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경영 행보를 둘러싼 잡음이 높게 일고 있다. 특히 남녀 직원 처우에 있어 현격한 차별을 둔 경영 행태가 여론의 비판을 사고 있다. 허 회장의 남녀 차별은 최근 여성인재 발굴에 공을 들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과도 크게 어긋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허 회장이 문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허 회장이 우리나라 산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전경련)의 수장을 맡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더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경제인들의 수장이나 다름없는 인물의 남녀 차별과 같은 구시대적 사고를 지니고 기업을 이끄는 모습이 자칫 전체 기업의 모습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기업 정서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중론이다.
대통령은 여성인재 발굴, GS그룹 회장은 노골적인 여성차별 ‘엇갈린 행보’
재계 등에 따르면 GS그룹은 지주회사인 GS가 GS칼텍스(석유·화학), GS리테일(유통), GS홈쇼핑(유통), GS건설(건설) 등의 주력계열사를 거느린 형태로 돼 있다. 사실상 이들 기업이 GS그룹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최근 이들 기업들의 임·직원 구성 및 처우 등을 두고 적지 않은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남녀 간에 차별을 일삼아 온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GS홈쇼핑의 경우 여성 직원 수는 남성 직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6월 기준으로 GS홈쇼핑 영업전략본부의 남성 직원 수는 172명, 영업전략본부 외 남성 직원 수는 431명 등인데 반해 여성 직원 수는 각각 137명, 297명 등에 불과했다.
GS리테일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실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남녀 차별 행태는 타 계열사와 별 반 다르지 않았다. 여성 직원 대부분은 단기간근로자와 비정규직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GS리테일 직원 중 수퍼 부문에서 여성 정규직 직원 수는 3296명으로 남성 정규직 직원 수인 1105명을 크게 상회한다. 그러나 여성 정규직 직원 중 2186명은 단기간 근로자였다. 남성의 경우엔 161명에 불과하다. 여성 비정규직 직원 수도 163명으로 남성 7명을 크게 상회한다.
공통·기타 부문에서도 여성 정규직 수는 1772명으로 남성 863명의 2배 이상이지만 마찬가지로 대부분인 1064명이 단기간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 단기간 근로자는 95명에 불과했다. 편의점 부문에서는 남성 직원 수가 여성 직원을 크게 상회했다. 남성 정규직 직원 수는 2058명인데 반해 여성 정규직 직원은 651명에 불과했다.
GS칼텍스 역시 직원성비의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정유사업을 진행하는 회사 성격상 여성 직원의 비율이 낮은 건 불가피한 현상일 수 있으나 남성 직원이 여성 직원의 10배에 달한다는 점은 이곳 조직만의 고질적인 병폐 현상으로 평가된다는 지적이다.
정유사업 부문에서 남성 정규직 직원 수는 2326명인데 반해 여성은 217명에 불과했다. 반면 비정규직의 경우 여성직원이 46명으로 남성 29명을 상회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남성 정규직 직원이 214명으로 집계됐지만 여성직원은 20명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의 경우엔 여성이 4명으로 남성 1명보다 많았다.
유리천장 견고한 GS그룹…“여성파워 열풍 역행한 구시대적 조직구조” 분분
허창수 회장은 일찍이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그러나 정작 GS그룹의 고용형태는 ‘남성’ 인재 육성에만 편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회장이 강조한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남성의 전유물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GS그룹의 지주사인 GS의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임원 10명이 전부 남성이었다. 계열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GS리테일의 경우 등기임원 7명, 미등기임원 17명이 전부 남성이었다. GS칼텍스의 등기임원 12명, 미등기임원 48명도 모두 남성이다. GS홈쇼핑엔 여성임원이 존재했지만 총 19명의 등기·미등기임원 중 미등기임원 단 1명에 그쳤다.
GS그룹 주요 계열사는 고위직 대부분이 남성이다 보니 남녀 간 임금차이도 확연히 구분될 만큼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기준으로 지주사 GS의 남성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6500만원 수준인 데 반해 여성 직원은 4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마찬가지로 올해 6월 기준으로 계열사들 중 GS리테일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편의점 직원 남성 2500만원, 여성 1900만원 △수퍼직원 남성 2600만원, 여성 1500만원 △공통·기타 남성 2700만원, 여성 1400만원 등이었다.
GS칼텍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정유사업 남성 7391만원, 여성 4890만원 △석유화학 남성 7495만원, 여성 3256만원 △기타 남성 5609만원, 여성 5085만원 등이었다. 기타 부문을 제외하면 여성 직원 대부분이 남성의 절반 정도의 급여를 받는 셈이다.
GS홈쇼핑은 남성의 경우 영업전략본부 직원과 영업전략본부 외 직원이 모두 1인당 평균 32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반면 영업전략본부 여성 직원은 평균 2500만원, 영업전략본부 외 여성 직원은 평균 21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GS그룹의 고용형태는 현 정부의 친노동·친여성적 정책과 어긋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지지도가 65%에 육박하는 현 정부의 성격과 반대되는 경영 행태로 인해 국민들의 반 기업 정서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허 회장이 산업계의 대표 단체인 전경련의 수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경영 행태가 전체 기업의 기조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GS그룹 관계자는 “남녀를 구분해서 뽑는 건 아니지만 신입 채용 시 지원자 성비를 보면 남성 직원이 월등하게 많이 지원하는데다 거기서 뽑다보니 성비 불균등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최근 4~5년 동안은 대학생 마케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여성 지원자 비율이 많이 올라갔고 이에 자연스레 남녀성비도 점점 좁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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