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용품의 고급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디자인과 품질을 우선하는 반려인들의 소비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덕분에 수십·수백 만원에 이르는 고급 반려용품의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소득에 상관없이 럭셔리 반려동물 용품에 지갑 활짝…가격보단 품질·디자인이 우선
과거 단순히 반려동물을 먹이고 입히던 단계를 넘어 삶의 동반자나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문화로 바뀌면서 반려용품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반려인들이 늘고 있다. 한국펫사료협회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가구당 월평균 양육비는 2017년 12만에서 2018년 14만5000원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월 소득이 낮을수록 양육비 지출규모가 작았던 2017년 조사 때와 달리 2018년 조사에서는 200만원 이하 소득계층과 600만원 이상 소득계층의 양육비 지출규모가 비슷했다. 소득에 상관없이 보다 나은 반려용품을 구매하려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모바일커머스 업체인 티몬이 지난해 1월~6월 반려동물 용품 구매자 매출 상위 10만 명을 대상으로 소비행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만원 이상 고가 사료의 매출 신장율은 2배가 넘는 105%에 달했다. 가격대별 매출 비중 역시 27%로 가장 높았다.
반면 2만 원 이하 사료의 매출 신장율은 24%에 그친데 이어 매출비중은 16% 수준에 머물렀다. 반려동물을 위해 쓴 돈이 자신을 위해 지출한 금액보다 상품군별로 평균 22%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일 펫저널 대표는 “반려문화가 확산되면서 더 품질이 좋고 고급화 된 제품 시장이 형성되고 규모 또한 커지는 추세다”며 “반려인구가 많아지면서 예전에는 부담스러워 주저하던 가격대의 반려용품도 구매하는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애견용 고급 가전제품들이 출시되는가 하면 방석, 캐리어 등 기존의 제품들도 점차 고급화 되고 있다”며 “반려용품 선택 기준에 있어 집안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것은 물론이고 내추럴하고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경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외국산 제품의 경우 예전에는 저가제품과 고가제품이 모두 국내에 들어와 판매됐지만 지금은 고급제품만 수입되는 추세다”며 “그만큼 소비자들의 니즈가 달라졌다는 반증이다”고 전했다.
해외브랜드 사료영양제 선호 현상 뚜렷…수백만원대 반려용품 판매량도 쑥쑥
반려동물 제품의 고급화 추세는 사료 시장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세계 시장조사 기업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4000~5000원 미만인 반려견 저가 사료제품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5년 약 30%에서 2018년 24%대로 하락했다. 2020년에는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1만 원 이상인 고급사료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약 56%에서 62%로 확대된데 이어 2020년에는 66%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에 따르면 자사 쇼핑몰을 통해 판매된 1만원대~17만원대 네츄럴코어 사료제품의 지난 3년간(2015년~2018년) 판매증가율은 무려 2319.5%에 달했다. 1만 원대~17만 원대 ANF 사료제품은 같은 기간 374.1%의 신장율을 보였다. 유기농 강아지사료 제품은 770.0%, 애견 영양제는 204.5% 등의 판매증가율을 보였다.
위메프 관계자는 “반려동물용품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반려동물의 건강과 웰빙을 유지하기 위해 인공 색, 인공 향료가 들어가지 않은 천연 식품의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소 비싸더라도 좋은 사료와 간식을 사주려는 펫팸족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펫용품 전문매장 에프에프컴퍼니 박주호 대표는 “과거 판매원들이 권하는 사료를 구매해 먹이던 데서 지금은 소비자들이 일일이 사료의 성분까지 확인해 구매하는 추세다”며 “사료의 경우 평균 3만5000원 이상 제품을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사료의 고급화 추세는 고가의 해외 브랜드 선호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펫푸드 판매 1위 브랜드인 프랑스의 ‘로얄캐닌’의 매출 성장률은 지난 2015년 265억1600만원에서 2017년 798억6300만원으로 70%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77억3900만원에서 228억37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식품분야 다국적기업인 마즈의 도그푸드브랜드 ‘시저’와 일본의 ‘챠오츄르’, 미국의 ‘내츄럴발란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영양제 제품과 생활용품의 고급화 추세도 주목된다. 박주호 대표는 “반려동물의 피부에 민감한 제품들의 경우 소비자들이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샴푸의 경우 캐나다, 미국, 일본에서 들어온 제품들이 많이 판매되며 2만5000원천에서 3만원대 이상 제품들이 많이 나가고 있다”며 “요즘에는 소비자에게 저가제품을 권하면 사지 않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특히 피부·눈·장 건강에 좋은 기능성 영양제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며 “300g~400g에 10만원 정도 제품들은 물론 기본적으로 1만5000원~2만원대의 영양제가 많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산 영양제 제품을 손님들이 먼저 찾는다”며 “퀄리티도 높고 오랫동안 영양제를 만들어 오던 회사인 탓에 손님들이 많이들 알고 있다”고 전했다.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반려동물 생활용품과 패션용품 등의 출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들 제품들의 판매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위치한 반려동물 전문 편집숍 ‘펫부티크’에서 판매되는 로드루(LordLOU, 네덜란드 브랜드) 애견용 침대는 90만원대~110만원대다.
오크나무 프레임으로 제작한 프랑스 루이 16세 클래식 스타일이다. 컨템포러리 라이프스타일 컨셉의 문고앤머드(MUNGO and MAUD, 영국 브랜드) 애견용 침대는 4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고급스런 디자인의 코카스빈(COCASBIN, 국내 브랜드) 반려견 카시트는 20만 원대~30만 원대, 강철로 만든 심플한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도카펫(Docapet, 미국 브랜드) 애견용 식기와 밀리옹의 시그니처 모델인 밀리옹(Milliong, 국내) 반려동물용 캐리어(가방) 등은 2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단단한 자작나무와 스틸 프레임을 기본으로 제작된 스튜디오 올리브(Studio Allive) 캣타워의 판매가격은 60만원 전후다.
갤러리아 커뮤니케이션팀 민경국 대리는 “프리미엄 애견용 침대, 카시트 등의 인기에 힘입어 매장의 최근 3년 연평균 매출신장율은 10% 이상이다”며 “전담 바이어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고려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이템들을 지속적으로 들여와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반려동물 생활용품과 패션용품의 가격대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내 한 유명 펫쇼핑몰에서 판매되는 피콜로 유모차는 37만원~49만원, 가또블랑코 화장실은 19만원~26만원, 미유파리 하우스는 24만원~28만원 등이다.
높은 퀄리티와 브랜드를 앞세운 고가의 원목 반려동물집, 캣타워, 자동 냉난방 패드, 원목화장실, 펫 유모차, 욕조, 음이온 살균드라이룸, 펫케어룸 등의 제품들도 반려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서울의 한 펫숍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반려동물의 사료와 용품이 고급화 돼 있어 시장성장세가 느린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막 고급화된 반려문화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그만큼 시장이 무궁무진한 만큼 고급화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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