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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한국형 레몬법

이름값 못하는 벤츠…한국 소비자 호구 취급 언제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 적극 동참 속 유명 수입차 업체 반응 미지근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2-28 15: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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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생활필수품 중 가장 고가의 제품으로 꼽힌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에 이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때 매장을 방문하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하지만 최근 많은 돈과 시간, 노력을 투자해 장만한 자동차에서 하자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사한 사례가 끝이지 않자 정부는 자동차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레몬법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레몬법’을 도입했다. 아직 미국 레몬법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자동차 소비자 보호를 위한 첫 걸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완성차업계가 레몬법을 적용하며 소비자 보호에 동참하는 추세다. 그런데 유독 수입차 업계만 우리 정부의 레몬법 도입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내 소비자들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3년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아직까지 레몬법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가 돈만 벌고 책임은 지려 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형 레몬법 및 적용현황, 이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최근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보호를 위해 한국형 레몬법이 도입됐다.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첫 걸음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와 BMW, 롤스로이스 등 수입차 브랜드 역시 한국형 레몬법을 적용했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 업체인 벤츠는 유독 레몬법 적용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강남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벤츠 전시장 ⓒ스카이데일리
 
자동차 소비자 보호법의 일환인 ‘한국형 레몬법’ 도입에 다수의 수입차 업체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수입차 판매량 1위를 질주 중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또한 레몬법 도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국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돈만 벌고 책임은 미루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 보호 위한 한국형 레몬법 시행…은근슬쩍 동참 거부 중인 수입차 1위 벤츠
 
‘오렌지를 샀는데 알고 보니 레몬이었다’라는 의미의 레몬법은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소비자 보호법 중 하나다. 미국의 레몬법은 차량 구매 후 2만9000km 주행 거리 또는 18개월 이내에 고장이 일정 횟수 발생하면 제조사에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제조사의 명백한 하자가 밝혀질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취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미국의 레몬법 시행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법 시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관계당국은 자동차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올해 1월 1일부터 한국형 레몬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형 레몬법의 적용대상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이며 구매일로부터 1년 이내, 기간 내 2만km 이하 주행한 차량이다.
 
이 중 원동기, 동력전달장치, 조향 및 제동장치, 주행·조종·완충·연료 공급장치, 주행 관련 전기·전자 장치, 차대에서 중요한 하자가 2회 발생한 경우 및 그 외 일반 하자가 4회 발생한 경우 한국형 레몬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같은 징벌적 손해배상 등과 같은 강력한 제재가 부재하다는 점을 이유로 반쪽짜리 레몬법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 만들어졌다는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 한국형 레몬법 도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미 한국형 레몬법을 도입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 1월 계약 차량부터 해당 법을 소급 적용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달 신차 출고분부터 해당 법을 적용했다. 한국GM은 아직까지 한국형 레몬법을 도입하지 않았지만 제도 도입을 확정하고 관련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반면 수입차 중 상당수는 미온적인 태도로 한국형 레몬법에 대응하고 있다. 수입차 최초로 한국형 레몬법을 적용한 볼보와 지난해 연이은 화재사고로 국민적 공분을 산 BMW, 럭셔리 브랜드 롤스로이스 등을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소비자들은 수입차와 소비자 간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레몬법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수입차 피해 구제 신청은 총 1410건에 달한다. 지난 2013년 198건이었던 수입차 피해 구제 신청은 지난 2017년 307건으로 증가했다. 등록대수를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다.
 
결함 내용 중에는 차량하자가 81.4%(1148건)로 가장 많았다. 하자 내용으로는 엔진결함이 25.2%(289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차체 및 외관 24.4%(280건) △소음 및 진동 9.8%(112건) △변속기 9.0%(103건) △편의장치 8.5%(98건) 등의 순이었다.
 
이 처럼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나 판매사와 원활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절반에 불과하다. 1410건 중 당사자 간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는 51.5%(726건)이며 미합의는 34.3%(484건)에 달한다.
 
“하자제품 팔고도 나 몰라라…한국 소비자 봉으로 아는 벤츠 불매운동해야”
 
소비자들은 특히 국내 수입차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벤츠가 레몬법을 적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 ‘기업의 책임을 저버리는 동시에 국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날 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벤츠는 국내시장에서 7만798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함과 동시에 3년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에 등극했다.
 
판매량만큼이나 벤츠와 소비자들 사이에 갈등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1월 주행 중이던 벤츠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해당 차주가 1인 시위 진행했으며 지난해 6월 벤츠 트럭 소유주 48명은 차량 결함으로 신체적·금전적 피해를 봤다는 취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1년 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타나카 에어백 리콜 등으로 인해 소비자 안전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인 메르세데스 벤츠는 국내 소비자들과 수많은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화재 피해를 입은 벤츠 차주가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벤츠는 소비자 보호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형 레몬법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은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 벤츠 차량 [사진=뉴시스]
 
강남 자동차거리에서 만난 이상호(34·남) 씨는 “수입차를 구매하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다”며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수입차 하자 문제가 남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는데 레몬법이 도입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벤츠만 유독 레몬법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며 “얼마 전에 벤츠 매장도 방문했었는데 해당 법안 도입에 대해서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꼬집었다.
 
같은 장소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은 수입차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 여성은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된 제품인데 레몬법을 도입하지 않는 것은 자동차 발생한 하자를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미랑 같다고 본다”며 “특히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레몬법 도입을 미루는 벤츠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불매운동을 벌여서라도 벤츠의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신사동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는 최명호(44·남) 씨는 “예전에는 수입차를 몰았는데 지금은 국산 세단을 타고 다닌다”며 “물론 국산차도 하자가 발생하면 소비자의 입장이 관철되기 힘들지만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더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 씨는 “벤츠도 서둘러서 레몬법을 적용해야하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갚는 행보를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레몬법 도입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명확한 적용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레몬법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강력한 제재가 있어 자동차 브랜드들이 이에 걸리지 않으려 신차 교환·환불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레몬법의 경우 미약해서 미국과 같은 효과를 야기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법이 약하기 때문에 수입차 브랜드에서 변명하고 도입하지 않으면 그만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레몬법을 상위법으로 만들어 수입차들이 서둘러 도입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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