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7 11:56
뉴스 > 기자수첩
시공사 돈받는 감리제, 입주민 울린다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길해성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9-18 00:07:55
▲ 길해성 기자(부동산부)
지난주 서울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 4차아파트에서는 입주가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이곳 단지는 총 963세대규모다.
 
사실 이 아파트는 입주 전부터 말이 많았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준공인가 전 사전점검 당시 1만 건이 넘는 하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대 당 12건 이상이었다. 일반적으로 신축아파트의 하자는 세대당 1.5건 남짓이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백련산힐스테이트에서는 평균치보다 8배 이상의 하자가 발견된 셈이었다. 의아한 것은 사정이 이런데도 관할 지자체인 은평구청이 준공인가를 내줬다는 것이다. 구청 측은 감리단에서 제출한 서류를 믿고 준공인가를 해줬을 분이란 입장이다.
 
문제제기를 하는 주민들에게는 자신들 손을 떠났으니 건설사와 얘기하라는 등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건설사는 급할 것이 없었다. 준공인가가 끝난 상황에서 하자보수기간에만 적법한 문제처리에만 공을 들이면 될 문제기 때문이다. 속이 편한 것은 감리단도 마찬가지다. 구청 측이 준공인가를 내 줬기 때문에 이곳에 책임을 물을 길도 없어진다.
 
결국 피해는 입주민의 몫이 됐다. 하자를 근거로 보상을 요구하며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건설사 측이 하자문제를 처리해 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엔 달리 도리가 없다. 현실적으로 대기업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입주민들이 ‘을(乙)’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공사를 지도·감독 등을 하는 감리자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부실시공이나 하자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민간건설시스템 상 감리자가 시공사가 지은 아파트에 대해 중대한 사항 아니고서는 지적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다.
 
광고
감리업체 선정은 지자체가 일임한다. 비용은 시공사가 지불한다. 감리자 역시 을인 셈이다. 을인 감리자가 갑인 시공사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하기란 현실적으로 힘들기 마련이다. 감독소홀로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감리자에 책임을 묻는 경우 또한 드물다. 자연히 시공사와 감리자 간 유착이 긴밀해지는 셈이다.
 
건설사들은 이미지가 생명이다. 부실 사실 자체가 향후 공사수주는 물론 분양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감리자와 적당히 마무리 짓고 덮으려는 경향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고 나서 부실이 발견된 경우 지자체가 부실시공을 철저히 파헤쳐 강력한 조처를 내릴 것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 공동주택 준공승인권자인 지자체는 승인 전 시공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입주아파트의 하자문제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자 일각에서는 후분양을 대안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지금의 감리제도로는 설사 후분양이 되더라도 하자를 제대로 발견하고 지적할 지 의문이다.
 
대규모 아파트 공급물량이 예고돼있다. 백련산힐스테이트 4차아파트와 마찬가지의 감리가 적용된 단지들이다. 하자와 관련된 분쟁이 재현될 것이며 지금과 같은 감리방식이 유지된다면 오히려 이 같은 하자분쟁이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를 예방하고 입주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감리제도가 필요하다. 특히 시공사로부터 독립적인 감리제도의 도입이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3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65,068 ▶
어제 135,094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