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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30>]-해외, 동물학대 처벌 강화추세
국내 동물학대 벌금형 처분자 활개…해외선 징역 10년
“선진국들, 약자배려 사회인식, 동물학대 엄벌로 이어져“…‘동물=물건’ 法개정 시급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23 00:05:40
▲ 잔인한 방법으로 반려묘를 살해한 범죄행위에 대해 실형이 선고됐다. 동물권단체들은 “우리 사회가 동물학대를 결코 가볍게 지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일”이라며 환영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점차 잔혹해지는 동물학대 범죄에 대해 해외 선진국과 같이 처벌기준과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2018년 6월 폭행을 당해 안구적출과 뼈골절 등 심각한 상처를 입은 길고양이. @스카이데일리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인근에서 잔인한 방법으로 반려묘를 살해한 범죄행위에 대해 실형이 선고됐다. 경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질 것이란 우려와 달리 서울 서부지방법원은 지난 21일 동물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정 모(39)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법원은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는 점을 실형 선고 사유로 들었다.
  
동물권단체들은 즉각 환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논평을 내어 “이번 판결은 더 이상 동물학대 문제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의 잔학성에 비해 형량이 약하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실형선고’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환영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잔인한 동물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동물학대 사건 대부분이 처벌되지 않거나 벌금과 집행유예로 끝나고 마는 상황에서 이번 실형선고는 뜻깊다”며 “우리 사회가 동물학대를 결코 가볍게 지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일이다”고 평가했다. 
 
이례적인 동물살해범 실형선고에 “환영…법 실효성 더 높여야”
 
동물권단체 케어 김경은 사무국장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실형이 선고된 적은 있지만 공무집행 방해죄 등 다른 혐의와 결합된 사례가 많았다”며 “순수하게 동물학대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또한 “동물학대 처벌도 벌금형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며 “동물학대가 없어지기 위해서는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체로 봐야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인식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범죄의 잔학성에 비해 형량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점차 잔혹해지는 동물학대 범죄에 대해 해외 선진국과 같이 처벌기준과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이례적이지만, 실형을 선고 받은 정 모 씨가 반려묘 주인과 합의했거나, 범죄대상이 반려묘가 아닌 길고양이였다면 실형이 선고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선진국에 비해 처벌 기준이 낮고, 무엇보다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는 동물 학대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김병관·표창원의원실에 따르면, 2014~2018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1908명 중 구속기소는 단 3명에 불과했다. 1905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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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동물학대범에 대한 1심재판 실형 선고율은 2.6%로 일반형사 사건 19.4%에 비해 현저히 낮다. 동물학대 범죄자 대다수는 벌금형에 그치거나 중대한 범죄라도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동물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정 모 씨 선고재판에 참석한 시민들. [사진=카라]
  
또한 2016~2019년 6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1심 재판을 받은 153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4명(2.6%), 집행유예는 20명(13.1%)에 그쳤고 대부분 벌금(92명, 60.1%) 처분을 받았다. 일반형사 사건의 1심 재판 실형 선고율(2014년 기준)이 19.4%, 집행유예 27.6%, 벌금 등 재산형 32%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동물학대 범죄자 대다수는 벌금형에 그치거나 중대한 범죄라 해도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해외 선진국들은 동물학대를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 정 모씨의 경우 해외규정을 적용하면 최대 10년까지 실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2015년 길고양이 600마리를 끓는 물에 산채로 넣어 죽인 혐의로 집행유예·80시간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A씨 △같은 해 굶긴 강아지를 막걸리를 먹여 살해한 혐의에 처벌 불가능 판단을 받은 B씨 △2010년 고양이를 무차별 폭행한 후 10층에서 던져 죽인 혐의로 벌금 20만원 처분을 받은 C씨 등도 해외법을 적용해보면 실형을 면하기 어렵다.  
 
해외선진국들이 동물학대 범죄에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데는 사회적 약자 보호와 관련한 문화적 성숙도와 함께 동물학대가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성일 한국펫산업연구회장은 “흉악범 등 범죄자들의 경우 범행 전 동물학대 경험이 있는 사례는 많다”며 “동물학대와 사람에 대한 범죄 간의 연관성이 높다는 연구논문들도 계속 발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동물학대는 사회의 문화적 성숙도와 관련이 있다”며 “약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잘 돼 있는 국가일수록 동물학대를 엄격히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최근 동물학대범 처벌을 중죄로 강화하는 내용의 ‘팩트(PACT, Preventing Animal Cruelty and Torture)) 법안’을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주(州)마다 다른 동물학대 관련법을 연방차원의 중대범죄로 규정한 이 법안은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7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동물학대를 주요범죄로 분류해 집중 관리한다. 동물학대가 사람을 해치는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외, 처벌 기준강화·범위확대 추세…“우리나라, 동물 물건취급 法개정 시급”
  
▲ 사회적 약자를 보호에 대한 문화적 성숙도가 높은 해외선진국들은 동물학대 범죄에 무거운 처벌을 내린다. 동물학대가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7월 생방송 도중 자신의 반려견을 폭행하고 있는 한 유튜버. [사진=동물자유연대]
     
미국의 대다수 주(州)는 동물학대를 중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동물살해의 경우 최대 10년에서 최소 6개월의 징역형이 내려진다. ‘Three Strikes Law’를 적용하는 주 경우 종신형까지 처벌이 가능하다. 반려견을 잔혹 살해한 혐의자에 종신형, 여자 친구의 강아지를 내던져 죽게 한 혐의자에 징역 3년 형, 강아지를 트럭에 매달고 도로를 질주한 혐의자에 법정 최고형인 10년 6개월이 선고되기도 했다.  
 
1911년에 동물학대방지법을 마련한 영국은 올해 동물학대에 대한 최고형량을 6개월에서 5년으로 강화했다. 해외언론들은 이를 두고 ‘동물학대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라고 보도했다. 또한 △미수에 그친 동물학대 △부주의로 인한 동물학대 △동물유기 등에 대해 최고 약 3000만 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실제로 개를 차안에 장시간 방치했다는 이유로 보호자에게 약 4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동물복지 선진국인 독일은 민법에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해 재물손괴죄로 처벌하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물 학대 시 최대 3년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특히 동물살해 행위로 처벌될 경우 향후 동물사육이 금지된다. 하루  2~3회 반려동물을 산책시키지 않아도 동물학대로 간주돼 벌금이 부과된다. 
 
스위스는 동물보호법을 위반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약 23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폴란드의 경우 임신한 개에게 먹이를 주지 않고 방치해 죽게 한 사람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사례도 있다.
  
또 다른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기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처벌 적용범위도 보다 확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처벌조항이 동물학대자에게 무겁게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행법에 동물을 물건으로 분류한 조항의 개선이 시급하다”며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현실에서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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