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남북경협주가 약세를 그리는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다소 낮아진 점이 지목되고 있다. 경제협력 내용이 구체화되긴 했지만 새롭게 눈에 띄는 내용이 없어서다. 이미 시장에서는 건설·인프라부터 개성공단·금강산·남북철도 관련주 등은 어느 정도의 기대감이 반영된 주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이 없으면 더 이상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달라진 시장 반응…남북정상회담 개최에도 남북경협주 전반적 약세
앞서 증권가 안팎에서는 18일부터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른바 남북경협주의 강세가 점쳐졌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시장의 반응은 예상과 딴판이었다. 남과 북의 경제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평양공동선언이 19일 발표된 이후에도 대다수 남북경협주의 주가는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성공단 관련주부터 대북송전·금강산·남북철도·남북건설·천연가스 등 남북경협주로 분류된 종목은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오히려 감소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개성공단 관련주로 분류되는 남광토건과 신원, 보성파워텍, 좋은사람들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오히려 하락했다.
남광토건은 18일 전일 대비 4.14% 하락한 데 이어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당일인 19일에도 6.59% 하락한 채 마감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0.24% 소폭 오르긴 했지만 약세를 그렸다. 좋은사람들은 지난 18일 3.87% 하락한 데 이어 남북정상회담 당일인 19일에는 무려 7.69%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에도 등락을 반복하다 전일 대비 0.57%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남북경협주의 약세는 개성공단 관련주에 그치지 않았다. 대표적인 금강산주로 거론된 현대엘리베이의 주가는 19일 전일 대비 7.05% 하락하다가 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1.90% 오른 채 장 마감됐다. 현대건설은 3일 내내 주가가 흘러내렸다. 17일 6만8700원이었던 현대건설 주가는 20일 6만4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3거래일 동안 6%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과거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부터 남북경협주로 거론됐던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나마 평양선언문에서 언급되면서 연내 사업 착공에 나서기로 계획한 철도주 중 일부 종목이 회담 마지막 날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남북철도주인 푸른기술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시작 한 18일부터 19일까지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그리다 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전일 대비 7.39% 오른 3만500원에 장 마감했다.
남북철도주로 분류된 중앙오션도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7.32% 하락하다가 회담 마지막 날인 20일이 돼서야 전일 대비 7.40% 오른 3410원에 장을 마쳤다. 결과적으론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 주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온 셈이다.
“남북경협 막연한 기대보단 구체적인 혜택 여부가 중요…장기적 관점서 접근해야”
전문가들은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에도 불구하고 남북경협 테마주들이 시들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친 회담 결과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부터 이미 경제협력에 대한 내용들이 언급된 만큼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지 않은 이상 이미 남북경협 관련주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상태의 주가가 추가로 오르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남북경협주로 분류된 종목의 주가는 이미 연초 이후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SK증권에서 경협주로 분류한 44개 종목의 시총 합계를 분석한 결과 연초 대비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4개 종목 중 연초 대비 100% 이상 상승한 종목이 12개, 50~100% 상승한 종목이 9개, 0~50% 오른 종목이 18개 등에 각각 달했다. 사실상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이미 반영돼 오를 대로 올랐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북한 경제재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평양공동선언에 담긴 경제협력 내용에는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 개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사업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 △자연생태계 보호 및 복원위한 환경·산림분야 협력 △전염성 질병 유입 및 확산 방지위한 방역 및 보건·의료분야 협력 등이 담겼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사업이 진행된다고 해도 북미관계 여부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연내 철도 연결 착공부터 관광특구 조성 등 다양한 경제협력 선언이 이뤄졌지만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가 여전한 만큼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은 장기적으론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저평가를 해소하는 데 긍정적이다”면서도 “단순 기대보단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만큼 미국과 UN의 대북제재 여부가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임현범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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