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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불공정 경쟁에 좌절하는 미래세대(中-전문대학원)

“유급 2회 조국 딸 현행 제도론 의사·변호사 다 된다”

오락가락 잣대 입학부터 높은 등록금까지…청년들 밤샘 노력 물거품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0-14 00: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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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고위층 자녀의 특혜 입학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덩달아 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등 전문대학원을 향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문용균·나광국·장수홍 기자] 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등 전문대학원에 대한 비판 여론은 설립 초기부터 끊이지 않았다. 입시와 관련해 고위층 자녀의 특혜 입학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입학시험에서 면접이 합격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입학을 위한 높은 사교육비와 등록금 또한 불공정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최근에는 조국 법무부장관의 딸이 의학전문대학원(이하·의전원)에 입학한 것을 두고 각종 의혹이 쏟아져 나오면서 전문대학원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높게 일고 있다. 전문대학원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특권층의 신분세습 제도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청년층을 비롯한 일반 국민들은 로스쿨, 의전원 등 특권층을 위한 음서제도 개혁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기득권 신분세습 제도로 전락한 전문대학원…“부모 특권 대물림 심각”
 
전문대학원을 둘러싼 논란이 절정에 다다른 시기는 2015년이었다. 사법고시(이하·사시) 폐지 예정 시기인 2017년까지 약 2년여 간 변호사단체와 사시를 준비 중인 이들을 중심으로 사시를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았다. 특혜 입학관련 의혹도 수 차례 보도됐다. 결국 교육부는 로스쿨 입시전형 전수조사에 나섰다.
 
교육부의 전수조사 결과 서류전형과 면접 등 로스쿨 입학전형 과정에서 대법관 등 전·현직 고위 법조인의 자녀들이 포함된 24건의 입학 비리 사례가 적발됐다. 이 중 5건은 자기소개서에 아버지, 외삼촌 등의 신분을 ‘○○시장’, ‘○○지방법원장’, ‘법무법인 ○○대표’, ‘○○ 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등이라고 적거나 언급해 부모나 친인척이 누구인지 드러냈다.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분을 기재한 사례는 24건, 이중 부모나 친인척을 비교적 쉽게 추정하거나 특정할 수 있는 사례는 5건 등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로스쿨 입시전형 과정에서 응시자들이 부모나 친인척의 성명, 직장명 등 신분 등을 알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부모나 친인척을 추정하거나 특정할 수 있는 5건 중 4건은 해당 로스쿨이 부모나 친인척의 신분을 적지 말라고 지원자들에게 미리 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건은 해당 로스쿨이 기재금지 사항을 미리 알렸지만 지원자가 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24건 중 부모나 친인척의 성명이나 재직 시기를 적진 않았지만 집안에 대법관, ○○시의회 의원, 검사장, ○○법원 판사 등을 지낸 사람이 있다고 적은 사례도 19건이나 됐다. 19건 중 7건은 로스쿨 측에서 지원자에게 부모나 친인척 등 신분을 기재하지 말라고 미리 고지했지만 지원자들이 이를 위반한 경우였다.
 
로스쿨은 고위층 자녀의 특혜 입학 뿐 아니라 높은 사교육비·등록금이라는 또 다른 문제점도 존재한다. 한국장학재단이 발표한 ‘최근 3년간 20개 대학의 로스쿨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현황’에 따르면 로스쿨생의 52.3%는 고소득층 자녀였다. 이는 월 소득이 930만원을 넘는 소득분위 8~10분위 해당자와 등록금 부담이 없어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미신청자를 합한 인원이다.
 
이 중에서도 월 소득 1380만원을 넘는 10분위에 해당하는 고소득층 자녀는 로스쿨생 3명 중 1명 꼴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쿨생의 31.9%가 10분위에 해당됐다. 반면 기초생활수급자부터 소득 2분위까지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자녀는 전체 로스쿨생의 18.9%에 불과했다. 10명 중 2명이 채 안되는 셈이다.
 
로스쿨 재학생들은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로스쿨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찾아간 A대학교에서 로스쿨 1학년에 재학 중인 박효민(여·26) 씨를 만났다. 박 씨는 “현재 로스쿨 1학년에 재학 중이다”며 “입학을 위해 학원을 2년간 다녔고 입학 후에는 높은 등록금으로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로스쿨 입학과정보다 입학 후에 특권층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사회경험을 갖춘 인재들을 로스쿨에서 교육을 시켜 법조인으로 키워낸다는 로스쿨의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대학교 입학부터 로스쿨 진학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많다”며 “특히 부유한 집안의 학생들은 고액의 사교육을 통해 남들보다 빠르게 입학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학 후에는 주변 친구들과 대화를 했을 때 생각보다 특권층 자녀들이 많아서 놀랐다”며 “일반 학생들은 높은 등록금을 채우기 위해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는데 특권층 자녀들은 등록금 부담 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격차가 벌어진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 다양한 출신 배경과 학문 토대, 인성을 갖춘 의료인과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대학원이 설립 취지와 달리 특권층의 권력세습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로스쿨 입시학원 내부 ⓒ스카이데일리
 
서울시내 또 다른 B대학교 로스쿨에서 만난 권혁(남·30) 씨는 로스쿨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선 사법고시가 부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권 씨는 “현재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선 집안의 도움이 없이는 도저히 엄두가 안날 정도로 많은 돈이 필요하다”며 “사법고시가 존재했을 당시보다 평등한 기회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씨는 “법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고 했는데 법조인이 되기 위한 과정에는 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렇게 특권층의 자녀들이 권력세습을 받기 쉬운 구조라면 앞으로 법조인들은 돈 없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현행 법 대로라면 유급 2회 조국 딸도 ‘의료전문 변호사’ 될 수 있어”
 
최근 ‘조국 딸 입학의혹’으로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의전원도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전원 제도가 국내에서 처음 논의된 건 의대 특유의 폐쇄성 때문이었다. 다양한 출신 배경과 학문 토대, 인성을 갖춘 의사를 길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며 2001년 의전원 기본 계획이 마련됐다.
 
의료계는 의전원을 도입하면 질병을 치료하는 임상 의사 이외에도 예방과 건강 증진에 힘쓰는 전문 의료 인력을 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의전원에서 생명공학 분야에 우수한 의·과학자들이 나올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의전원이 도입되면 반사이익으로 우수 학생이 의대 대신 이공계를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로 이공계에 다니던 인재들이 의전원 입시에만 매달려 이공계 대학원이 공동화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국가 과학기술 인재의 요람이라는 카이스트마저도 의전원 입시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정도였다. 의전원은 또 교육기간이 길어 의사 고령화를 초래하고 대학원(의무석사) 과정이라 의대보다 등록금이 비싸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학생 사교육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 전문가들은 전문대학원 제도가 가진 허점이 적지 않은 만큼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로스쿨에 위치한 정의의 종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올해가 로스쿨 도입되고 10년이 된 해지만 사회 안팎에선 법조인양성을 왜곡시키고 애초 취지와 달리 전인격을 갖춘 법조인보다 부·신분 세습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전원 특혜 등과 맞물려 비슷한 과정을 거쳐 출범한 로스쿨과 의전원의 대폭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성 국민대 법대 교수는 “의학전문대학원의 정책 실패와 교정 사례를 모델로 로스쿨 개혁이 필요하다”며 “만일 이번 조국 후보자 청문회 사건이 없었다면 부산대 의전원에서 유급을 두 번 당한 사람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현행 제도 아래서는 로스쿨 진학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실력에 관계없이 ‘의료전문변호사’로서 타이틀을 앞세워 사회적 명망 및 인기를 독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며 “의전원과 로스쿨은 허점이 많은 제도로 이를 악용하려는 사람이나 집단에는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위·인맥·부를 가진 사람이 바로 로스쿨·의전원의 주인공이다”며 “이것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사태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의전원의 문제점에 대해선 “의전원은 과도한 등록금으로 인해 학생들의 재정적 부담이 늘어나고 이 같은 부담이 졸업 후 진로에도 영향을 준다”며 “등록금은 인상됐지만 교육과정이나 교수 요원이 기존 체제와 차별화되지 않은 점, 의전원 학생들의 학습능력과 의전원의 의학교육 발전 기여도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종배 사법시험조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대표는 “현대판 음서제도인 로스쿨, 의전원 등 제도의 특징은 모두 정성평가를 기반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점이다”며 “이러한 정성평가는 면접관의 주관이 개입되고 평가 과정을 공개하지 않아 불공정하고 비리가 개입될 여지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로스쿨은 불공정 입시, 고액 학비, 나이제한 등 청년들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며 “이런 제도는 기회균등의 가치를 상실케 하고 공정사회를 파괴하는 사회악이다”고 꼬집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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