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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공시가격제도의 허와실(下-한국감정원)
非전문가 들쭉날쭉 깜깜이조사로 국민세금 결정된다
베일 쌓인 감정원 공시가격 책정기준…정확성·형평성 논란에 폐지론 분분
임현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05 00:06:35
▲ 최근 불공평한 부동산 공시가격이 한국감정원의 허술한 조사와 검증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조사부터 산정, 평가까지 감정원이 스스로 조사하고 스스로 검증하는 구조다보니 불공평한 공시가격을 제재할 수단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한국감정원 본사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차장|문용균·나광국 기자]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불공평한 부동산 공시가격이 한국감정원의 허술한 조사와 검증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조사부터 산정, 평가까지 감정원이 스스로 조사하고 스스로 검증하는 구조다보니 불공평한 공시가격을 제재할 수단이 전무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감정원의 공시가격 산정 과정 자체가 베일에 싸여 있어 외부에서 전혀 알 수 없다는 점도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는 지적이다.
 
시세반영률 제각각, 국민신뢰 바닥치는 한국감정원 깜깜이 부동산 공시
 
한국감정원은 부동산 가격공시부터 통계·정보 관리업무와 정책지원을 위한 조사·관리 업무 등을 수행한다. 그런데 정작 감정원이 책정한 공시가가 실거래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 공시가 책정비율이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나 형평성 및 정확성 등을 지적받아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부동산 공시가는 유형별로 토지와 단독주택, 아파트 등 공동주택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토지는 전국 3309만여 필지 중 50만 필지를 표준지로 선정하고 그 가격을 조사·평가해 표준지공시지가를 공시한다. 나머지 필지는 지자체에서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별공시지가가 매겨진다.
 
단독주택도 비슷한 방식으로 공시가가 매겨진다. 한국감정원이 전국 단독주택 419만호 중 22만호를 표준주택으로 선정해 적정가격을 조사·산정해 국토부 장관이 공시하면 지자체는 표준주택가격을 기준으로 개별주택가격을 매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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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의 경우 감정원이 직접 전국 42만 동 1289만호의 적정가격을 전부 책정한다. ‘적정가격’이란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질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이라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그런데 정작 감정원이 책정한 공시가가 실거래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고가주택이 밀집한 곳은 공시가가 낮은 반면 저가주택이 밀집한 곳은 높게 책정돼 있어 형평성 및 정확성을 두고 잡음이 무성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북구 1억 원대 주택의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95% 수준이었지만 강남구 60억원대 주택의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은 25%에 그친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 44%, 서초구 45%, 마포구 41%, 용산구 43%, 성동구 45% 등 고가 주택이 밀집한 오른 주요 지역일수록 시세반영률이 45%를 밑돌았다.
 
반면 강북구(50%), 노원구(50%), 은평구(52%), 구로구(53%) 등 시세가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저가주택이 위치한 지역들은 시세반영률이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이 책정한 공시가가 고가주택에 사는 사람일수록 세금을 덜내도록 만드는 불평등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강남에 소재한 실거래가 16억원대 아파트 중 상당수가 낮은 공시가로 인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대우멤버스카운티1차(전용면적 136.1㎡)의 경우 지난해 16억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공시가는 7억8000만원이다. 시세반영률이 46%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 용산구 이태원동 메이아파트(전용 159.63㎡)와 강남구 삼성동 형우빌라(188.31㎡)도 지난해 각각 17억2150만원, 16억9000만원 등에 거래됐다. 하지만 공시가격은 각각 8억4000만원, 8억3200만원으로 실거래가 대비 49%선에 머물렀다. 덕분에 9억 원인 종부세 과세기준에서 제외됐다.
 
이와 관련,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감정원 통계가 엉터리라는 지적과 실거래가 시스템과의 불일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해마다 나온다”며 “한국감정원이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14주 연속으로 강남 4구의 아파트값이 내림세라고 공시했는데 추후 이 기간 부동산 실거래가를 살펴보니 아파트값이 뛰었다”고 말했다.
 
감정원의 공시가 책정기준 “아무도 몰라”…비전문가가 깜깜이 결정 ‘논란’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공시가 조사부터 산정, 평가까지 모든 걸 감정원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감정원이 책정하는 공시가가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거래가격과 임대료, 원가를 고려한다곤 하지만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 심지어 자료가 존재하는지조차 검증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과세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한국감정원은 전문가가 아닌 비전문가에게 맡겨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엉터리 공시가격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부동산 가격의 일원화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도입한 공시가격제도가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6년 이후 한국감정원은 대량산정모형 적용범위를 확대하면서 표준지를 제외한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에 공시가격 책정에 ‘조사·평가’가 아닌 ‘조사·산정’으로 바꿨다. 한국감정원이 전문적인 감정평가사가 아닌 일반 직원들이 공시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풀어주기 위해서다.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조사·평가는 국가공인자격증이 있는 감정평가사만 가능하다.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를 따져 적정가격을 정확하게 메기기 위해선 ‘감정평가 3방식’ 등의 기법이 사용된다. 감정평가사가 아닌 일반인 하게 되면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산정이라는 표현은 법적 정의가 모호하다. 세계적으로 산정이라는 표현을 쓰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 이는 결국 감정원이 전문적인 감정평가사가 아닌 일반 직원들이 공시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 꼼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감정원이 공동주택 약 1289만호 공시가격 조사·산정을 위해 편성된 인원은 약 550명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3개월 동안 1인당 765동에 대해 세대별 특성 및 가격조사 작업을 완료한 셈이다. 제대로 된 전수조사가 이뤄졌을지 여부를 두고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감정원 측은 조사·산정이 법적 문제가 없고 단가가 저렴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수년간 근무한 경험 많은 직원들이 있어 공시가격 정확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감정원의 공시가격 책정 자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수연 제주대 교수는 “감정원이 만드는 산정가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 상태다”며 “시세반영률을 상승시킨다해도 애초에 정밀하지 않은 시세반영률을 상승시켜봐야 무슨 의미가 있나”고 지적했다.
 
[임현범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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