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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닥민심<8>]-문재인 정부 저출산 대책

80조원 썼는데…돈·시간 펑펑 장밋빛 저출산대책

아동수당, 육아휴직 급여확대…재원마련 등 현실장벽 높은 ‘장밋빛공약’

서예진기자(uccskku@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5-18 00: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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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유명 속담 중에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출산은 개인의 일이지만 키워내는 데에는 국가와 사회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 역시 출산율 제고 방안을 국가적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저출산 극복 정책에만 80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분위기다. 한국의 출산율은 2016년 기준 1.17명으로 초저출산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30~2040년 생산 가능인구와 노동력이 줄다 못해 ‘제로(0)’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래세대가 없다는 것은, 국가의 미래가 없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걱정만 하기에는 그 심각성이 남다르다는 주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해법과 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16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15~49세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1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국 중 꼴찌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라면 2030~2040년에는 생산 가능인구와 노동력이 줄다 못해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은 이미 2001년부터 현재까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초저출산국(합계출산율 1.3명 이하)으로 분류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지표로 나타낸 것이다.
 
더욱이 통계청이 3월 발표한 ‘2016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7명에 불과했다. OECD 35개국 중 꼴찌 수준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최하위권을 맴도는 수준이다. 올해뿐 아니라 최근 10여년 동안에도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1.07명에서 1.29명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동안 저출산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이어져왔으나 이 또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해결되지 않는 난제로 불리며 매 선거 때 마다 공약으로 등장했다. 지난 19대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각 후보들은 출산율 장려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대선이 치러진 지난 9일 이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조명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0~5세 매달 아동수당 10만원씩 지급 △육아휴직급여 두 배 인상 △아빠육아휴직 보너스제 도입 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아동수당·육아휴직 급여 확대 등 장밋빛공약…“재원 마련은 어떻게”
 
정치권 및 사회문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삼포세대’, ‘오포세대’ 등의 표현이 빈번하게 쓰이곤 한다. 삼포세대는 ‘3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뜻으로, 여기서 3가지는 연애·결혼·출산 이다. 오포세대는 여기에 집, 경력 등을 포함해 다섯 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뜻이다.
 
치솟는 물가, 등록금, 취업난, 집값 등 경제적인 압박과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사회 환경 등을 이유로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거나 기약 없이 미루는 상황이 신조어를 탄생시킨 배경으로 지목됐다. 또 경제적인 부담과 주 양육자에 대한 사회적인 배려 장치가 적은 점도 이유로 거론됐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16 육아 문화 인식조사’에 따르면 아이가 있는 가정의 월평균 육아비용은 107만2000원이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액 345만8000원 중 지출의 31%를 육아에 쓰는 상황이다.
 
응답자의 33.3%는 육아비용 지출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56.7% 역시 ‘조금 부담스럽다’며 부담스럽다는 쪽에 무게감을 뒀다. 지난 10년간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8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배경이다.
 
 ▲ 자료 : 통계청, OECD ⓒ스카이데일리

앞서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약으로 출산율 제고를 위해 0~5세 아동을 둔 가정에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 도입 계획을 밝혔다. 이후 재정여건을 고려해 지급 대상(연령)과 지급액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양육수당과는 별도의 정책이다.
 
하지만 이 공약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재계 및 경제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아동수당 정책 시행의 관건은 재원 마련이다. 실제로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연간 2조6000억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가정양육수당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 가정양육수당은 보육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영유아에게 월 10만~2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가정양육수당만 하더라도 연간 약 1조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다둥이 가족에 대한 추가 지원 등 세밀한 부분에 대해서도 준비가 미흡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와 직장 환경 조성’을 위해 남성(배우자) 공동 출산 휴가 기간을 확대할 계획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 5일 이내 3일 유급휴가를 유급 10일, 무급 4일로 확대하고 일명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자녀수에 상관없이 배우자의 산전휴가나 육아휴직 후 연속으로 사용할 경우 6개월까지 육아휴직 급여를 소득 대체율 80%까지 늘려 최대 200만원까지 지급하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그러나 조사 결과 기업 10곳 중 8곳은 여성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사용조차 부담을 느끼고 있어 남성의 출산휴가 현실화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지난달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1006명을 대상으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에 부담을 느끼는지 여부’에 대해 설문한 결과, 84.5%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부담을 느끼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응답률이 85.3%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83.1%), 대기업(62.1%) 순이었다. 육아휴직 급여를 현재보다 늘린다는 점도 사업주에게 부담이 가기 때문에 기업에서 현실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 문재인 대통령(사진)은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경제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바로 ‘아동수당’이다. 이를 통해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기 시작해 단계적으로 지급액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공약과 함께 밝힌 재원계획에 따르면 아동수당 정책을 실시할 경우 들어가는 재원은 연간 2조6000억원이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보육 시설이 없고, 육아휴직이 힘들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정이 근본적으로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경제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저출산 대책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도 “한국의 모성보호 제도 수준이 선진국보다 높기 때문에 현재 시행하고 있는 그런 제도들을 산업현장에서 철저하게 이행하는 것이 먼저다”며 “아동수당이나 육아휴직급여를 더 확대하는 것은 그에 대한 재원부담 문제도 있고, 오히려 이런 제도를 더 확대하다보면 여성고용이 위축될 수 있는 부작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소영세기업들도 많은 상황에서 육아휴직 급여를 확대해버리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인식 때문에 (여성) 채용을 더 꺼릴 수도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 대다수 “새로운 정책 좋지만 현재 시행 중인 것부터 정착시키는 게 먼저”
 
스카이데일리는 결혼과 출산을 앞둔 이들을 대상으로 현 문재인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한 견해를 직접 들어봤다. 대부분은 “주면 고맙지만 재원 마련 등의 현실적인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육아휴직 확대에 대해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부터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내년에 결혼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박종환(29·남) 씨는 “원래 출산 계획은 없었지만 여기서 매달 10만원 더 준다고 아이를 낳을 것 같지는 않다”며 “그래봐야 연간 120만원 가량 준다는 이야기인데 그 정도 가지고는 출산 계획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고 있는 장지원(29·여) 씨는 지난해 결혼한 후 최근 자녀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장 씨는 아동수당에 대해 “월 1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면 다른 곳에 쓰는 부작용이 생긴다”며 “차라리 육아 관련 물품, 서비스 등을 결제할 수 있는 카드가 효과적일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육아휴직 확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육아휴직 제도가 없어서 못 쓰는 게 아니라 있는 육아휴직도 제대로 못 쓰지 않느냐”며 “기존에 있는 육아휴직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의식 개선 및 해당 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 등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동수당이고 육아휴직 급여 확대고 정말 좋긴 하지만 예산이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특히 기업들이 과연 육아휴직 급여까지 줄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시민들은 문재인정부의 저출산 대책에 대해 대체적으로 “정책 자체만으로는 훌륭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결혼 계획을 세우고 있는 유정희(33·남)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웠던 저출산 공약이 제대로 실시되고 배우자도 동의한다면 자녀를 많이 낳을 생각이 있다”며 “하지만 아동수당이 내 손에 들어오는 건 10만원이지만 정부 입장에선 예산이 한두 푼이 아니고 인력도 많이 필요할텐데 정책이 실현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유 씨는 “공약이 자체가 지닌 보육여건 개선 취지는 맘에 들지만 막상 정책을 시행해놓고 예산이 모자라 나중에 어쩔수 없이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육아휴직 급여 소득대체율이 올라가는 것도 좋고, 유연근무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데 어려워진 기업 사정은 어떻게 해결할지 모르겠다”며 “제도만 고칠 것이 아니라 육아휴직자 급여를 정부에서 일정부분 지원해 사측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본사”고 제시했다.
 
최근 결혼해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미란(32·여·가명) 씨는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던 저출산 대책이 전체적으로 좋은 얘기이긴 한데 아무리 찾아봐도 재원확보 부분이 미진해서 실속 있게 시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동수당 10만원 역시 아쉬운 데로 그거라도 받자는 분위기 이지 사실상 충분한 액수는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조카를 키우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내 경력이 단절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육아휴직 급여를 늘려서 생계에 보탬이 되도록 한다고 해도 정작 직장에 돌아가서 내 자리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는 자녀계획을 고민하던 입장이지만 기업에서 인력 충원과 금전적인 손해를 볼까 봐 출산 계획이 있는 여성을 고용하기 꺼려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명확한 규제나 감시 없이 육아휴직과 육아휴직 급여를 확대한다면 기업들이 오히려 여성을 채용하지 않으려 들 것이다”고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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