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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게임 질병코드 도입

“황무지 꽃 피운 수십조 수출산업 위기는 국난(國難)”

WHO 게임 질병코드 도입 결정에 여론 들썩…보호장치 마련 요구 봇물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29 0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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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종주국인 우리나라 게임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마약, 알코올, 담배 등과 같은 질병으로 분류하며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도 WHO를 따라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경우 각종 규제로 인한 게임산업 경쟁력 저하,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 저하 등의 현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WHO의 결정에 게임업계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 또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종 대·내외 악재로 경기가 크게 침체된 상황에서 수출효자인 게임산업의 위축은 국가경제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수출 규모는 문화콘텐츠 전체 수출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 문화산업을 주도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게임산업의 높은 가치를 외면한 채 모호한 기준을 앞세운 WHO의 의견을 수용해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면 국가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게임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높은 잠재력,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WHO의 결정 등에 따른 업계 종사자들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한 데 대해 우려감을 표하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국내에 게임중독 질병코드가 도입될 경우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게임산업이 침체될 수 있어서다. 특히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되는 게임업계는 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e스포츠 경기 현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국민들의 고충을 가중시킬만한 새로운 악재가 생겨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게임산업이 송두리째 흔들릴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며 공식 질병으로 분류한 데 따른 결과다. 게임 질병코드가 국내에도 도입될 경우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쇠퇴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여론의 중론이다.
 
관련업계 종사자와 다수의 전문가들은 게임질병코드 부여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게임을 질병으로 관리하게 되면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이용자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산업이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수출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 자체가 위축되면 국가경제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질병코드 도입은 게임업체 마약상 만드는 격…황금알 낳는 게임산업 보호해야”
 
WHO가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질병코드 6C51)’를 포함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안(ICD-11)을 통과시킨 이후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 문화콘텐츠산업을 주도하는 게임 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게임질병코드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규제가 강화되고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 종국엔 한국경제에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게임업계의 중론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수출총액은 34억4918만달러에 달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4조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이 중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21억4321만달러로 상반기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수출총액의 62.1%를 차지했다. K-pop 수출액(2억415만달러)의 약 10배, 영화산업 수출액(2742만달러)의 약 8배 등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콘텐츠 산업 수출총액은 75억달러로 그 중 56.5%(약 40억달러)가 게임산업 수출액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게임산업은 전망도 밝은 편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게임산업 수출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9.1%(약 7억달러)나 상승했다. 앞으로 5G 등을 결합한 AR·VR장르 게임이 속속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파른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이 흥행할 경우 캐릭터, 영화 등 다른 콘텐츠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도 평가된다.
 
게임질병코드의 국내도입이 커다란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덕주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산학협력단은 WHO의 게임중독 질병 인정안이 발효될 경우 2022년 우리나라 게임업계는 10조원 이상의 손실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8000여명 규모의 고용축소를 겪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전문가들은 게임질병코드의 국내도입을 막아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게임업계 전반의 축소를 야기할 수 있고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도 크게 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게임질병코드의 섣부른 국내도입이 게임산업의 경제적 효과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게임질병코드 부여는 그 기준부터가 확실치 않아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게임산업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1등을 하는 몇 안 되는 산업 중 하나인데 게임질병코드 부여로 해당 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크게 손실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게임질병코드 부여는 게임개발자 등이 ‘우리가 질병을 만드는 사람들인가’라는 식의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의 사기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며 “게임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은 게임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오로지 좋은 게임 만들 생각만 했는데…척박한 땅에서 꽃 피운 우리가 무슨 죄”
 
한국 게임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과 게임업계 종사자 등도 게임질병코드 국내 도입에 적극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임질병코드 부여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은 가운데 게임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게임산업의 발전이 규제에 가로막힐 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는 이유에서다.
 
‘리니지’, ‘아이온’ 등으로 대한민국 게임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NC소프트는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대해 게임중독이 정신장애라는 근거가 빈약하고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에서 재진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 게임업계는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따라 게임산업이 규제에 가로막혀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게임산업이 침체될 경우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을 감수할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PC방 [사진=이태구 기자] ⓒ스카이데일리
 
NC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업계 전반이 그렇지만 게임질병코드 도입은 논의가 필요한 영역이다”며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대해 게임업계와 공동 대책위원회 등을 발족하며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도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우려스런 목소리를 전달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올해 리그오브레전드 글로벌 출시 10주년을 맞은 만큼 보다 게임이 장수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e스포츠 대중화를 위해 회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대해서는 입장을 전달하기 조심스럽지만 게임업계 등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트아크’, ‘크로스파이어’ 등으로 흥행을 거둔 스마일게이트도 비슷한 입장이다. 게임질병코드 도입과 관련해 메이저 게임사 등과 마찬가지로 반대하는 입장이며 국내서 공론화 되는 단계를 대응하기 위해 업계 전반과 공동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게임산업이 미미한 국가의 지원 아래 성장해왔다는 점을 들며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안타까운 입장도 전달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향후 VR을 도입한 신작게임 출시를 준비하는 와중에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스마일게이트도 타 게임사들과 마찬가지로 게임질병코드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국내 게임사들은 스타트업 형태로 국가의 지원도 거의 받지 못한 상태서 오늘날까지 성장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갑작스레 규제와 마주하게 됐다”며 “게임산업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적극적으로 장려해야할 정책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만큼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대응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정부부처도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콘텐츠 산업의 핵심인 게임산업의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업계 전반이 침체될 수 있다는 이유 등에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게임질병코드 국내 도입문제와 관련해 게임업계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며 “콘텐츠산업의 핵심인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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