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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180>]-동물보호법·시행규칙 개정
무책임·무분별 동물 사육 ‘애니멀 호더’ 뿌리 뽑는다
법령 개정, 동물학대 범위 넓혀…동물 사육·관리 환경 대폭 개선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9-29 00:02:00
▲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의 사육 공간 조성과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동물보호법과 동물보호법시행규칙 개정안이 지난 21일 시행됐다. 무분별한 동물 사육으로 인해 사회적 지탄을 받아온 애니멀 호더가 법적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반려동물의 사육과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및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지난 21일부터 시행됐다. 특히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과도하게 많은 반려동물을 사육함으로서 제대로 보살피지 않는 ‘애니멀 호딩(Animal Hording)’을 동물학대 행위로 인정함으로서 ‘동물수집’이란 비판을 받아온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해야 하는 맹견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한편, 동물복지축산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위생 및 약품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동물수집·학대 등 범죄 행위” 비판 받아온 ‘애니멀 호더’ 처벌 가능
 
이번 개정안의 특징은 반려동물의 사육과 관리 의무를 강화함으로써 반려동물 학대행위의 기준을 넓힌 점을 들 수 있다. 그동안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비롯해 고의로 사료와 물을 주지 않는 행위 등만을 학대로 규정해 왔다.
 
개정안을 보면, 자신의 능력 이상의 많은 반려동물을 사육·관리하면서 오히려 반려동물에게 상해나 질병을 입히는 애니멀 호더들을 동물학대 행위 처벌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동안 애니멀 호더의 과도한 동물 수집행위로 인해 동물들이 상해를 입거나 사망케 되는 것은 물론, 주변 주민들에게 악취와 소음 등의 피해를 입히는 등 사회문제화 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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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애니멀 호더를 비롯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인들이 최소한의 공간 마련 등 사육 및 관리 의무를 위반해 동물에게 질병이나 상해를 입힐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피학대 동물은 구조·보호 조치된다.
 
이에 대해 이웅종 연암대학교 동물보호계열 교수는 “동물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는 애니멀 호더들에 대한 법적 처벌을 담은 개정안은 잘 된 일이다”며 “애니멀 호딩은 일종의 정신질환으로 볼 수 있는데, 동물보호센터처럼 이들의 현황을 사전에 파악해 정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캐어 대표는 “애니멀 호더 처벌의 전제조건이 ‘동물의 상해’인데, 이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규제가 얼마만큼 적용될지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또 “장기적으로 애니멀 호더를 줄이기 위해서는 1인당 사육 두수나 면적대비 사육 두수를 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목줄을 통한 사육 역시 동물학대의 소지가 있는데 이에 대한 조치는 제대로 없었다. 묶이는 것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전문가들은 동물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애니멀 호더의 사전 등록, 1인당 사육두수 또는 면적대비 사육두수 지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사진은 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된 애니멀 호더 관련 다큐 모습. [사진=뉴시스]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해야 하는 맹견의 범위도 재조정했다. 그동안 맹견의 범위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의 개 등을 비롯해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까지 포함됐다.
 
이후 개 물림 사고가 속출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체고(몸의 높이)가 40cm 이상인 개들에게도 입마개 및 목줄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동물보호단체와 견주들은 “크기만으로 기준을 나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돼 왔다. 결국 농식품부는 개정안을 통해 맹견 범위를 5개의 견종과 그 잡종의 개에 한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반려동물 사육 공간 넓이·목줄 길이 세세히 규정…위생·건강관리 기준 강화
 
사육시설 및 환경기준도 보다 강화됐다.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을 개, 고양이, 토끼, 페럿, 기니피그, 햄스터 등 6종으로 규정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사육 및 관리 기준을 명시한 조항을 신설해 반려동물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했다. 
     
우선 동물을 사육시설과 사육공간을 안전사고 발생위험이 없는 곳에 마련하고, 바닥의 경우 동물의 발이 빠질 수 있는 재질과 형태로 만들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사육공간은 동물이 일어나고 눕고 움직이는 등 일상적인 동작을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고, 가로·세로 길이는 몸길이의 2.5배 및 2배 이상으로 만들도록 명시했다. 높이는 동물이 뒷발로 일어섰을 때 머리가 닿지 않게 만들도록 했다. 단 사육하는 동물이 2마리 이상일 경우에는 마리 당 해당 기준을 충족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실외에서 사육하는 경우 더위나 추위, 눈과 비, 직사광선 등을 피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만들고, 목줄을 이용해 동물을 사육하는 경우 목줄의 길이를 사육공간을 제한하지 않는 정도로 설정해 목줄에 묶이거나 목이 조이는 상해를 입지 않도록 했다.        
 
▲ 이번 법령개정서 목줄과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는 맹견의 범위도 재조정됐다. 사람에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의 경우 불명확한 기준으로 인해 맹견 범위에서 제외됐다. ⓒ스카이데일리
 
동물의 위생 문제와 건강관리에 대한 기준도 강화됐다. 동물에 질병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수의학적 처치를 실시하고, 2마리 이상을 함께 사육할 경우 동물의 사체나 전염병이 발생한 동물을 격리해 추가 피해를 방지하도록 했다.
 
또 동물에 적합한 음식과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사료와 물을 주는 곳과 휴식 공간을 청결하게 관리하도록 했다. 더불어 동물의 행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털과 발톱도 적절하게 관리할 것을 명시했다.
 
또 동물복지축산농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위생 및 관리 기준도 강화했다. 동물용의약품과 동물용의약외품, 농약 등을 사용하는 경우 사용해야하는 축종의 범위와 사용 방법, 적정 사용량 등 약품 설명서, 수의사의 지도에 따라 사용토록 의무화했다.
 
질병이 발생해 치료 과정에서 동물용 의약품을 사용한 동물은 의약품의 휴약 기간의 2배가 지날 때 까지 동물복지축산농장 표시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질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에게 항생제, 성장촉진제 및 호르몬제 등 동물용의약품을 투약하는 것 역시 금지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개정안의 충분한 이행을 위한 세부 계획이나 절차 등이 빨리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일 펫저널 대표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맞춰 적절한 시점에 법 개정이 됐다”며 “이번 법안은 늦은 감도 있는데, 실행여건을 갖추고 관리감독도 강화해 현실에서 빠르게 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현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장은 “제도 개선만으로는 효과가 미진하기 때문에 예산과 지도단속 인력을 확보하고 반려가구 주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어 “개정 초반인 만큼 규제 대상이 광범위해지는 상황을 고려해 처벌 범위를 정했다. 동물학대에 대한 대응을 제도적으로 강화할 계획인 만큼 규제 기준에 대한 장기적인 보완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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