물차를 끌고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며 “유류비 등 차량유지비도 모두 본인 부담이기 때문에 경유값이 오르면 정말로 먹고 살기 팍팍해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결국 운송업계 종사자들은 운송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운송비 증가는 제품의 원가 증가로 이어지므로 결국 경유값 인상은 서민들의 가계부담 현상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규홍(42·남) 씨는 “휘발유보다 경유가 주유소 매출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경유값이 오르면 주유소들이 많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며 “실제로 유류가격이 인상되고 이틀만 지나도 매출이 부진한 티가 확연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주형민(31·남) 씨는 “경유 차량은 화력발전소나 다른 요인에 비해 미세먼지 발생량이 적고, 그것도 일부 노후 차량에 한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지어 가솔린 차량도 마찬가지로 미세먼지가 배출되는데 경유차만 퇴출시킨다고 해결될 일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문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차량을 구매할 때 보통 경유차가 휘발유차에 비해 연비도 더 좋고 엔진 등 성능이 더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서 구매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경유차를 미세먼지 주범으로 콕 집어 경유값을 인상하는 것은 충분한 고민이 이뤄지지 않은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유차보다 공장, 화력발전소 등 다른 요인이 더 심각…경유값 인상 능사 아니다”
 
환경부가 지난해 확정·발표한 ‘정부합동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 발생원은 국외 영향이 30~50%를 차지했다. 나머지 국내 배출의 경우 ▲공장 등 사업장 41% ▲건설·기계 등 17% ▲발전소 14% ▲경유차 11% ▲비산먼지 6%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내 미세먼지 발생원 중 경유차 영향이 11%로 4위에 불과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경유차 퇴출을 위한 경유값 인상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세먼지 배출로 국민 건강에 피해를 입히는 정도로만 따져봐도 공장·발전소 등이 ‘대도(大盜·큰도둑)’고 경유차는 ‘좀도둑’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버스·화물 등 운송업계에서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심동진 화물연대 전략조직사업국장은 “경유는 버스, 트럭 등에 쓰이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전체 석유제품 판매량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경유값이 인상되면 그만큼 운송비도 올라야 하는데 어느 정도 올리더라도 경유값 인상분만큼은 올릴 수 없어 답답할 따름이다”고 설명했다.
 
 ▲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경유값 인상에 대해 버스·화물 등 운송업계의 반발이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종사자들은 버스나 트럭 등에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경유가 가격이 오르면 결국은 운송비 증가는 서민들의 가계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위치한 시외버스터미널 ⓒ스카이데일리

심 국장은 이어 “지난 2008년 국제유가 파동으로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올라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던 적이 있다”면서 “주유비는 운송업자들의 전체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이끼 때문에 경유값 인상은 운송업계에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 영향 외에도 화력발전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음에도 정확한 원인 분석과 그에 맞는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경유차 같은 요인만 운운하는 것은 실효성 없는 환경대책이다”고 꼬집었다.
 
경유값 인상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운송업계는 지난 3월 경유차 퇴출 정책을 내놓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정치권에 ‘사업용 자동차 경유세 인상 결사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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