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구 1000만명 시대가 도래 하면서 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레저 시설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아직까지 생소한 개념인 반려동물 전용 해수욕장이 등장해 여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흔히들 아는 일반 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의 불편을 이유로 반려동물의 입장이 금지돼 있다. 일부 입장이 허용되는 곳이 있긴 하지만 반려견이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막고 있다. 백사장에서 목줄을 맨 채 산책 하는 수준만 허락되고 있다.
반면 반려견 전용 해수욕장은 견주와 반려견이 함께 바다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정해진 구역에 한해 반려견의 목줄을 풀어놓을 수도 있다. 오히려 이곳은 반려견과 동반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반려견 전용 해수용장은 전국에 단 두 곳이다. 강원도 양양 현남면 광진리에 위치한 남애해변, 현남면 지경리 지경공원 앞 해변 등이다. 이들 모두 ‘멍비치’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작년 한 해 1만5000명 찾아…반려견 키우는 사람의 마음으로 운영
‘멍비치’ 운영자는 천의철(52)씨 부부다. 경기 오산에 거주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던 천 씨는 평소 반려동물과 함께 해수욕을 할 수 있는 해수욕장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도움으로 현재 ‘멍비치’가 자리한 동네 마을 주민들과 우연히 연이 닿게 됐다.
그는 주민들의 동의 속에 평소 생각하던 ‘반려동물 전용 해수욕장’ 운영을 직접 실행에 옮겼다. 해수욕장 운영 첫 해인 지난해에는 남애해변 한 곳에서만 멍비치를 운영했는데, 예상외로 관광객의 수요가 많았다. 올해부터는 기경공원 인근 해변에도 멍비치를 조성해 총 두 곳을 운영 중이다.
천 씨 부부와 함께 멍비치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지경마을 이종민 이장은 “마을이 외진 곳에 있어서 제대로 된 인프라도 없고 해변만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뜸 했었다”며 “하지만 반려동물 전용 해수욕장이 들어서면서 마을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2년 차를 맞이한 반려동물 전용 해수욕장의 인기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천 씨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멍비치를 찾은 반려인은 약 1만5000명에 달한다. 올해는 제대로 운영한 날이 약 10일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두 곳의 멍비치를 찾은 반려인구는 6500여명이나 된다. 해수욕장 한 곳 당 하루 평균 약 300~400명이 찾은 셈이다.
천 씨는 “반려동물 전용 해수욕장은 1년 중 약 45일 밖에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성수기 이용객이 많아도 수천만원의 시설 등 투자비를 제외하면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익이 나는 사업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멍비치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멍비치’를 이용하려면 입장료와 시설 이용료를 별도로 내야한다. 반려인은 1인당 3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샤워비, 파라솔 이용비 등은 모두 별도다. 반려견은 몸무게에 따라서 입장료가 다르다. 크기에 따라 마리 당 5000원에서 1만5000원 정도 된다. 크기 별로 가격차이가 나는 이유는 활동반경, 배변의 양, 직원의 관심도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멍비치는 입장조건이 존재한다. 견주 1인 당 반려견은 2마리로 제한된다. 이용시간 역시 입장 후 5시간으로 시간이 한정돼 있다. 특히 리트리버, 콜리, 쉽독 등 세 종류의 견종을 제외한 대형견은 입장이 불가하다. 지난해 작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규정이다.
숙박시설도 이용 할 수 있다. 숙박시설은 인근 마을주민의 소유이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 할 수 있도록 협약이 맺어져 있다. 향후 대형 호텔과도 협약을 맺어 해수욕장 이용객이 반려동물과 편안하게 숙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천 씨의 계획이다
“반려동물 때문에 고민하던 여름휴가, 멍비치 덕분에 모든 고민 해결”
멍비치 이용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안산에서 자동차중개업을 하고 있다는 민동식(43·남)씨는 “그동안 반려견 때문에 여름휴가 여행지의 선택권이 한정돼 있었다”며 “하지만 이곳은 반려견과 온 가족이 함께 놀러올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온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조민화(35·여)씨는 “작년에도 왔다가 반려견과 함께 해수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아 올해도 다시 오게 됐다”며 “내년에도 또 올 계획이다”고 전했다.
‘멍비치’에서 일을 돕고 있다는 서정대학 2학년 김예은(21·여)씨는 “휴가를 이유로 반려동물을 집에 방치해 해마다 여름철이면 유기견 발생 건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멍비치와 같이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휴가 장소가 지속적으로 생겨 난다면 유기견 숫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멍비치’를 이용해보지 못했던 견주들 중에는 향후 이용계획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창한(30·남)씨는 “반려견과 함께 휴가를 갈 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반려견이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중이었다”며 “이번 여름에는 반려동물 전용 해수욕장을 꼭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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